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보고서 못 줘"…해수부, 수상한 '어깃장'

"인양 업체 입찰에 부정 있을 수 있다"며 특조위에 보고서 제출 거부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 관련 보고서를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조사를 담당하는 세월호 참사 특조위원회의 보고서 제출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탓이다.

"정부가 사실상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특조위와 해수부 등에 따르면, 해수부는 최근 특조위가 요청한 '세월호 인양 기술 검토 보고서' 제출을 거절했다.

해수부가 내놓은 핵심 이유는 "보고서가 외부로 나가면 인양 용역업체 입찰에 부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되면 세월호 인양 업체 선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유로 국회와 다른 정부 부처에도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 해수부의 해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특조위에서 보고서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은 아니지만, 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모든 보고서 제출 요청을 차단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설명했다.

▲ 세월호 인양 관련 보고서를 해양수산부가 내놓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그러나 특조위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조위는 세월호 특별법에 따른 엄연한 정부 기관인데, 해수부가 그 위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유다. 특조위는 특히 이 보고서가 인양과 관련한 종합적인 기술 검토 문서인 만큼, 특조위가 보고서를 받아서 검토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야당도 해수부의 이 같은 태도에 각을 세웠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해수부의) 보고서 제출 거부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인양과 관련한 종합적 기술 검토 문서가 입찰에 어떤 영향을 준다는 것인지도 이해하기 힘들고, 정말 그런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라며 이처럼 말했다. 특히 유 대변인은 "(해수부가) 특조위뿐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나 국회에도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해수부와 특조위는 지난달에도 인양 관련 보고서를 놓고 갈등을 빚었었다. 특조위가 보고서의 완성 시기를 문의하자 해수부는 "4월 말에나 나올 것"이라 해놓고, 바로 다음 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기술 검토 결과를 밝혀 빈축을 샀다.

해양수산부는 7월 초 인양 업체 입찰을 진행한 뒤, 9월 중으로 본격적인 인양 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세월호 인양은 내년 10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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