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쇼 하는 돌고래, 과연 행복할까?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4> 돌고래들을 바다로!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돌고래들을 만난 것은 지난해 여름 제주도에서였습니다. 불행히도 그 돌고래들은 고향인 제주 앞바다에서 납치되어 좁고 어두운 곳에 갇혀 인간들의 즐거움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당하고 있었지요. 저는 난생 처음 돌고래들과 대면하던 그 순간과 그들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도 슬픈 눈빛이었지요.

▲ 지난 5월 9일, 서울시가 돌고래쇼 대신 무료 돌고래 생태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한 가운데 돌고래 전문가들이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장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는 동물학대라는 비판에 돌고래쇼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저는 돌고래 애호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제주해역에만 100여 마리가 사는 남방큰돌고래들이 20여 년 동안 불법 포획되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돌고래들이 있어야 할 곳은 좁은 쇼 장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여야 하고 그래서 돌고래들을 만난 바로 다음날부터 '돌고래들을 바다로!'라는 피켓을 들고 일인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돌고래들을 만나기 위해 수족관과 공연장을 찾습니다. 그러나 그 돌고래들을 보며 '저 돌고래들은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돌고래들은 행복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동물 쇼에 이용되는 동물들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유제품, 고기들은 어디서 어떻게 얻어지는 것들일까요?

우리 인간들은 항상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식물이나 동물들의 행복은 둘러보지 못합니다. 어쩌면 콘크리트 빌딩 숲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코끼리, 사자, 호랑이는 동물원 우리에서 여러 가지 묘기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물로, 닭, 돼지, 소는 우리의 맛있는 먹을거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족들과 무리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인 돌고래가 포획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그리고 하루 최고 100km 이상을 헤엄치는 돌고래들이 좁은 풀장에 갇히면서 받는 스트레스, 날개를 펼칠 수조차 없는 좁고 어두운 철창에서 부리가 잘려나간 채 갇힌 닭들의 기분을…

몇몇 사람들은 자신이 자연의 주인이고 자연을 언제든 이용하고 마구 파괴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간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며 그 누구도 자연을 파괴하고 소중한 생명을 돈벌이 수단, 오락수단으로 이용할 권리는 없습니다. 더 이상 인간들의 탐욕을 위해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인간들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의 행복한 삶도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제 변해야 합니다.

동물 쇼를 하는 동물들도 인간처럼 살아 숨 쉬고 주위 환경을 지각하며 감정과 개성을 가진 생명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고기, 유제품을 얻기 위해 기르는 가축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들의 즐거움을 위해 좁은 우리에 갇힌 동물들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고 공장식 축산은 자연방목 형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인간도 자연도 모두 지구의 생명이며 모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저마다 상관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모두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병들고 아프면 우리 인간들도 곧 병들고 아프게 됩니다. 그들이 이 지구 상에서 자취를 감춘다면 머지않아 인간들도 사라질 것입니다.

인권을 넘는 생명권. 모든 생명과 다시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고, 자연을 우리의 즐거움과 이익을 위해 이용할 대상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별 친구로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다음의 정부는 이러한 가치를 공유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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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 반, 반환경정부가 진행한 온갖 국토 파괴 사업들은 이 땅의 생명들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주었습니다. 4대강은 중장비 굉음만 가득한 거대 공사장으로 변했고, 국토는 골프장 등 각종 개발사업에 시달렸으며 평화의 섬 제주도는 강정 미군기지 건설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세계 각국이 원자력발전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흐름 속에서 정부는 신규 원전을 늘리고 있고, 구제역 대처에서 보듯 여전히 동물의 생명권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태의 민주화가 가능해야 경제의 민주화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번 18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현 정부의 반환경 정책에 대한 심판이나 진일보한 환경정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초록정책을 공유하고 새로운 5년이 생태적 치유와 복원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범 환경진영은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웹사이트(www.vote4green.org)에서 가장 많이 초록 약속을 받은 제안들은 대선 후보들과 협약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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