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폭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전문가 협의가 29일 오전 10시부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열렸다. 이날 협의는 지난 17일 북측이 지진국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남북 간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등을 제안한데 대해 남측이 전문가 협의부터 먼저 열자고 수정 제의하면서 이뤄졌다.
남측 대표단은 유인창 경북대 교수를 수석대표로 김기영 강원대 교수,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이강근 서울대 교수 등 지진·화산 분야의 과학자들로 꾸려졌다. 이들은 앞서 오전 8시 10분경 굳은 표정으로 출입사무소에 들어섰다.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전문가 3명은 이날 오전 8시 50분경 입경장을 통해 들어왔으며 잠시 남측 전문가들과 악수를 나눈 뒤 2층 회의장으로 직행했다. 남북 전문가들은 미소를 띄며 인사를 나눴고 북측은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회의 시작 전 소개에서 윤 단장은 자신이 지진국 부국장을 겸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장정렵 화산연구소 실장, 주광일 조선지진화산협의회 위원의 직함과 성명도 소개했다. 이날 8시 38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들어온 북측 대표단은 연락관, 기자 등 회담 지원 인원 10명을 포함해 총 13명 규모라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윤 단장은 이윤수 연구원의 이름에 대해 "낯이 익다"며 "논문을 많이 쓰신 것 같다. 선생이 쓴 논문을 내가 읽어봤는가"라고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윤 단장은 남측 수석대표에게 착석을 권하고 먼저 소개를 하는 등 주도적인 자세를 보였다. 북측 대표단이 시종 미소를 띄우는 등 여유로운 표정이었던 반면 남측은 조금 굳은 표정이었다.
윤 단장은 "오늘 서울에 눈이 왔느냐"고 물으며 날씨 얘기를 꺼내더니 "개성에는 3월 말에 눈이 오는데 기상천외한 현상이다. 기상 현상도 지진도 잘 모르는 일"이라며 최근 일본 대지진 등 이상 현상을 상기시켰다.
北 "지하수에서 흙탕물 나와…방사능 적극 감시중"
북측은 일본 대지진 후 남측의 피해가 있었는지를 물었다. 남측 수석대표인 유 교수가 "별로 없었다"고 답하자, 북측은 재차 "통신 자료를 보니 남측에 일본에서 (건너온) 방사능 오염이…"라고 관심을 보였다. 유 교수는 "조금 감지가 된 것으로 보도됐고, 극히 미량"이라고 답했다.
북측의 윤 단장은 "우리도 방사능 오염이 우리 측에 미칠 것 같아 적극적으로 감시한다"며 "일본 지진이 있은 다음에 우리 지하수 관측공(孔)에서는 물이 약 60cm 가량 출렁거리고, 샘물에서 감탕(진흙탕물)나오고 이런 현상이 많았다. 역시 가까운 곳이라 우리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날 협의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북측 대표단의 통신 이상 문제 때문에 5분 가량 지연됐다. 협의가 진행된 출입사무소에는 통일부 실무자들이 현장 파견돼 협의 진행 관련 지원을 맡았다. 남북 전문가들은 회의를 통해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 추진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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