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무상급식 임기 내 전면 실시 검토

기존 '선별'에서 입장 후퇴…서울시·시의회 간 실무협의도 재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 내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간 오 시장은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통과시킨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선별 무상급식'을 주장해왔었다.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에 따르면 25일 오세훈 시장은 서울 인사동 한 식당에서 김명수 민주당 서울시의회 원내대표 등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는 무상급식을 둘러싼 갈등을 놓고 상호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울시에서는 오세훈 시장과 조은희 정무부시장, 강철원 정무조정실장, 황정일 소통특보가, 시의회는 김명수 운영위원장, 박양숙, 강희용, 김종욱, 오승록, 장환진, 채재석, 김생환, 김연선 시의원이 참석했다.

"오 시장, 무상급식 관련 임기 내에 차등적으로 하자고 했다"

▲ 오세훈 시장. ⓒ프레시안(최형락)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감정적으로 섭섭한 부분을 이야기했고, 앞으로 시의회와 대화를 진행할 것을 밝혔다. 특히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든 무상급식 관련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명수 민주당 원내대표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오찬에서 오 시장은 '무상급식을 꼭 한꺼번에 다 해야 하느냐'며 '단계별로 (자신의) 임기 내에 하면 될 것을 왜 한꺼번에 다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며 "그러면서 이것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할 필요가 있다며 '한 번에 다 하자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밝혔다.

그간 오 시장은 무상급식 실시범위를 임기 내 소득 하위 30%까지 확충하겠다는 '선별 무상급식' 방안을 줄곧 주장해왔었다. 반면 지난 1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무상급식 조례안은 2011년에 초등학교, 2012년에 중학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걸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한 달 만에 서울시·시의회 간 실무협의 재개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은 오 시장의 이러한 태도 변화를 일단 환영하는 입장이다. 김명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 시장의 발언은 서울시와 시의회가 대화를 하자는 취지"라며 "민주당 역시 전향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으로 27일부터 서울시와 시의회간 실무협의가 재개된다. 무상급식 조례안이 통과된 뒤 끊겼던 소통라인이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서는 무상급식을 포함한 쟁점이 되는 사업 및 사안과 관련해 서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승록 민주당 서울시의회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실무회의에서는 서울시 입장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사업의 예산, 그리고 시의회에서 삭감 및 확충하고 싶은 사업 예산 등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고 종합적으로 타협을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상급식 관련 논란은 지속될 듯

하지만 무상급식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서울시는 우선 2011년부터 실시되는 무상급식 관련 초등학교 1학년에게만 적용하자는 의견을 민주당 시의회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 시의회에서는 이것을 받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종욱 민주당 시의원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시에서는 내년에는 1학년만 실시하자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그것은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고 밝혔다. 비록 오 시장이 임기 내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논의해보자고 했지만 그 안에서도 입장은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오 시장의 임기 내 '전면 무상급식'을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조건 없는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강성' 민주당 시의원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오승록 대변인은 "서울시장의 발언은 민주당 시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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