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노무현이 이루지 못한 꿈 숙제로 안고 가겠다"

'노무현 향수'로 경남 민심 자극… "盧 낳고 키운 곳, 지지해달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경남 지역에서 '노무현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표심을 자극했다.

문 후보는 29일 경남 김해 내외동 사거리에 모인 800여 명의 시민들 앞에서 "이번 선거는 노무현의 꿈을 짓밟은 세력과 노무현과 같은 꿈을 꾸었던 김해 시민들 간의 한판 승부"라며 "노무현의 꿈을 다시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연일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권'이라며 맹공을 펼침에도 문 후보가 '노무현'을 부각시키는 이유는 이곳 야권 지지율 때문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도 사상 최고의 야권 지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경남은 야권에 대한 호응이 비교적 높은 곳이다.

문 후보는 특히 '노무현의 고향' 김해에서 노 전 대통령을 상기시키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노 대통령은 김해의 산하와 들녘을 보면서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꿈꾸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되었다"며 "노무현의 꿈은 김해 시민들의 꿈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되어서 반드시 그 꿈을 실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도전했던 새로운 정치, 지역주의 타파, 국가균형발전, 원칙과 상식의 세상을 만들겠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한스럽게 생각했던 이루지 못한 꿈도 제가 숙제로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MB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노무현과 함께 서울과 지방이 함께 잘 사는 나라, 지역 균형발전의 원대한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며 "이명박 정권의 지방 홀대로 서울과 수도권만 살찌고 특정 지역에만 혜택이 가고 경남의 발전은 정체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노무현의 꿈을 짓밟은 세력과 노무현과 같은 꿈을 꾸었던 김해시민들 간의 한판 승부"라며 "노무현을 키운 김해시민들이 이번에도 정권교체의 선두에 서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저는 경상도 사나이… 지역 공약 꼭 지키겠다"

이에 앞서 진주 중앙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문 후보는 "노무현을 민주정부의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 바로 우리 경남도민"이라며 "이번에는 저를 세 번째 민주정부의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시라"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각종 지역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참여정부는 진주 혁신도시를 서부경남 발전의 거점으로 만들고자 했다"면서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지지부진해졌죠? 규모도 줄어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주시민 여러분께서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신다면 진주혁신도시를 서부경남의 대표도시로 발전시켜서 균형발전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뿐 아니라 2013년까지 김천, 진주, 거제 간 고속화 철도 조기 건설, LH공사 이전 완료 등을 다짐했다. 이와 더불어 문 후보가 '공공기관 채용 시 지역 대학 졸업생의 30% 이상 의무고용'을 약속하자 진주 시민들은 큰 환호성을 보냈다.

문 후보는 본인이 '경남의 아들'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저 문재인은 경남에서 태어나고, 경남에서 자라나고, 지금도 경남에 살고 있는 경상도 사나이"라며 "약속, 의리 지키는 것을 명예로 알고 살아왔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과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며 공약 이행을 다짐했다.

경남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인 무소속 권영길 후보에 대한 지지 호소도 잊지 않았다. 그는 유세장에 찾아온 권 후보를 "러닝메이트"라고 소개하며 "법이 허용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해, 진주, 사천 등 경남 지역 유세에는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를 비롯, 한정애, 은수미 의원 등이 지원사격에 나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경남 민심 "나는 문재인을 좋아하지만 주변은… "

문 후보의 유세가 열린 진주 중앙시장 골목 안에서는 "대통령 문재인", "사랑해요 문재인" 등 구호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문 후보가 예정 시각보다 30분이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냈지만, 시민들은 발길을 돌리지 않고 그를 기다렸다.

문 후보 유세를 기다리던 20대 여성 두 명은 "문 후보가 진주에 오시는지 오전에 알았다"면서 "극장이 길 옆에 있어서 영화보고 나와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주변에서는 문 후보를 열렬하게 지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30대 한 남성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는 "10년 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찍었다"면서도 "친구들은 안철수는 잘 알아도 문재인이 누군지는 잘 모른다"고 얘기했다.

50대 부부는 "문재인이 나은 것 같긴 한데, 어떤 얘기를 하는지 한 번 들어나 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세하는 것 보고 누구 뽑을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해에서 만난 30대 부부는 "우리 가족은 다 문 후보 팬인데, 친척들 사이에선 '왕따'"라고 말했다.

유세장 분위기로만 보면 경남은 그 어느 지역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시민들의 이같은 반응은 열기가 그저 '유세장까지'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지층 확산'은 남은 20일의 유세기간 동안 민주당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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