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문용선 재판장)에 따르면 정대근 회장은 건강악화 등의 이유로 보석 신청을 했고, 법원은 지난 11일 보석금 3000만 원과 주거제한을 조건으로 보석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지난 달에 내려질 예정이었지만, 정 회장 측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을 적용하는 것은 법리 오해"라며 변론재개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정 회장에 대한 심리가 계속 진행되게 됐다.
특가법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본금의 2분의 1 이상을 출자한 기업체 등에 대해 공무원과 동일하게 취급해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죄를 적용하도록 돼 있고, 시행령을 통해 농협도 그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형법상 뇌물죄보다 특가법상 뇌물죄가 형량이 더 높다.
그러나 정 회장 측 변호인은 "농협은 지분구조 등을 봤을 때 더 이상 정부관리기업으로 볼 수 없다"며 특가법 적용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검찰 측은 특가법 적용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들이 특가법 적용 여부를 두고 다투고 있어 재판이 장기화될 것이 예상되고, 정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사정이 인정돼 보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양재동 하나로마트 내 부지 285평을 현대차 측에 매각해 현대차그룹 본사 증축을 도운 대가로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으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회장에 대해 징역 7년에 몰수 3억 원을 구형했었다.
2005년 11월 농협중앙회 소유의 양재동 하나로마트 내 부지 285평을 66억2000만원에 현대차 측에 매각하고 현대차그룹의 양재동 사옥 증축 시 건축면적 증가 등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한 사례비 명목으로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월12일 구속됐다.
정 회장은 지난달 18일 징역 7년에 몰수 3억 원이 구형됐으나 그달 27일 변론이 재개됐다.
3억 수뢰 혐의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 보석에 농민단체 "유전무죄" 반발
한편 정 회장의 보석 사실이 알려지자 농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정 회장의 보석 사실을 알게 된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거대 공룡 농협의 힘이 재판부도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법원을 비난했다.
전농은 "농협이 농민은 뒷전이고 잿밥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1994년 3월 한호선 전 회장, 1999년 5월 원철희 전 회장에 이어 2006년 정대근 회장까지 하나같이 횡령과 뇌물로 구속되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농민들의 반감과 불신이 팽배해져 있다"고 강조했다.
전농은 "법의 심판은 법정이 내릴 일이지만, 어찌 되었건 농협이 비리의 온상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농민과 농협 간 불신이 극에 달한 현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고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이 수장으로서의 자세임을 충고한다"고 정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16일에는 전농 광주전남연맹이 성명을 내고 "잘 나가는 사람은 감옥에 가도 잘 나오고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은 원리원칙대로 법의 적용을 받는다"며 정 회장에 대한 보석을 규탄하며 농협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17일에는 전농 전북도연맹이 성명을 통해 "경찰에게 전치 1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이유만으로 완주군 농민회 전 사무국장이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거액의 뇌물을 받은 농협중앙회 정대근 회장이 이유도 알 수 없는 보석을 받았다는 점은 재판부가 아직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법원을 비난했다.
18일에는 전농 제주도 연맹도 성명을 내고 "도탄에 빠진 농업농촌을 위해 헌신해야 할 농협중앙회가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받으며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지금, 일벌백계의 차원에서 처리되어야 할 사건이 언론과 농협의 침묵 속에 비리주범의 석방으로 귀결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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