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위원장' 김정은…명실상부 1인자 등극

'선군정치' 벗어나 당-국가체제 정상화 꾀할 듯

36년 만에 열린 북한 제7차 당 대회가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폐막됐다. 이번 당 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TV는 9일 저녁 녹화 방송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방송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정은 동지를 조선 노동당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할 것을 본 대회에 정중히 제의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송은 "조선노동당 규약과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 세칙에 따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됐음을 선포했다"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이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된 것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직위를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49년 남북의 노동당이 합당될 당시 위원장 직을 맡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제1위원장이 맡은 위원장 직책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인지, 아니면 신설된 직책인지는 현재로써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규약 개정을 의제에 포함시켰고 이날 방송에서 개정이 이뤄졌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개정된 규약의 내용이 공개되어야 '당 위원장'의 구체적인 모습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이 당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갖게 되면서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 군을 앞세웠던 선군 정치를 벗어나, 당이 국가를 이끄는 체제로 당과 국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편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정치국 상무위원에 기존 김 제1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더불어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2명이 추가돼 총 5명이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중앙TV의 이날 방송에서는 구체적 명단이 언급되지 않았다.

NHK의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북한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보다는 기존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왔던 인사를 그대로 중용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무위원 중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진입이 주목된다. 김정은 정권 출범 초기 이른바 '2인자'로 불렸지만 실각설·숙청설이 끊이지 않았던 최 비서가 이번에 상무위원 진입이 확정된다면, 김 제1위원장을 보위하는 핵심적인 실세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밖에 <교도통신>은 이날 리수용 외무상이 정치국원으로 선출됐으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정무국을 신설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중앙TV는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또 통신은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은 정치국원에 선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지만 이 역시 아직 북한 당국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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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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