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원칙 꼭 지켜야

통합원칙 지키며 자영업자 소득파악 추진

현재 건강보험이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당한 의료수가 인상에 따른 국민의 보험료 과중부담, 절반에 불과한 건강보험의 보장성, 물밀 듯이 확대되는 민간의료보험, 그리고 불충분한 자영자 소득파악에 따른 보험료부담의 형평성 문제 등 건강보험이 풀어야 할 과제는 높기만 하다.

급기야 올해는 4조원을 넘는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사태까지 목격하였다. 건강보험이 지닌 문제에 대한 분노로 따지자면 우리 노동자와 서민, 농민들보다 더한 계층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악용하여 건강보험의 재정분리를 기도하려는 집단에 대해서는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보험의 재정통합은 사회보험이 지녀야 할 연대성을 구현하는 기본내용이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노동자, 농민, 시민단체가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위하여 노력하였고, 그 성과로 99년 2월 국회에서 여야합의에 의해 법제화되었던 것이다.

***재정분리론자들의 허구성**

도대체 한나라당과 일부 동조세력들은 무슨 근거로 재정분리를 주장하며 사회보험의 연대성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이들은 주장한다. 건강보험의 재정위기가 건강보험 재정통합 때문이라고. 어불성설이다. 올해까지 건강보험의 재정은 분리 운영되어 왔다. 혹 재정분리를 소재로 다시 여당의 건강보험정책의 실정을 뒤흔들고픈 것 아닌가?

또 주장한다. 재정통합이 되면 소득파악이 투명한 직장가입자가 크게 손해를 볼 것이라고.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올해 직장보험의 적자액은 1조원을 넘는 반면 지역보험은 약 500억에 불과하고, 이후 이러한 격차는 더욱 커질 예정이다. 재정분리가 되면 오히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가 더욱 오르게 되어 있다.

게다가 작년에만 가입자 5명당 1명이 직장과 지역을 이동하였으며, 현재 직장에 속한 누구든 노후에는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혹 직장 가입자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건강보험공단의 조직을 분리하고픈 욕심이 도를 넘은 것은 아닌가?

최종카드가 나온다. 현재 자영자 소득파악이 미비하여 보혐료의 형평성이 보장되지 못한다고. 그렇다. 이것이 문제이다.

우리는 자영자 소득파악 미비에 따른 재정통합의 문제에 대해서 분명히 직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영자 소득파악과 조세제도의 개혁을 요구해 왔고, 여러 시민, 사회단체와 머리를 맞대어 그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부 역시 소득파악의 문제점을 인정하여 건강보험의 재정통합이 내년에 이루어지더라도 재정계정은 당분간 분리하는 방침을 갖고 있다.

***재정통합원칙 지키며 자영자 소득파악 추진해야**

아직 재정통합을 위한 준비가 미약하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정통합원칙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정통합이 실질화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조속히 마련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한다. 시급히 자영자 소득파악을 위한 국가적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용두사미로 끝나버린 지난 자영자 소득파악위원회 사업을 교훈으로 삼아 전사회적인 조세인프라 구축운동이 필요하다.

이 운동은 사회보험의 기본정신인 재정통합 원칙을 견지하는 전제 하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불가피하다면 내년에 재정통합을 이룬 후에 일정기간의 분리계정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즉, 재정통합 원칙을 지키면서도 자영자소득 미파악의 문제를 충분히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재정통합 원칙이며,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재정통합의 실질화를 위한 기반구축이다.

그런데 왜 한나라당을 비롯한 일부 세력은 사회보험의 연대원칙을 파기하는 재정분리를 시도하는가? 혹 보궐선거 승리에 도취되어 집권여당의 정책사업실패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보고자 하는가? 이러한 공세를 통하여 건강보험의 조직분리를 원하는 특정 집단이해를 대변하려는가? 이 소동을 통해 민간의료보험의 확대도입을 물타기해 보려는가?

어떠한 개혁에도 장벽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장벽을 이유로 개혁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행태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건강보험 재정분리 기도를 즉각 중단하고, 이제라도 건강보험의 실질적인 재정통합 구축을 위하여 노력하라.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