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추모할 권리가 있다"

[노무현을 기억하며]"오만한 보수들이며, 방해만 말아달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며칠 지나면서 보수 인사들의 본심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먼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 또 <프레시안>의 독자 칼럼을 통해 이미 일부 독자가 주장한 바와 같이, 현상에 대한 관점과 견해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는 것을 밝혀둔다. 누구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또 말할 자유를 가지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보수인사들의 발언은 그 수위나 표현 방식을 떠나 기본적으로 현 상황에 대한 몰이해 내지 왜곡된 시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크게 유감이다. 변희재 씨가 자신의 세금을 운운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자신의 측근만을 위한 것으로 한정짓거나, 지만원 및 김동길 씨가 고인의 죽음을 자신의 죄값을 피하기 위한 도피 정도로 깎아내린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하나의 사건이 갖는 사회성을 부정한다. 노무현의 죽음은 '비리를 저지른 한 자연인'의 죽음일 뿐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자신의 가치관이나 고인에 대한 적개심의 정도 같은 변수들이 작용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뿐, 궁극적으로 그들이 보는 '노무현의 죽음'은 같은 맥락이다.

나는 이들의 시각이 너무나도 오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프레시안>의 여러 글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죽음이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로 부터 하나의 사회적 행위였고, 거기에 사회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고인이 속했던 공동체였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으로는 '사회성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권력이며, 그것은 권력을 가진 집단과 미디어의 고유한 역할이다. 그런데 지금 민중은 권력의 허락이나 미디어의 인도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그것도 그들이 몹시 싫어했던 사람의 죽음에 사회성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그들은 거기에 불쾌해 하는 것이다.

200만이라는 숫자는 숫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200만이라는 민중은 전혀 정치적으로 동질한 집단이 아니다. 200만 가운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고인을 애도하지만 분향소를 찾지 않은 국민의 숫자는 더욱 많을 것이고, 마지막 영결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일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이 정치적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다만 지금도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의지에서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고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바치는 것은, 정치적 지지나 재임시절 공과에 대한 평가를 떠나 생전에 고인이 보인 진정성과 한 인간으로서의 노무현에게 애도를 표하기 위함이다. 노무현은 공인이었으며, 민중은 각자의 판단에 따라 그의 죽음에 사회성을 부여할 권리가 있다. 거기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든 그것의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이자 선택이다.

무슨 자격으로 당신들이 노무현의 죽음에 사회성을 부여하려는 민중을 어리석다고 일컫는가? 무슨 권리로 당신들이 민중이 인정한 공인의 사회적 죽음에 세금을 써서는 안 된다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가? 왜 당신들은 그다지도 오만한가? 민중은 자기들 마음대로 슬퍼하고 추모할 권리가 있다. 잠깐의 슬픔 후에 다시금 일상과 제도권으로 걸어 들어가 숨죽이며 사는 것도, 그 슬픔을 딛고 느낀바 대로 무언가 행동하는 것도 모두 민중의 자유이자 선택이다. 우리가 고인을 떠나보내며 우리가 느낀 대로 마지막 축제를 열어 줄 자유와 권리를 갖고 당신들이 왈가왈부 하지 않길 바란다.

그들은 겁쟁이이거나, 지나치게 오만하다. 촛불에 데어본 이들은 혹여 된서리를 맞을까 눈치만 보고 있고, 그 가운데 겁이 없거나 오만한 자들은 아직도 민중을 비웃으며 꾸짖고 있다. 나 뿐 아니라 민중 모두가 당신들이 고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 당신들이 고인을 애도하건 애도하지 않건, 그것은 당신들의 자유이자 선택이다. 다만 이제 그만 광장을 가로막고 있는 차를 치우고, 애도를 원하는 민중들이 축제를 여는 것을 방해하지는 말아 달라. 그것이 당신들에게 하고 싶은 마지막 부탁이자 당부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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