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국민의당, 그러다 새누리 1당체제 된다"

"금주 내 야권통합 논의 시작해야…더민주, 실질적 협력" 요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통합 제안' 이후 야권 연대 문제가 정치권의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제4당인 정의당이 "야당의 공동 승리를 위해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협상을 촉구한다"며 특히 더민주에 대해서는 "그간 진행된 비공식적 논의를 공식적이고 공개적 협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9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여소야대 국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야권에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호소드린다. 이제 시간이 없다. 소모적 이전투구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라고 공개 촉구했다.

심 대표는 "이번 주 안에 야3당이 담대하고 책임 있는 야권연대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며 "야당을 지배하고 있는 패배주의와 낭만적 모험주의 모두 떨쳐내야 한다. 두 야당이 보유한 의석에 걸맞는 책임감과 냉철한 정세 인식을 되찾기 바란다"고 두 당 모두를 비판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 심 대표는 "승자 독식 선거제도 아래에서 양당 체제 극복은 한 번의 선거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에 집착하는 것은 양당 체제 극복이 아니라 새누리당 '1당 체제'를 강화시키는 일이고 국민의당이 패배하는 길"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호남에서 경쟁하되 나머지 지역에서 책임 있게 연대하는 당 대 당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의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동의하는 정당 간의 협상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민주에 대해서도 그는 "현상유지에 급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소야대 국회를 만드는 담대하고 책임 있는 연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김종인 대표의 '통합' 제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는 통합론을 고수하기보다는 실질적 협력 방안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간접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야권전략협의회' 구성 제안 이후 정의당과 더민주는 대표 회동과 비공식 협의 과정을 통해 야권 연대의 큰 원칙과 방향에 공감을 이룬 바 있다"며 "그러나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무의미하다. 김종인 대표에게 그간 진행된 비공식적 논의를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협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명 간 화답을 요청한다"고 시일까지 지정했다.

심 대표는 총선 정세에 대해 "선거 민심은 결국 집권 여당이 과반을 얻느냐, 못 얻느냐로 판가름된다"며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얻으면 박근혜 정부 3년의 무능과 역주행이 정치적으로 승인되는 것이고, 시대착오적 역사교과서 국정화, 굴욕적 위안부 협상, 성급한 개성공단 폐쇄, 인권을 침해하는 테러 방지법 통과 모두가 잘한 일이 돼버리는 것"이라고 위기감을 강조했다.

그는 "총선 결과는 박근혜 정부 남은 2년도 결정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거스르는 일방통치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19대 국회에서 가까스로 저지된 '노동 개악'과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더 거침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총선 패배는 다음 대선을 아주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심 대표는 "야권 연대는 민심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받드는 전략"이라며 "우리 선거 제도는 1등을 찍지 않은 다수 유권자의 의사가 사표가 돼 버린다. 이런 승자 독식 환경에서 야권의 협력마저 하지 말라는 말은 가뜩이나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손발을 묶고 싸우라는 말"이라고 야권 연대에 대한 비판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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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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