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성의 The Stage9>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유희성의 THE STAGE]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존재들이 거치는 섬세한 시기인 사춘기.

사춘기는 깨어나는 봄처럼, 또는 마치 꽃망울이 터지기 전의 내적 에너지의 팽창 같은, 젊은 날의 성장통에서만 맡을 수 있는, 비릿하고도 풋풋한 내음이 온몸에서 발산하는 소년 소녀들의 무한한 호기심이 난무한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필히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다.

▲ ⓒ Newstage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는 다수의 어른들이 그러하듯이 성(性)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어 이해시키려하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억누르려만 들고 그것이 작위적인 삶이란 것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마치 꼭 그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처럼 강요하거나 감추려 한다. 그리고는 사춘기 시절, 아무런 일도 없었듯이, 그저 흔한 개울물 하나 건너 온 것처럼, 훌쩍 건너와선 아무렇지도 않게, 누구나 그러하려니 하고 생각해 버리거나 쉽게 잊어버리고 만다.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에서도 어른들의 무관심과 상처받은 영혼이 치유되지 못한 상태에서 누군가가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도래해 그 누군가를 잃고 나서야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무너지는 슬픔만이 가슴 한 켠에 자리잡게 한다.

즉,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또는 누군가에게 일어나고 있던 사춘기적 징후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아예 그냥 스쳐버리거나, 아니면 금방 지나갈 것을 알고 방치해두거나, 또는 적어도 내 자식이나 학생만큼은 잘 지나가 줄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어른들의 그런 언밸런스한 모습에서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지금 사춘기의 소년, 소녀나 어른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하는 흡입력 강한 뮤지컬임은 분명하다.

그동안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했다거나, 노골적이고 파격적인 성(性)적 표현으로 논란과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고, 국내 라이선스 확보에 있어서도 많은 제작자들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숱한 화제를 낳았던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6월 30일부터 프리뷰를 거쳐 드디어 한국에서 2009년 7월 4일 두산 아트센터에서 정식 개막했다.

공교롭게도 이미 국내에서도 원작자 '프랑크 베네킨트'의 희곡을 100여년이 지난 후 한국의 창작자들에 의해서도 시간과 공간을 한국적 상황으로 바꾸어 소극장 무대에 맞는 정서와 표현으로 다시 태어난 뮤지컬 '사춘기'가 2008년에 이어 오는 7월19일까지 공연된다.

이번 두산 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라이선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도 원작의 정서를 유지하되 독특한 표현 방법과 구성, 세련된 무대 연출로 연극적 은유와 상징이 시각화되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덜 성글었지만 젊기에 마냥 눈부시기만 한 빛나는 청춘의, 그 벅차오르는 감정의 생생함에 세련되고 현대적인 무대 표현법으로 폭발하는 듯한 젊음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성인이 되기 전 통과의례처럼 누구나 겪게 되는 사춘기 시절, 육체적인 변화에서 오는 성(性)적 호기심과 더불어 자신의 삶의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 자신이 처한 생활적인 상황과 함께 불안한 심리적인 상태와 고뇌에 의한 혼돈스러움의 방황 등이 속도감 있는 구성과 전개로 표현된다.

그러나 무대 미장센이 간결한듯하지만 조명이 가세하며 가끔 외형적으로 너무 세련되거나 더러 화려해지다보니 사춘기의 심리적 불안이나 정서적인 요인들이 마치 세련되고 고급스런 상자로 포장한 듯한 느낌이 든다. 즉 소박하더라도 진정성이 함께하면 조금 덜 갖추었더라도 아름다울 수 있는 것들도 외장을 너무 고급스럽게 치장하다 보면 소박하고 내적인 깊은 맛을 찾을 수 없듯이, 어느 면에서는 사춘기의 불안하거나 진지한 고민들의 정서를 돌출하는데 오히려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다.

같은 맥락에서 성(性)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파격적인 연출라인은 획기적이었지만 너무 직접적이다 보니 오히려 은밀한 호기심과 부끄러운 듯한 기대감을 충족 하는데 오히려 강도가 떨어지는 경우는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이제는 일상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단어가 되었는지도 모르고, 너무 노골적이고 거친 욕을 듣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저항과 반항이 담기면서 적나라하고 일차적인 욕보다는 직접적이더라도 그 안에 은유와 함축이 담긴 가사가 구사되었으면 했다.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작곡가 던킨 쉭의 음악을 연주한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극적인 상황과 연기자들의 내적 정서를 리드하거나 도와 주며 음악적인 강약 조절로 감각적인 표현, 또한 심리적인 불안한 정서는 물론 폭발하는 듯한 분노와 젊음의 에너지를 잘 표현해 주었다.

배우들의 움직임과 연기, 가창 또한 고른 기량과 앙상블로 세련된 무대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들처럼 파드득 거리며 싱그럽거나 매끄럽게 내적 욕망의 에너지를 맘껏 발산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두산 아트센터 연강홀에서 2009년 7월 4일부터 2010년 1월 10일까지 공연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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