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오래 일했고 학교에 돌아갈 때도 됐다"며 "(부동산 정책 등을) 경제보좌관실에 이미 넘겼고 참여정부 임기 중반에 이르러 틀도 잡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지스트' 이 위원장 사퇴로 정책 기조 변하나**
이 위원장은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1분과(재경.통상) 간사, 청와대 초대 정책실장,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 겸 정책특보 등을 거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절대적 신뢰를 바탕으로 현 정부가 경제정책의 기조를 형성하고 집행해 가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 위원장은 특히 '토지 단일세론'으로 유명한 헨리 조지를 따르는 조지스트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2003년 '10.29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이던 2003년 7월 노조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사측에선 노조의 경영참여를 일부 보장하는 '네덜란드 노사합의모델'을 현 노사관계 해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또 대기업 규제, 분배 우선 등 양극화 해소 정책 부분을 주도해 왔다.
따라서 이 위원장의 사퇴 사실이 알려지자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이제 '시장주의' 쪽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뒤따라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에게는 그의 빈 자리가 대단히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위원회론' 주장해 온 이 위원장, '문책성 경질'?**
그런가 하면 최근 부동산, 노사정책 등의 정책 실패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문책성 경질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10.29 대책, 5.4 대책 등 잇따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지난 6월 '부동산 정책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노동문제에 있어서도 이달 초 한국노총마저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선언하는 등 노-정 관계가 최악의 상태다. 이 부분에 대해선 노 대통령도 지난 7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간담회에서 "노사정 문제는 제가 뼈아프다. 노사정 대타협이라는, 소위 유럽식의 어떤 질서를 만들어본다는 것이었는데 좀 과욕이었다. 현재까지 큰소리만 해놓고 이루지 못한 정책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정책 실패에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책 문제만이 아니라 이 위원장이 청와대 내의 대표적 정책 브레인으로서 그간 언론과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었던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위원장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경제 정책을 놓고 '성장론자' 대 '분배론자' 간에 논쟁을 벌이는 듯한 대립 구도에 놓여 정부 정책의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현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 "오히려 아마추어가 희망"이라고 반박해 한 동안 구설에 오르내렸고, 행담도 개발 사건을 계기로 그가 주도하는 각종 국정과제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병준 정책실장은 지난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자문위원회들은 어디까지 집행이고 자문인지 주의해야 하며 자문을 넘지 않도록 제어해야 한다"면서 이 위원장의 입장과 조금 다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초대 정책실장인 이 위원장은 4.15 총선을 앞두고 단행한 2003년말의 개각 때 정책실장에서 물러나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 대통령은 당시 '코드 인사'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대표적인 '코드인사'인 이 위원장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박봉흠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을 후임으로 임명하면서 경제관료 중심으로 정책실 진용을 짰다. 노 대통령은 그러다가 탄핵 복귀 직후인 2004년 6월 개각에서 이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학자 출신인 김병준 현 정책실장을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청와대 입성 후 자신의 입장에 대해 "성장만으로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어렵다"며 "일부에서 나를 분배주의자라고 하지만 분배주의자는 아니며, 발전과 성장도 중요하지만 분배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왔다.
***靑 "문책성 경질 아니다…정책 기조도 변화 없어"**
이렇게 이 위원장의 사퇴를 계기로 제기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 문제에 대해 청와대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이 위원장의 사퇴는 지난 4월로 임기가 만료됐으며, 본인이 "쉬고 싶다"며 그만 두기를 원해 노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문책성 경질도 아니고 이 위원장의 사퇴와 현 정부 정책 기조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이 관계자가 전했다.
오는 8월 새로운 부동산 정책 마련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당.정 협의에서 '토지공개념' 도입 방안이 검토되는 등 기존 정책에서 달라질 게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당정협의에서 거론되는 토지보유세 강화와 개발이익 환수 방안이 대표적인 '조지스트식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는 후임 정책기획위원장 인선작업에 들어가 내주 중 후임 위원장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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