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이제까지의 평행선을 넘어 다소간의 '진전'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이란과 러시아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완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이란의 관리가 밝히는 등 막판 타협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란 측이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EU와 이란의 '마지막' 핵협상 직후 필립 두스트-블라지 프랑스 외무장관은 "불행하게도 우리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라지 장관은 EU는 완전하고 전면적인 핵 활동 중단을 요구했으며 "우리의 요구는 매우 간단하며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란의 어떤 발전도 막을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담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고 말했다. 협상 결렬에 따라 "다음주 열릴 IAEA 이사회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고 그는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IAEA 이사회가 "우리가 이란과 새로운 협상을 맺게 될지, 아니면 이 문제가 유엔 안보리로 넘어가게 될지를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측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외교부 장관이나 고위 외교관이 참석해 이란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라늄 농축과 관계된 작업들을 보류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EU의 제안에 대해 즉각적인 대답을 거부했으나, 6일 IAEA 이사회 이전에 별다른 협상이 예정돼있지 않아 일단 EU와 이란의 협상은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란 핵문제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지난달 4일 열린 IAEA 특별이사회는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기로 결정했으나 IAEA 최종보고서가 나오는 오는 6일까지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남겨두기로 했었다.
***EU와의 협상에서 '진전된' 논의…러시아와 '완전한 합의' 도달**
공식적으로는 협상이 결렬됐다고 EU 각국 외교관들이 밝혔지만, 타협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이란과 EU의 협상은 결렬됐으나 회담 과정에서 다소 '진전된' 논의도 있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이 '진전된' 논의는 이란에 축소된 규모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방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관들은 양측이 이란의 핵 활동을 무기한 동결한 뒤 소규모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대안을 통한 핵문제 타결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란이 러시아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완전한 합의'에 도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란의 핵협상 대표인 알리 라리자니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과 이란 대표단은 3일 EU와의 협상을 위해 빈을 방문하기에 앞서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 후 빈을 방문한 익명의 이란 고위 관리는 "이란과 러시아는 국제사회와 이란, IAEA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일괄안에 대해 완전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3일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다시 유예한다면 이란 핵문제와 관련한 평화로운 해결은 아직도 가능하다며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EU-이란의 핵협상 결렬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으로 복귀하고 합작회사 설립문제가 관심을 갖고 논의되는 등 요건에 동의가 있다면 결과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한 "러시아와 이란의 협상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체 노력의 일부분이며 지금은 이란에서 IAEA 활동이 악화되지 않는 조건들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란 관리가 밝힌 러시아와 이란의 '완전한 합의'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EU와의 협상에서도 '진전된' 논의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이란 핵문제가 6일 IAEA 이사회를 거쳐 유엔 안보리 제재까지 넘어가게 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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