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27일 더민주 대표·인재영입위원장 사퇴

인재영입위 김상곤 위원장…부위원장에 홍종학·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오는 27일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대표직과 겸임해 오던 인재영입위원장 직위에서도 물러난다. 후임 인재영입위원장은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전 경기도교육감)이 맡게 된다. 문 대표는 그간 '인재 영입 1호'였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부터, 이날 오후 영입 발표를 한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까지 19건의 영입을 주도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인재영입위 1차 회의에서 "저는 내일이면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김종인 선대위원장 겸 비대위원장께서 당을 잘 이끌어주시고 이번 총선승리를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인재영입위원회는 정말 중요한 기구다. 그 자리를 제가 내려놓게 되지만 김상곤 위원장을 모셨고, 또 좋은 분들께서 위원으로 함께해 주셨기 때문에 정말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종인 선대위원장도 회의에 참석해 "정당의 면모를 어떻게 바꿔야 하느냐, 결국 정당에 참여하고 국회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과연 저 사람들 같으면 저 당이 수권정당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이냐' 이런 측면에서 확신을 줘야 된다"고 인재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들이 '저 사람 정도면 우리가 믿고 한 번 해볼 수 있겠다' 하는 사람을 많이 발굴해서, 그런 사람이 당 면모를 일신시키는 데 참여하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며 "이 점을 김상곤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상곤 위원장은 "문 대표는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을 이끌어 나갈 훌륭한 인재를 영입했다"고 문 대표의 성과를 평가하며 "김종인 위원장의 많은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인재영입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의 세 가지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자 한다"며 "국민의 삶을 지키는 민생 복지 정당, 국민의 삶을 튼튼히 하는 유능한 경제 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활력 있고 젊은 정당. (이 3가지가)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이자 인재 영입의 기초"라고 천명했다. 그는 "인재 영입에는 실력, 정체성, 도덕성 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상곤 신임 인재영입위원장, 김종인 선대위원장(오른쪽부터) 등이 26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인재영입위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곤 인재영입위' 구성은?

이어 김 위원장은 인재영입위의 구성을 소개했다. 부위원장에는 홍종학 의원과 금태섭 전 대변인이, 간사 위원에는 송현석 '소통과 공감' 대표가, 위원에는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위원장, 류성민 경기대 교수,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빈 '빈컴퍼니' 대표가 선임됐다.

이수진·류성민·김진혁 위원은 당 외부 인사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위원장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살아오신 이 위원은 민생을 해결할 인재를 찾아주실 것이고, 청년 고용 문제를 꾸준히 연구해 온 경기대 경영학과 교수 류성민 위원은 우리 청년 문제를 짚어내고 해결할 인재를 발굴하실 것이다. 한예종 교수이신 김진혁 위원은 교육방송(EBS) <지식채널>을 제작한 프로듀서(PD)로서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 의식과 함께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당내 인사라 할 수 있는 이들을 보면, 부위원장인 홍종학 의원은 당 디지털소통본부장을 맡고 있고 문 대표와 가까운 범주류 그룹의 일원으로 분류된다. 김빈 대표는 문 대표에 의해 당에 영입된 '영입 5호' 인사다.

금태섭 부위원장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이 위원장을 맡은 '뉴파티위원회' 위원이며, 신기남 의원이 중징계로 총선 출마가 불가하게 된 상황에서 신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가 유력한 상태다. 송현석 간사 위원은 김상곤 위원장이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을 때부터 사실상 실무를 총괄한 김 위원장의 측근 인사다.

문재인 "영입 인사, 모두 총선 출마 전제로 영입…김홍걸만 예외"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 영입을 마지막으로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의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 대표는 김 전 처장 입당식 인사말에서 "내일 하루 더 기회가 있긴 하지만, 오늘 제가 영입을 발표하는 마지막 자리가 될 가능성이 있어서 인사드린다"며 "그 동안 우리 당의 인재 영입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시고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 당이 영입을 발표한 인사들은 모두 이번 총선 출마를 전제로 해서 영입한 분들이다. 본인들이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확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출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저희가 영입자로 발표했다"고 전제하며 "단 한 분의 예외가 있는데, (그는) 김홍걸 박사다. 김 박사는 유일하게 지역구에서도 또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저희가 특별히 상징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발표했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표는 김병기 전 처장에 대해 "정보 전문가, 안보 전문가로 20년간 국정원에서 일해 왔고, 특히 인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식과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며 "국정원은 조직 특성상 부서별 칸막이가 매우 심한데, 거의 유일무이하게 국정원의 부서별 업무와 예산, 인사와 조직, 그리고 감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파악하고 있는 인사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얼마 전 국정원 불법 해킹 사찰 의혹 사건을 대응하는 데에도 (김 전 처장이) 큰 도움을 주신 바 있다"며 "우리 당은 그동안 정보 전문가가 부족해서 현안을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김 전 처장의 입당이 우리 당의 부족한 능력을 크게 보완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김 전 처장이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 두 번 다시 국정원이 선거개입을 못하도록 원천 차단하는 것은 물론, 우리 당과 국민이 국정원의 불법과 일탈을 감시하고 통제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유능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도 했다.

그간 문 대표가 영입해 발표한 인사들을 '1호'부터 '19호'까지 되짚어 보면,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이수혁 전 국정원 1차장, 김선현 차의과대학 교수(영입 자격 반납), 오기형 변호사, 김빈 대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김정우 세종대 교수, 하정열 안보통일연구원장, 박희승 전 판사,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오성규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권미혁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오창석 전 팩트TV 아나운서, 양봉민 서울대 교수, 박주민 변호사, 김병기 전 처장 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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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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