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측에서도 보도와 관련해 NSC의 고의 유출 의혹을 제기한데 대한 반박성격도 있는 것으로, 이 차장은 또 "작계 5029와 관련 주한미군도 상당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미측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종석 "작계 5029 거부, 주한미군도 이해"**
이 차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작계 5029'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 "올해 2월부터 모 월간지에 취재가 들어왔고, 2월호에 실린다고 해서 NSC와 국방부가 국익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로 막았다"면서 "그런데 최근 보도가 됐다. 지금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너무 예민해서 관계국과 비밀을 최대한 지켜야 하는 사안이 언론에 흘러나간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는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의 질의에 "노출되고 흘러나간 것은 대단히 문제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차장은 작계 5029 추진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선 "작전계획은 전쟁에 대비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라며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또 대한민국의 주권 행사와 상치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거부 이유를 댔다. 그는 "개정계획 수준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고 작계로 가는 것은 안된다는 게 NSC판단"이라며 "국방부의 각 수준에서 미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작계 5029는 단순히 북한과의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주한미군 쪽도 상당한 정도 (우리 입장을) 이해한 것으로 국방부를 통해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북한의 정변과 같은 사태가 났을 때는 어떻게 대비하는가'는 열린우리당 홍재형 의원의 질문엔 "어떤 상황이 발생했다는 가정을 할 때 대비는 국가가 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한 뒤, "군사대비를 할 영역은 한미연합사간 논의를 하게 되는데, '작계 5029'는 그러한 수준의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종석 "동북아 균형자론, 야당과 언론이 과민 반응"**
한편 이날 국방위에선 동북아 균형자론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이 차장 사이의 팽팽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동북아 균형자론은 실체도 없고, 우리가 할 능력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렵다"고 맹비난했지만, 이 차장은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갈등이 있는 양쪽을 조정할 수 있기 위해선 그만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양쪽에서 이용을 당하고 팽(烹)당한다"며 "단순히 국방비만 비교해도 우리는 일본의 3분의 1, 중국의 4분의 1, 미국의 25분의 1이고 경제력과 외교력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균형자론은 자주와 개혁의 마수에 걸려있는 젊은이들이 보기에 굉장히 매력적인 용어"라고 국내정치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차장은 "18-19세기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강대국 균형자론에 근거한 주장"이라고 몰아붙이며 "경제, 문화, 외교 등 모든 국가역량을 다 활용해 여러 관계 속의 균형과 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시 송 의원이 "일본이 그런 능력이 없어서 안하고 있는 것이냐"고 캐묻자 이 차장은 "일본은 침략세력의 경험을 갖고 있어서 단순한 현상유지가 아니라 평화를 지향하는 균형자 역할은 일본이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이 "그래도 국민들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이 차장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안하려는 것"이라고 한치도 물러섬이 없자, '강성' 송 의원마저도 "사무차장과 말해서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빈정댐'으로 질의를 마쳤다.
같은 당 박진 의원도 "이 차장은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장기적 비전과 거시적인 안목속에서 나오는 갈등에서 평화로 가는 경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는데, 왜 이렇게 어렵게 얘기하느냐"고 묻자 이 차장은 "어렵게 얘기하지 않았고 국민의 65~70%도 공감했다. 되느냐 마느냐로 넘어가면서 어려워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박 의원이 "언론과 야당이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냐"고 묻자 이 차장은 "그렇게 보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盧 "균형자론, 아무 역할 못한 1백년전처럼 돼선 안된다는 의미"**
한편 이 차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자론'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1백여년전에 열강의 한반도 침략과정에서 아무 의미와 가치에 대한 존재조차 없었던 우리 역할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이 차장은 전했다.
이 차장은 구체적인 균형자 역할에 대한 예를 들어보라는 질문에 "동북아 한-중-일 3국이 교과서와 역사문제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데, 우리가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개최해 의논을 모을 수 있으면 그것이 균형자 역할"이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이 터키 방문중에 한미관계와 관련해 "한국국민인데 미국 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국내 친미파를 비판한 발언도 이날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전형적인 편가르기'라고 주장했지만 이 차장은 "미국에서도 한미관계에 이상이 없다는데, 국내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밝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차장은 "지난 2년간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협상, 이라크 파병 등을 할 때마다 한미간에 굉장한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말들을 하는데, 올해 1월 미 정부기관의 보고에서 동맹간 조정이 제일 원만히 잘 되는 나라로 한국이 꼽혔다"며 "작은 사안에 대해선 소리도 나지만 크게 보면 발전하고 있는데, 작은 사안만을 두고 왜 동맹관계를 깨려고 하니 답답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차장은 "대통령 말은 일반적으로 미국과 친하게 지낸다는 '친미'를 말한 것이 아니다"며 "한미동맹에 이상이 없는데 여러 군데서 이상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미국보다 더 미국적'이라고 말하는 것 외에 뭐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노 대통령을 적극 두둔했다.
그러나 박진 의원은 "정부가 친미와 반미를 분열해서 정치적인 목적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며 "방위비 분담. 작계, 탄약물자. 전략적 유연성. 자이툰 부대 병력 감축 등에서 계속 불협화음이 나는 것에 국민들이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