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학, 드디어 날다

[이슈 인 시네마]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 크랭크인 현장

천년학이 날개짓을 시작했다. 초기 투자사였던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투자 포기로 좌초될 위기를 겪었던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이 센츄리온 기술투자 등 새로운 투자사를 만나 힘겨웠지만 무난한 출발을 하게 됐다.(1월 16일 프레시안무비 '임권택의 100번째 항해, 닻을 올리다' 기사 참조) <천년학>이 11일 영화의 주무대가 될 전남 장흥군 회진면 야외 세트장에서 고사를 지내고 첫 촬영에 들어간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된 전남 장흥군 회진면의 <천년학> 야외 세트장. 첫 촬영 전에 마련된 고사에는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 배우 오정해, 조재현, 신지수, 원작자인 소설가 이청준, 제작사 키노2의 김종원 대표와 투자사 센츄리온의 허대영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인규 장흥군수와 수백 명의 장흥군민들도 이날 <천년학>의 크랭크인을 축하했다. 사물놀이패 한울림 단장 김덕수의 진행으로 시작된 고사는 사물연주, 고사, 축하공연, 기자회견으로 이어졌다.
임권택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제작이 중단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엎어질 뻔했을 때는 막막했는데, 그 뒤 뜻밖에 모든 것이 다 잘 풀리고 있다. 특히 연기자 문제는 고민이 많았었는데, 조재현 씨가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와서 그 문제도 뜻밖에 쉽게 해결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일을 통해 좋은 투자사가 많이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됐고, 나의 100번째 작품인 <천년학>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돼 새삼 부담도 느낀다"고 말했다. 주인공 동호 역을 맡게 된 조재현은 "6년 전 개인홈피에 50문 50답이란 걸 해본 적이 있는데,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으로 임권택 감독을 꼽았었다"면서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돼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오정해는 "<서편제> 이후 <천년학>까지 총 4편의 작품 모두 임권택 감독과 작업하게 된 나는 행운아였던 것 같다"면서 "이번 작품이 <서편제> 때보다 더 떨린다. 다시 한번 주인공 송화로 돌아가 작품에 푹 빠져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임권택 감독과 호홉을 맞춰 온 정일성 감독도 "이 나이까지 일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도 "지금까지와는 화질과 음질이 다른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날 공개된 촬영 신은 영화의 오프닝 장면으로, 세상을 떠돌다 나이가 든 동호(조재현)가 이복누나인 송화를 찾아 장흥군 회진면의 주막으로 찾아오는 내용이다. <서편제>의 속편 격에 해당하는 내용이 되는 것. 임권택 감독은 "<천년학>은 <서편제>와는 분명히 다른 영화가 될 것"이라면서 "<서편제>는 판소리의 감흥을 살리되, 보이고 읽히는 판소리를 창조하려고 노력했고, 그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 그러나 <천년학>에서 판소리는 효과음으로만 사용될 것이며, 현대음악을 주로 사용해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를 펼쳐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천년학>은 <서편제>처럼 판소리 영화가 아니라 일종의 러브 스토리라는 얘기다. <천년학>은 올해 말까지 전남 장흥과 광양 등지를 돌며 사계의 촬영을 마치고 2007년 2월까지 후반작업을 마무리한 뒤 같은 해 5월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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