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민주화 항쟁 당시 광주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영화 '화려한 휴가'의 제작발표회는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일 당일이라는 시간적 배경과 범여권의 '정치적 수도' 광주라는 공간의 상징적 의미가 더해져 호남의 민심을 얻으려는 범여권의 대선주자라면 빠질 수 없는 자리가 됐다.
그러나 5.18 공동참배와 연석회의가 무산된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음에도 대통합을 위한 교감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행사장에는 천정배 의원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고 한명숙 전 총리도 열린우리당 이미경, 이경숙, 신명 의원 등 여성 의원들과 함께 등장했다. 뒤이어 손학규 전 지사가 들어왔고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가장 마지막에 모습을 보였다.
손학규 "단지 영화 보러 왔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자리가 범여권 대선주자와의 연대설로 해석이 될까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손 전 지사는 제작 발표회가 끝난 뒤에도 기자들에게 "단지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러 왔다, 영화만 봤다"고 말했다.
다만 손 전 지사는 이곳을 찾은 다른 대선주자들과 덕담을 나누는 등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 전 지사는 먼저 온 천 의원과 악수하며 "단식 후에 몸이 더 야위었다"며 "고진화 의원 (몸집)의 반토막이네"라고 말했고 이에 천 의원은 "근육 운동을 해서 그나마 좀 낫다"고 답했다.
또 마지막에 도착한 정 전 의장이 손 전 지사와 악수하며 "평양 잘 갔다 오신 것 축하 드립니다"고 말하자 이에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이) 기차(경의선 시험열차)를 못 타서…"라며 위로하기도 했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은 주최 측의 배치에 따라 왼쪽부터 천정배-정동영-한명숙-손학규 순으로 앉았다. 한 전 총리는 옆에 앉은 정 전 의장에게 "GT(김근태 전 의장)도 (광주에서) 봤는데 여긴 안 오시네요"라고 말했지만 그 뒤에는 별다른 대화가 없었다.
김근태 전 의장 측은 "제작발표회에 초대는 받았으나 통합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제안한 공동참배와 연석회의가 성사되지 못한 상태에서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다는 게 죄스러워 가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천정배·정동영, "대통합은 지역주의 회귀 아냐" 비판
한편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장 등은 이날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행사에서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대통합은 지역주의 회귀가 아니다'고 맞받았다.
천 의원은 "어떤 비전이나 정책의 공유 없이 무원칙한 지역연합은 '지역주의'지만 민생과 개혁을 살리거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어느 지역이나 이념과 정책을 같이 할 수 있는 대통합은 지역주의 회귀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 전 의장은 "지역주의에 대해서는 국민을 믿어야 한다"며 "(지난 대선에서) 광주가 경상도 출신의 노무현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노 대통령이 '민주개혁세력을 깎아내리는 세력이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많은 국민들의 기대만큼 못한 것은 인정하나 민주화 세력이 시대적 과제인 민생, 평화와 함께 강력하게 전진한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예전부터 '민주세력의 재작동'을 이야기해 왔다. 민주세력의 지난 10년의 가치와 방향이 옳고 이제는 그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제작발표회 전 광주 시내에서 가진 오찬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용기 있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본다. 아마 듣는 이 중에 속으로 켕겼을 이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다소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