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지난해 10월 재선에 성공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브라질 대표기업이자 정부 소유의 대형정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부패스캔들이 폭로된 이후, 재선에 성공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이사회 의장(2003~2010)과 에너지 장관으로 재직할 때도 부패가 계속 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위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CNN은 "부패에 항의하고,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가 15일 브라질 전국에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상파울루에서만 이날 100만 명 등 전국적으로 18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며, 한 시위 참가자는 CNN 인터뷰에서 "브라질 조국을 사랑하지만, 부패에 지쳤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우리는 약탈을 당하고 있는 데 넌더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우마(Dilma) 아웃(fora)'이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을 촉발시킨 페트로브라스의 부패스캔들은 고위 간부 출신 내부고발자가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최대 2억 달러 이상이 브라질 집권 노동당의 정치 자금으로 흘러갔다는 폭로로 시작됐다. 이 폭로는 중산층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시위의 배경에는 국민 분열이 극심한 브라질의 정치지형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경기침체와 빈민층 지원 정책에 불만을 품은 중산층 중심의 이번 시위는 노동당의 빈민층 복지정책에 대한 불만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1990∼1992년 집권)이 측근 비리로 물러나게 만든 1992년 시위 이후 이번 시위가 21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는 점에서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는 노동당 집권 13년래 가장 위태로운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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