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는 이 대회에서는 올해 25살의 프랑스인 조나단 꼬쉐가 우승해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상당수 국민들에게 자동차경주가 친숙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창원에서 열린 이번 경기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MBC가 30분 간격으로 생중계해 전국으로 방송됐고 앞으로 한달 사이에 스타TV를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채널들이 140개국 시청자에게 창원의 경기장면을 전할 예정이다.
대회 주최자인 경상남도는 지난해 열린 대회의 시청자수가 20억명으로 추산되는 만큼 올해 25억명 이상의 지구촌 시청자들에게 창원의 이름을 알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경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F3'라는 암호 같은 이름의 경기가 이처럼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수도 있다.
도대체 어떤 대회이길래 메이저리그 만큼 엄청난 시청자를 확보한다는 것일까.
F3는 포뮬러3(Formula3)의 약자로 쓰이는 말이다. 1950년대에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경주의 통일된 규정이 만들어 지면서 규정, 규칙을 뜻하는 포뮬러라는 말이 모터스포츠에 쓰이기 시작했다.
포뮬러라는 이름이 붙는 경기는 바퀴가 외부로 돌출돼 있고 앞뒤에 날개를 단 1인승 레이싱카 경주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포뮬러원(F1) 그랑프리다. 국내에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 경기는 각국을 돌며 연간 17게임을 치르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다.
포브스지 등이 매년 스포츠 스타들의 수입 랭킹을 발표할 때 늘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연봉 8,000만 달러의 사나이 마이클 슈마허가 활동하는 무대다.
F1의 위력은 올림픽과 월드컵에 버금가는 정도다. F3는 F1으로 가는 관문으로 인식되는 대회다.
농구로 따지면 NBA와 미대학농구 아이비 리그 정도의 관계로 보면 된다. 슈마허를 비롯한 스타급 레이서들이 예외없이 F3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F1에서 영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젠슨 버튼(영국)과 같은 드라이버들은 창원경기에 참가한 뒤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경우다.
평균 25세 이하의 드라이버들이 주로 참가하는 F3는(연령제한은 없다) 영국,일본,프랑스,독일,호주,미국,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모터스포츠가 대중화된 나라에서 자국내 연간 시리즈 경기로 개최된다.
예외적으로 각국 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국제 이벤트도 열리는 데 바로 창원 대회가 이 같은 경우다.
현재 매년 8월 네델란드 잔드브르크에서 열리는 말보루 마스터스와 마카오 그랑프리, 창원 코리아 슈퍼프리가 3대 F3 이벤트로 손꼽힌다.
창원 대회는 축구장,농구장,경륜장 등 대형 스포츠 시설들이 밀집돼 있는 종합 운동장내 도로를 막아 경기장을 만든 시가지 서킷에서 치러진다.
지금의 시설을 갖추는데 60억원 가량이 들었지만 800억원에 달하는 전용 경기장 건설 비용에 비하면 거의 '공짜로' 자동차경주장을 운영하는 셈이다.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99년 이 대회를 처음 유치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창원은 4천여개의 자동차부품 회사가 모여있는 공업단지다. 주로 수출기지로 활용되고 있어 김혁규 도지사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흑자의 80%가 이 지역에서 달성됐다고 주장할 만큼 기계공업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경남은 이천이 도자기 축제를 하고 광주가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것처럼 독특한 지역문화를 만드는 작업을 추진하며 모터스포츠를 최적의 아이템으로 선정하게 됐다. 자동차경주는 0.001초의 작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이 동원되는 하이테크 게임이다.
F3 경주차의 엔진을 뺀 가격이 3억원 정도고 자동차메이커가 특별 제작해 공급하는 '비매품' 엔진을 얹을 경우 5~6억원에 달하는 값이 메겨질 만큼 기계문화의 총아를 이루고 있다.
관광자원이 없는 창원시와 경상남도가 대외적으로 지역의 이름을 알리기에는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이벤트다.
'창원'이라는 상표를 홍보하겠다는 경상남도의 전략은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40여명에 달하는 외신기자들이 국내에 찾아와 발음도 쉽지 않은 '창원'의 영어식 표기를 자기 이름 쓰듯 척척해 낼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일부 해외 스텝들이 공민배 시장에게 창원이 한국의 수도냐고 묻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경제적인 이익도 나타나고 있다. 2001년 대회의 경우 국가보조금 6억원을 포함, 대우건설, BAT코리아 등 10여개 기업으로부터 23억여원의 후원금을 받아 흑자대회의 꿈을 이루었다. 대회 기간중 호텔은 동이 났으며 번화가의 밤거리는 저녁식사 거리를 찾아 헤메는 외국인 스텝들과 국내 모터스포츠 관계자들로 북적댔다.
그러나 창원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해외 바이어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게 된 효과에 비하면 이 같이 작은 성과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창원 F3가 넘어야 할 난관도 많다. 시가지를 폐쇄해 경기장을 만든 만큼 일부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데다 자동차경주의 매력이자 '안티'들의 공격대상인 소음 문제도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무엇보다 고급 스포츠의 하나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모터스포츠가 대중화되지 못한 국내 실정을 넘어서야 한다는 문화적 장벽이 가장 큰 숙제다. 창원 레이스를 감독하는 한국자동차경주협회는 이 같은 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기는 하다.
내년 5월 올림픽에 이어 국가적 이벤트인 월드컵을 치른 이후 F3를 비롯한 대형 모터스포츠행사가 국가적 추진사업이 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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