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A 정국'과 청년학생의 선거참여

<기고> 2002대선교수네트워크 상임공동대표 김상곤

한국사회는 대선 정국의 막바지에서 용틀임하고 있다. 국민이 움직이고 시민이 외치며 청년학생이 행동하고 있다. 중고등학생들까지도 촛불을 들고 세종로 일대를 민중의 바다로 더불어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월드컵대회기간 한가운데에서 벌어졌던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미군측의 무죄평결과 한국정부의 대미종속적이고 반국민적인 태도로 점화된 촛불은 이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 수천 수만의 촛불 속에는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무참하게 비명횡사한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의 넋을 위로하고 그 비통함과 분노를 태우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들이 녹아 있음은 물론이고 나아가 이들의 죽음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고자 하는 시민, 청년학생들의 다짐과 각오가 봉화처럼 타오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여중생압사 관련 사건은 단순히 우발적인 실수와 미국의 법문화적 특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한․미간의 구조적인 노예적 불평등관계와 한국정부의 사대주의적 시녀성에서 나온 것이며 역사적인 결과물이라고 본다. 미국은 냉전시기부터 자국의 세계적 국가이익을 철저하게 관철시켜 왔으며 이러한 목표 아래 하위 동맹국들을 지배, 수탈하여 왔다. 한미관계도 미국의 제국주의적 세계지배전략 하에서 대미종속적이고 굴욕적인 방향에서 진행되어 왔다.

한 네티즌이 사이버 공간에 게재한 글을 네티즌들이 공감하여 11월 30일부터 자발적으로 시작한 촛불시위행렬은 이제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이러한 한미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선언이며 이제까지 참을 만큼 참았으며 더 이상 정부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국민주권 선포에 다름아니다.

전국 대다수의 교수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는 전국 교수 7단체도 9일 미국 대사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 미국과 미군이 이 땅에서 저지른 만행과 범죄를 단죄하고 우리의 주권, 인권, 환경 등에 대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왜곡되고 굴절된 한미관계를 바로잡고,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굴욕적인 SOFA를 개정하여, 종속과 굴욕상황을 철폐해야만 바람직한 한미관계가 재정립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교수들은 우리 사회의 변화가 필요할 때 자기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이번 국면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지금의 국면은 대선정국과 ‘SOFA정국’이 맞물려 있는 형국이다. 후자는 국민이 주체적으로 만들어낸 한미관계 교정정국이다. 이 두 정국은 모두 주권과 직접 관련된 사안이자 아주 긴밀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그간의 불평등한 한미관계는 미국의 세계지배전략, 한국의 국제정치력의 취약성 등에서 비롯되었으며 한국의 국제정치력의 취약성은 물질적인 기반 문제와도 관련되지만 정당성, 정통성, 자주성, 민주성 등이 결여된 정치권력의 성격에 크게 기인한다.

이러한 우리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권력형성과정에 국민이 적극 참여하고 민주적이고 정당한 권력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창출해 내야 한다. 특히 나라의 장래를 책임지고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진취적으로 모색해 가야 하는 청년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개입은 필수적이다.

교수7단체가 지원하여 대학생의 선거참여와 부재자 투표를 촉구하기 위해 만든 2002대선교수네트워크 교수들은 국민들의 여망과 SOFA정국에 대한 교수7단체의 입장을 대선정국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도 청년학생들의 선거참여가 절실하다고 본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청년학생들이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그 동안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 경멸, 냉소를 털어내고 부재자 투표소 설치운동, 귀향투표운동 등을 벌이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변화이다. 벌써부터 상당한 정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선거사상 최초의 대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대학내 선거참여 분위기 제고, 대학과 교외 부재자투표소간 셔틀버스 운행 등이 그것이다. 참으로 귀중한 결실들이다.

하지만 청년학생들 모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국민으로서의 주권을 올바로 행사하여 이 땅에서 다시는 효순이 미선이와 같은 불행이 일어나지 않고 국내외적으로 평등하고 민주적인 우리 사회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데 자신들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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