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 미사일 발사, 혹독한 대가 치를 것"

청와대, NSC 열고 정부 입장 발표…"국제사회 대한 정면도전"

북한이 국제해사기구 등 국제기구에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통보한 데 대해, 정부는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에 대해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3일 오전 8시 30분 '정부 입장 발표'에서 "북한이 국제 기구에 소위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예정임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은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발사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1차장은 "북한이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가 논의되는 시점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은 국제 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만약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이는 한반도는 물론 이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서 국제 사회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조 1차장은 "정부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함,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 북한, 이번엔 미사일 발사? 靑 "들은 바 없다")

조 1차장이 발표한 '정부 입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청와대에서 열린 NSC 회의의 논의 결과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NSC 상임위 사무처장을 겸하게 돼 있다.

북한이 국제기구에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통보했음이 알려진 때는 전날 자정께다.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해사기구(IMO)는 2일(현지 시간) 북한이 전기철 국가해사감독국장 명의로 보내온 통보문에서 "국가 우주개발 계획에 따라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을 쏘아올리기로 결정했음을 통보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발사 날짜를 '2월 8~25일', 발사 시각을 '매일 7~12시'라고 밝혔다. 북한은 서울보다 30분 이른 '평양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어, '7~12시'는 오전 7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를 뜻한다. 북한은 로켓 잔해 낙하 예상 구역에 대해 위도 36도 04분, 경도 124도 30분 등 4곳을 위험구역 좌표로 제시했다고 IMO는 전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도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가 이날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북한 김광철 체신상 명의의 편지를 접수했다"면서 "지구 관측을 위한 이 위성 이름은 '광명성'이고 4년간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궤도나 고도·주파수 같은 기술적 내용이 전혀 없어 보완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로켓 발사를 인공위성 운반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일본 등은 이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로 규정하고 있다. 위성 발사를 위해서는 로켓에 인공위성을 실어 지구 궤도에 올려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기술은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에 들어가는 기술과 거의 완전히 일치한다. 로켓 앞부분에 실리는 것이 폭탄(탄두)이냐 인공위성이냐, 물체를 지구 궤도에 놓고 오느냐 대기권에 재진입시켜 목표 지점을 타격하게 하느냐 정도가 ICBM과 인공위성 발사체의 차이다.

북한은 지난 2012년 12월에도 '은하 3호'라고 명명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는 '광명성 3호'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리기 위한 우주 탐사 목적의 발사였다고 주장했었다. 반면 당시에도 국제 사회는 이를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라고 비난했고, 유엔 안보리는 2013년 1월 안보리 결의 2087호를 채택해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등 6개 기관과 백창호 위성통제센터 소장 등 개인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 금지 조치를 하는 제재를 결의했었다. 안보리는 지난 2006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695호부터 2013년의 2094호까지를 통해 북한에 탄도 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국제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IMO의 발표 직후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북한의 위성 발사는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하는 것"이라며 "(이는) 무책임한 도발적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커비 대변인은 "국제 사회가 북한의 불안정한 행위에 대해 진정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며 "북한에 안보리 결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신속하고 강경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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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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