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유사 중복 복지 사업을 정리하지 않으면 지방교부세를 삭감하겠다는 정부의 시행령 개정은 명백한 위헌이며 지방자치와 복지를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117조 위반이라는 것이다.
문 대표는 "지방자치 본연의 목적은 민생 복지다. 지방 정부가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복지 사업만 1496개이고, 예산 규모도 9997억 원, 대상자만 645만 명이다. 대부분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등 정부가 안아야 할 약자들"이라며 "정부가 못하는 일을 지방 정부가 해왔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지방 정부 복지 사업 정비는 지방교부세를 무기로 지방 정부를 굴복시키겠단 정부의 협박이고, 지방 정부의 복지 성과 독점을 빼앗으려는 얕은 꼼수"라며 "고용 절벽 앞에서 절망하는 청년을 위한 청년 수당이 범죄라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박근혜 정부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전날인 1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연 국무회의에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사회 보장 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 정부와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조정 결과를 따르지 않고 경비를 지출하면 해당 금액만큼 지방교부세를 삭감하는 것이 골자다.
정종섭 "지자체 독자 복지는 범죄" vs. 박원순 "지나친 말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지자체가 사회보장기본법을 위반하는 것은 '범죄'로 규정할 수 있는데, 관련 처벌 조항이 없어서 지방교부세 제도를 통해서라도 컨트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독자적인 복지 정책을 펴는 것이 '범죄'라는 것이다.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 발언은 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책의 차이를 범죄로까지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발끈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유사 중복 복지 사업을 삭감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도 같은 날 성남시의 '무상 교복' 제도에 반대하고 나섰다. 성남시는 기존에 저소득층 중학교 신입생들에게 지원하던 교복을 전체 중학생에게 확대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복지부는 "전체 중학생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재협의' 결정을 내렸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자체가 복지 사업을 할 때 복지부와 협의하도록 한) 사회보장기본법의 취지는 전체적인 복지의 확대를 위한 것이지 중앙 정부가 지자체의 복지를 줄이라고 만든 법령이 아니다"라며 "교복 지원 사업 강행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성남시의 공공 산후조리원 제도와 청년 배당 정책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입장을 보여 이재명 시장은 크게 반발했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