지난 4.13 총선 결과 원내 제2당이 된 새누리당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요구하며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7일로 원 구성 법정 시한이 되었지만 협상이 계속 표류함에 따라 이번에도 시한을 넘겨 국회가 늑장 개원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각 정당이 국회의장 후보를 내놓고 의원들의 투표 결과에 결정을 맡기는 '자유 투표' 방안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이 또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에선 야당들의 자유 투표 요구가 진행 중인 협상을 무위로 돌리는 '다수당의 횡포'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당 선공·더민주 수용…2野 공조에 與 반발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자유 투표 요구는 이날이 국회의장단 선출 법정 시한이기 때문이다.
그간 3당의 원내수석 등이 모여 협상을 계속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공전해온 만큼, 시한 준수를 위해서라도 이날 중에는 자유 투표로 의장 등을 선출하자는 게 제안의 이유다.
현행 국회법 15조 1항에 따르면 의장과 부의장은 무기명 투표로 선거를 하되 재적 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이날 제안은 국민의당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한꺼번에 협상하려고 하면 문제가 안 풀리니 일단 의장부터 선출하면 된다"며 "양당(더민주·새누리)이 각 당의 후보를 정하면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도 같은 방침이 결정됐다.
뒤이어 열린 더민주는 의원총회에서는 국민의당 측의 이런 제안을 수용하는 결정을 내려져 두 야당의 공조가 가시화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한 브리핑에서 "법정 시한 내 타결 짓기 위한 대책으로 국회의장 자유 투표 등에 대해 별다른 이견 없이 토론되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새누리 "관례대로 합의하고 표결해야"…속내는 '의장직 달라'
야권의 자유 투표 방침이 서자 새누리당은 '협상 정신을 깨는 다수당의 횡포'라며 강력 반발 중이다.
특히 전날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야당끼리 원 구성 문제를 일방적으로 처리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음에도, 하루 만에 자유 투표 방침을 세운 것은 '말이 바뀐 것'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도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못 들어서 어떤 의도인지 좀 파악을 해봐야겠다"면서 "오늘내일 중 (야당) 원내대표들을 만나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공식적으로 연락받은 바 없다"면서 "의장 선출은 관례대로 (여야) 합의하에 표결 처리하는 것"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국회의장단 선출 관련 협상이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 협상과 연계되어 진행되어 온 터라, 이날 중 극적 타결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무엇보다 총선 결과로 제2 당이 되었음에도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직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이날 중 타결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어떤 새누리당의 책임있는 당직자도 더민주에 국회의장을 양보 하겠다고 단 한 차례도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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