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골든타임'은 누구 이야기인가? 이제는 아동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결연 그 이후, 다시 묻는 신중함: '빠른 확정'이라는 또 다른 환상] ④정책전문가

1. 아동중심의 입양

입양은 임신과 출산이 아닌 법적 과정을 거쳐 부모-자녀 관계를 만든다. 아동의 입장에서, 입양은 어른이 만든 법적 절차를 거쳐 부모가 새로 생기는 것이다. 법이 정한 절차를 밟아 부모-자녀가 되는 입양은 임신, 출산으로 부모-자녀가 되는 것과 다른데, 그중 하나가 부모, 아동의 '의사 표현'이다.

임신, 출산의 경우 부모는 아동을 선택할 수 없다. 태어날 자녀를 생각해서 배우자를 선택하기도 한다지만, 태어날 아이를 미리 정할 수 없다. 부모와 마찬가지로 아동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서로를 선택함 없이 부모, 자녀가 된다.

그러나 입양은 다르다. 예비입양부모는 어떤 아이를 원하는지 분명히 밝힌다. 입양 공공화 이전에는 예비입양부모의 선호, 선택에 따라 입양이 이루어졌고, 12개월 미만의 건강한 아이를 바라는 경우가 흔했다. 12개월 미만의 소위 골든타임 시기에 이루어진 입양이 조기 애착 형성에 유리하고 양육의 어려움도 덜하다는 주장은, 아동을 직접 양육할 사람의 영아 선호를 당연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래야 덜 힘들게 키울 수 있다는데', '부모가 덜 힘들면 아이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냐'는 마음은 골든타임 주장을 정당화했다. 입양 공공화 이후에도 예비입양부모의 이러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한편, 자신의 바람을 말하는 어른과 달리, 입양대상아동에게는 그런 기회가 사실상 없다. 아동이 13세 이상인 경우에만 『입양 동의·승낙서』의 한 칸에, "승낙"이라 적을 수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입양 동의·승낙서』에 아동이 직접 서명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앞서 밝혔듯이, 12개월 미만의 아동이기 때문이다. 13세 미만의 아동은 자기 인생을 바꾸는 입양이라는 사건 앞에서 의사를 표시할 공식적인 기회가 없는 셈이다.

2025년 7월 19일 시행된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은 입양이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동법 제13조(양자가 될 아동의 결정 및 보호 등)는 양자가 될 아동은 보호대상아동으로서 "입양이 해당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결정한 아동이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 조항은 입양을 통해 입양대상아동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제대로 충족시켜야 함을 뜻한다. 다시 말해, 입양은 아동중심적이어야 하고 아동중심이라는 말은 곧 입양대상아동이 원하고 바라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입양의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아동이 원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2. 입양대상아동이 원하고 바라는 것은?

아동이 부모를 면접하고 부모를 선택하는 가상의 상황을 그린 『페인트(이희영, 2019)』라는 소설이 있다. 여기서 페인트는 "페어런트(parent)+인터뷰(interview)"를 뜻한다. NC센터(보호대상아동이 18세가 될 때까지 양육되는 곳)의 아이들은 13세가 되면(그 이전은 안됨) 부모 면접에 참여하여 부모를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예비입양부모인 프리 포스터(pre foster)는 아동의 선택을 기다릴 뿐, 선택권은 전적으로 아동에게 있다.

만약 소설 속 상황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면, 입양대상아동은 무엇을 원하고 바랄까? 마주 앉은 예비입양부모에게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국가가 자신을 위해 어떤 일을 해 주기를 바랄까?

토번(Thoburn)이라는 영국 학자는 친생부모로부터 분리되어 사회적 보호(social care)를 받는 아동, 즉 보호대상아동이 갖는 특별한 욕구를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표현했다. 입양대상아동 또한 보호대상아동(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13조)이기에 영구성, 정체성의 욕구를 갖는다.

영구성(permanence)은 오랜 시간 동안 계속되는 안정적이고 친밀한 관계로, 물리적 영구성, 법률적 영구성, 관계적 영구성으로 나뉜다. 입양은 법이 정한 과정을 통해 법률적 영구성, 물리적 영구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이것이 관계적 영구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누구나 알 듯, 관계(애착)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은 영아의 기질적 요인이나 시기가 아니라, '주 양육자의 양육의 질'이다. 여기서 양육의 질은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빠르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 아기와 긍정적이고 일관된 정서적 교류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법률상의 부모가 언제 되든 관계없이, 입양 이후에도 괜찮은 부모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구성의 욕구에서 보면, 아동은 부모를 면접할 때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까?

-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를 당신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나는 어디서 누구와 살면 되나요? 계속 같이 살 수 있나요?

- 내가 신경질을 부리고 떼를 써도 괜찮을까요?

-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기꺼이 함께 해줄 수 있나요?

- 당신은... 내 편인가요?

다음으로 정체성 욕구이다. 토번은 정체성에서 "원가정에 대해 알기(knowing about birth family)", "과거 관계에 대해 알기(knowing about past relationship)",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fitting the present with the past)", "과거부터 중요했던 사람과의 적절한 접촉(appropriate contact with important people from the past)" 등에서 "과거"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이것은 입양대상아동이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현재의 삶과 과거를 자연스럽게 통합하여 자아를 형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준다. 이것은 또한 사회와 어른들이 할 일은 입양대상아동, 입양인의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과거", "현재" 모두를 "있는 그대로 존중(being valued as the person you are)" 하는 것임을 일깨운다. 정체성 욕구에서 보면, 아동은 부모를 면접할 때 이렇게 묻고 있지 않을까?

- 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나를 낳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 나는 어떻게 해서 입양되었을까요?

- 나는 어째서 낳아준 부모와 같이 살 수 없었나요?

- 내 과거가 자꾸 궁금한데, 이런 걸 궁금해해도 괜찮나요? 혹시 새 부모(입양부모)에게 미안한 일일까요?

- 나의 과거를,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래도 나는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 나는 어디에 속해야 할까요? 꼭 하나만 골라야 하나요?

3. 입양 공공화 시대에 국가가 해야 할 일

2025년 7월 19일, 입양 공공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것은 국가가 아동중심에서 입양을 책임지겠다는 선언이다. 공공화 이전에는 민간입양기관을 중심으로 예비입양부모를 비롯한 입양부모 중심으로 "빠르고 신속한 입양", "입양부모의 선호를 최대한 반영한 입양"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제는 아동이 원하고 바라는 것에 귀를 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제 국가는 영구성과 정체성을 갈망하는 아동의 곁에 서서, 이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그 물음 하나하나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과정은 아동의 마음속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그 누구도 "이 정도면 됐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입양 공공화 시대에 국가가 할 일은 자명하다. 12개월 미만의 골든타임, 신속한 입양을 이야기하는 어른의 목소리가 아니라, 입양의 역사에서 계속 배제되었던 아동의 바람, 아동의 목소리를 잘 듣는 일이다. 아동의 편에 서서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성숙한 어른의 모습일 것이다. 골든타임은 온전히 아동의 시간이어야 한다.

▲'골든타임'은 아동의 시간이어야 한다. ⓒ 프레시안(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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