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 대사는 이날 바그다드 그린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란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문제를 결코 이란인들에게 강요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라크인들에게도 주지시켜 왔다"며 "우리는 따라서 이란이 이라크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이란핵 문제 관심 돌리려 이라크 문제에 개입한다"**
칼릴자드 대사는 또한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주둔중인 영국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이란의 주장을 단호히 거절하며 이란의 요구는 "주제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인들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란 핵 문제에 대한 관심을 "자기들과 전혀 무관한 문제에 개입함으로써"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칼릴자드 대사는 이어 "영국군을 포함한 이라크 파병 각국 연합군은 이라크 정부의 요청에 근거해 유엔의 명령 하에 주둔해 있는 것"이라며 이란이 영국군 철수를 요구하는 바스라 지역은 "내가 지도에서 확인해 봐도 분명한 이라크 영토"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영토에 주둔한 외국군에 대해 이란이 문제제기하는 것에 대한 불쾌함의 표현인 셈이다.
그의 발언이 이란의 이라크 문제 개입에 대한 미국의 공식적인 항의 차원에서 나온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이란이 이라크 내의 시아파와 친밀한 관계를 가짐으로써 미국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는 분석은 이미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으로 사담 후세인 체제 하에 정권을 잡고 있던 수니파를 몰아낸 후, 지난해 12월 총선을 통해 이라크 다수당으로 정권을 잡은 시아파가 미국이 못마땅해 하는 이란과 가깝다는 것이다.
☞ 관련기사 보기 : 부시의 고민…끝내 '적과의 동침'으로 가나?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60118143716&s_menu=세계)
칼릴자드 대사는 "이란은 이라크에 혼합된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대이라크 정책에는 평범한 외교적 관계도 포함돼 있지만 "이라크 저항세력이나 극단적인 과격론자들과 협력하며 그들에게 군사훈련과 무기 등을 제공하는 것"도 들어가 있다고 그는 밝혔다. 또한 그는 이란이 이라크 수니파 저항세력에게도 "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칼릴자드 대사는 미국은 이라크가 인종적ㆍ종교적 분파들을 통합해 대표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기를 바란다고 몇 차례 반복해서 말했다. 또한 그는 이라크 사람들이 미국의 도움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라크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