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태국'을 배우겠다는 '2MB' 정부"

[기고] 영리의료기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오는 24일부터 실시되는 3일간의 제주도내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제주도 영리의료기관 도입이 결정된다. 정부, 제주도는 영리의료법인이 "의료 관광, 고용 창출과 같은 경제 성장 효과를 낳을 뿐만 아니라 높은 의료의 질을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산대 의대 윤태호 교수의 설명은 정반대다. 윤 교수는 영리의료기관 도입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태국과 영리의료기관의 효과를 낳고 체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된 미국의 경우를 들면서 "영리의료기관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편집자>
  
  영리의료기관이 생기면 고용 창출을 포함한 경제 성장 효과뿐 아니라 높은 의료의 질도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이 물신주의 숭배와 함께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영리의료기관의 허용을 주장하는 이들은 규제가 풀려 영리의료기관이 허용되면 마치 지난 시기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해결할 것처럼 이야기 한다.
  
  현 정부에서 역점을 두는 의료 관광 산업과 의료 영리화의 모범사례로 칭송하는 태국을 살펴보자. 태국에서 영리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상주 외국인들로 이들은 태국 내 공공병원의 의료의 질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인근 가난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나 아랍 국가들의 부호들로 이 역시 자국의 낙후된 의료기술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미국인이다. 이들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지만 비싼 치료비 때문에 미국 내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태국의 영리병원을 이용하는 이유는 자국 내 의료수준이 형편없거나, 자국 내 의료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전 국민 건강보험을 실시하고, 의료의 질도 선진국 수준인 한국, 대만, 일본의 국민들이 태국의 영리병원을 이용한 사례는 거의 찾을 수 없다. 더구나 태국은 저렴한 의료보장제도가 갖추어져 있고, 공공병원이 8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지금까지 영리의료기관의 장단점이 비교적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연구된 국가는 역시 미국이다. 미국에서 영리의료기관은 국민의료보장의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영리의료기관의 허용은 필연적으로 의료비 상승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의료비 상승은 영리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이들의 의료비 뿐 아니라, 영리의료기관이 위치해 있는 지역사회의 전반적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영리의료기관을 허용한다고 해서 의료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비영리의료기관에서 영리의료기관보다 의료의 질이 더 높다는 연구들이 대다수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유명 병원 중에서 영리병원은 단 한군데도 없다.
  
  셋째, 영리의료기관이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미국에서 영리의료기관의 확대가 새로운 병원을 신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병원들을 싼 값에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뒤따랐다.
  
  미국에서 영리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남짓하다. 그렇다고 해서 영리의료기관의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다. 경영 실적 중심으로 운영되는 영리의료기관은 비영리의료기관의 경영 행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미국 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비영리병원이 영리병원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유한 영역이었던 비보험 환자들에 대한 무료 진료 등 지역사회 자선 사업 등을 포기하는 등 부작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영리의료기관은 국민 생활에서 중심 아젠다가 아니다. 정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과 정부에서 추진하고 하는 정책들 간의 심각한 괴리는 촛불 집회가 장기화된 이유이기도 한다. 이제, 영리 의료기관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국가의 의료제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국민들의 건강수준 향상에 있다. 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의료제도의 가장 궁극적 목표를 망각하고, 마치 의료가 경제성장에 복무해야 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건 한참 잘못된 것이다. 소수만 혜택을 보는 의료관광산업과 영리의료기관에 쏟아 붓는 정열을 대다수 국민들을 위한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돌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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