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차관으로 정연만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이 환경부 내 대표적인 4대강 사업 추진 인사를 발탁한 셈이다.
정연만 실장은 2009년 당시 자연보전국장으로서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불과 5개월 만에 졸속으로 통과시킨 장본인이다.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조속한 추진 필요성 등으로 인해서 철저하면서도 효율적으로 협의를 추진했다(SBS 인터뷰, 2009년11월 8일)'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다.
수년이 걸려야 할 평가를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비판에 그는 "2003년부터 시작한 정부 생태 조사를 활용했기 때문에 불과 5개월 조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억지를 부렸다. "2006년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이 10ppm이었다고 가정하면 6ppm 삭감 목표 적용 시 4대강 사업이 끝나는 2012년에는 4ppm으로 줄어들 것"이라고도 강변했다(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와 시선집중>, 2009년 11월 9일).
그는 현장을 방문해 4대강 "공사 장애 발생 시 유역환경관리청 담당자들과 신속하게 협의하여 장애 요인을 처리할 수 있는 긴밀한 협력 체계 구축"을 지시했고(합천보 현장 방문, 2010년 9월 14일), 각종 학회, 단체 등을 다니며 "환경·생태·생명의 4대강 살리기"란 주제로 강연도 했다. 내용은 "4대강 사업은 물 부족을 대비 시행하는 사업"이고, "4대강 살리기로 인해 풍부한 수자원 확보, 재해에 강한 하천 조성, 수질 개선 및 생태 복원, 복합 공간을 창조"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제주도 자연보호연맹 행사, 2010년 10월).
수질 논란이 본격화한 시점에서조차 그는 완고하게 자신의 주장을 유지했다. "수질 개선을 위해 '1048개 환경 기초 시설과 수생태 복원 사업에 3조4000억 원, 233개 하·폐수 처리장 총인 처리 시설에 5000억 원 등 모두 1281개 시설에 3조9000억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06년의 76퍼센트인 '좋은 물' 달성 수준을 2012년 86퍼센트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건설환경신문>, 2011년 8월 4일)는 것이었다.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금 그의 주장이나 예상은 대부분 빗나갔다. 수질 개선을 위한 예산 4조 원은 그의 결정과 주장에 의해 집행됐지만, 4대강 곳곳에서 '녹조 라떼'가 피고 있다. 조성했다는 생태 공원들은 이미 쑥대밭이 됐고, 관리 비용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갈등도 한창이다. 수자원 확보나 홍수 대책으로 부적절했다는 것은 미비한 감사원에 감사 결과로도 증명이 됐다.
정연만 실장은 공무원으로서 어쩔 수 없이 4대강 사업에 동원됐다기보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4대강 사업을 앞장서 추진했다. 만약 그가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으로서 제 역할을 했다면, 4대강 사업은 과속을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거꾸로 활약을 했고, 피해를 키우는 역할을 했다. 환경 단체들이 그를 '4대강 사업 찬동 인사 A급'으로 선정하고 깊이 기억하고자 한 것은 이런 근거들 때문이다.
그는 유영숙 전 장관에 의해 기획조정실장으로 발탁된 후에도 제 위치에 있지 않았다. 환경 현안에 대해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았고, 개발 부서 장관들과의 협상에서 양보하기를 좋아해 '식물 장관'으로 평가받은 장관에 충실하게 복무했을 뿐이다. 이명박 정부의 개발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내부의 불만이나 반발을 무마하고, 환경 거버넌스를 뿌리까지 붕괴시켰다. 환경부가 국토해양부의 2중대가 되고, 지식경제부의 바람막이가 될 정도로 위상이 추락한 데에는 그의 활약이 컸다.
그는 차관에 임명 되는 순간까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거나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상황과 여건으로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이는 스스로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부 언론에서 그를 수질 전문가로 소개하지만, 그의 식견과 발언을 따져보면 동의하기 힘들다. 그의 승진은 환경부의 추락한 위상을 복구하는데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많다. 철학도 없고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 그가 있어야 할 곳은 환경부 차관 자리가 아니다.
정연만 차관의 등장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한 철저한 평가"라는 대통령의 말과 환경부의 위상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했던 국민의 여망은 크게 훼손됐다. 이번 인사는 나라를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로부터 끊임없이 질책 받게 될 정연만 실장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터무니없는 차관 인사로 환경부의 앞길이 험난해 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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