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인 피해자 3년 만에 웃었다! 딴죽 건 새누리당!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반대로 지원 예산 200억→50억 삭감

#1. 안녕하세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입니다. 무척 뜻 깊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심상정 의원님과 장하나 의원님의 의지로 많은 피해자 가족의 눈물을 추슬러 나가는 발판이 마련되었네요. 두 분의 목소리가 많은 의원분의 마음과 의지를 움직여주신 것을 압니다. (…) 마음이 너무 떨려 두서가 없네요. 감사합니다.

#2. ○○이 엄마예요.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고통 받는 저희를 위해 수고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고생해주시는 덕분에 조금씩 희망이 보여 힘이 납니다~ ^__^.

#3. 저희 피해자들이 소극적인 상황에서 많이 힘드실 텐데 끊임없이 노력해주시고 저희도 격려해주시니 정말 감사하고 큰 힘입니다.

심상정, 장하나…오랜만에 국회 제 역할

ⓒ프레시안
가습기 살균제의 유독성이 밝혀지고 나서 장장 2년간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홀로 싸워온 피해자들이 오랜만에 웃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결의안'(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 대표 발의)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9일의 일이다. 이날 심상정 의원뿐 아니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 대표 발의)의 휴대 전화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보낸 감사의 문자 메시지가 속속들이 도착했다.

이런 피해자의 격려에 답하듯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30일 환경부 추가 경정 예산(추경)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지원 예산으로 50억 원을 편성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정부 차원의 해결책이 모색된 것은 처음이다. 피해자로서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그간 환경부(독성 물질 관리), 보건복지부(질병 관리),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 '안전 인증' 관리)가 부처 간 떠넘기기로 해결을 미루는 사이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116명(4월 21일 기준)으로 증가했다.

피해자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그동안 지쳐 있던 피해자들이 이제야 희망이 생겼다는 생각에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남빛나라)

피해자 구제 예산, 20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그러나 피해자 구제가 이뤄지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해자 구제에 여전히 딴죽을 거는 환경부와 일부 국회의원 때문이다.

<프레시안>의 취재 결과, 애초 장하나 의원 등은 추가 경정 예산 심사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긴급 구제하기 위한 예산으로 200억 원 편성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총 374명의 피해자와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잠재적인 피해자의 경제적 고통을 고려하면 200억 원은 그다지 큰 액수가 아니다.

피해자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며 유독 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와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 혹은 CMIT/MIT를 흡입한 탓에 폐 질환으로 고통을 받았다. 이들은 운이 좋아 폐 이식 수술 후 생존하더라도 약 2억 원의 수술비와 매달 300만 원에 이르는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자가 경제적 파탄에 빠졌다.

장하나 의원은 "피해 사례를 사망자의 유족, 폐 이식 수술 피해자, 중증 환자, 경증 환자로 구분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예산으로 약 200억 원을 산출했다"며 "이는 환경부가 추경 예산으로 요구한 공단 폐수 처리 시설 1개 사업 예산인 300억 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액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30일 환경부 추경 예산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예산으로 50억 원을 편성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예결 위원회와 본회의 절차를 거쳐 가결 여부가 결정된다.

환경부와 새누리당의 딴죽 걸기

애초 제안된 200억 원이 50억 원으로 줄어든 데는 환경부와 환경노동위원회 이완영 의원(새누리당)의 딴죽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 상임위원회에서는 보통 전원 합의체로 의결하는데 이완영 의원 혼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예산에 반대 의견을 내서 50억 원도 우여곡절 끝에 통과했다"고 사정을 전했다. 그는 "이완영 의원은 환경부와 똑같이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정부 지원은 불가하다'는 얘기만 되뇄다"고 덧붙였다.

결국 환경부와 그 논리를 답습한 이완영 의원의 딴죽 걸기 때문에 애초 장하나 의원 등이 제안했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예산 200억 원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 예산 50억 원으로 4분의 1로 깎여서 통과된 것이다. 이완영 의원은 평소 새누리당의 '노동통' '환경통'을 자처해온 당사자다.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최예용 소장은 "정부의 관리 소홀로 영·유아 65명을 포함한 116명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를 구제할 예산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국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며 "시민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법을 만들어야 하는 국회가 법적 근거를 따지는 것은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최예용 소장은 "이완영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직접 듣고 나서, 스스로 법적 근거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목소리

● 첫 번째 인터뷰 :
아내와 아기를 잃은 이 남자, "살인자는 바로…"
● 두 번째 인터뷰 : '옥시싹싹'이 망가뜨린 이 남자, 그 기막힌 사연은?
● 세 번째 인터뷰 : 삶이 파괴된 남자의 눈물 "그녀를 앗아간 회사는…"
● 네 번째 인터뷰 : 지옥에서 보낸 10년! 누가 '천사'의 날개를 꺾었나?
● 다섯 번째 인터뷰 : 돌 지난 아기의 싸늘한 주검, "살인자는 저들인데…"
● 여섯 번째 인터뷰 : 아내 잃고 딸도 포기, 이제 '김앤장'과 나홀로 전쟁!
● 일곱 번째 인터뷰 : 16개월 손녀를 앗아간 악마! 그걸 내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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