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에 대한 '친미 성향' 비판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외교관을 유엔 최고위 정무직에 임명한 것에 대한 영국 <더 타임스>의 지적에 맞서서다.
영국을 방문 중인 반 사무총장과 11일 인터뷰를 한 <더 타임스>는 "개인적으로 그는 솔직하고, 미소를 잃지 않으며, 지적이고, 훌륭한 영어를 구사하고, 그의 언어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어휘들로 중무장돼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새 사무총장이 유엔에서 친구들을 사귀어왔으나 "그가 영향력을 가지고 있나"라고 반문한 뒤 "반 총장이 미국에 너무 기울어(too reliant) 있고, 유엔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 보좌관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어려운 이슈들을 헤쳐나가는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또 런던과 글래스고에서 있었던 테러 미수 사건을 처리하는 고든 브라운 신임 영국 총리에 대해 "단호하고 결단력 있었다"는 반 총장의 평가를 인용하며 "많은 이들은 반 총장이 원칙있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또한 단호하고 결단력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한국인·미국인과 일할 때만 편안해 하는 사무총장"
반 총장의 '대미 의존성'을 드러내는 사례로 이 신문은 미국 출신 외교관을 유엔 최고위 정무직에 임명한 것 외에도, 취임 첫 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사형을 비난하는 데 나서지 않은 일,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를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계획에 동조하고 있는 것 등을 꼽았다.
이 신문은 특히 유엔이 그 역할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중동에서 반 총장의 태도가 명확하지 않았다며 중동특사로 임명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에게 기대를 거는 것을 우려섞인 눈으로 바라봤다.
반 총장에 대한 이같은 비판은 <더 타임스>만의 지적만은 아니다. 반 총장의 첫 6개월을 비판하는 이들은 중동문제에 대한 반 총장이 시각이 '이스라엘을 한국으로, 팔레스타인을 북한으로 보는 듯하다'고 말하고 있다. (☞관련기사 : "반기문에게 이스라엘은 남한, 팔레스타인은 북한" )
미국의 외교관에게 자리를 빼앗긴 시에라리온의 외교관 제임스 조나는 <더 타임스>와 회견에서 "그는 미국인들에게 너무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엔 내부 소식통들은 또 반 사무총장이 한국인이나 미국인과 일할 때만 진짜로 편안해한다며, 김원수 유엔 사무총장 특보가 사무총장 집무실에 너무 오래 붙어 있어 유엔 업무를 지연시킨다고 말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한 대사는 "주변에서 뛰어다니는 작은 한국인들이 너무 많다"고 불평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9월 24일 열리는 기후변화회의를 소집한 일, 유엔-아프리카 연합군을 받아들이도록 수단 정부를 설득한 것은 반 사무총장이 이룩한 성과라고 인정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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