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 개발 사업 '구원투수'로 나서나

용산 비상대책반 만들어 '코레일 요청 최대 수용'

흔들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정상화를 위해 서울시까지 지원에 나섰다. 코레일이 용산 개발 사업에 서울시의 참여를 요청한 가운데, 서울시가 이에 대해 화답하는 형태의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18일 서울시는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대책반을 가동, 지난 15일 코레일이 시에 요구했던 요청 사항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비상대책반은 행정2부시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팀과 도시계획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추진단 등 2개 체제로 꾸려진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상가세입자 지원을 포함한 주민들의 보상 대책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이 18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비상대책반 가동 등 용산 사업 정상화 방안에 대한 서울시의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코레일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서부이촌동 부지를 사업지에 포함시키느냐를 두고 오는 6월까지 시가 나서 주민 여론을 수렴해 이행 방안을 확정하고, 이 결과에 따라 개발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했다. 코레일은 서부이촌동을 원안대로 개발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은 또 시행사인 드림허브PFV가 부담해야 하는 공유지 매각 대금을 토지상환채권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 요청했으며, 국공유지 중 도로나 철도용지 등 공공시설은 사업 지구에 무상으로 귀속시킬 것을 요청했다. 또 여의도와 용산 간 신교통 체제 도입이 보류된 만큼, 이 교통체제 도입 시 예상된 400억 원대에 달하는 부담금을 감면해 줄 것도 요청했다.

코레일은 이와 별개로 민간 출자사들이 맺었던 기존 사업 협약을 전면 개정해 주주 간 협약을 폐지하고, 드림허브 이사회에서도 코레일과 서울시(SH공사)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개편안을 밝혔다.

15일 기자회견은 코레일이 개발 사업의 주도권을 민간으로부터 가져오고, 민간은 단순 투자자로 남는 대신 서울시가 적극 참여하는 내용으로 용산 개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시가 이날(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에 일정 정도 찬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다만 서울시는 이 사업에 서울시와 정부가 참여하는 '공영 개발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특히 주민 갈등의 원인이 됐던 서부이촌동 부지 문제에 대해 "무엇보다 주민 갈등 해소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코레일 측의 요청 사항을 최대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부이촌동은 개발 대상 지역에 포함되는 과정에서 전임 오세훈 시장과 지역민의 갈등이 크게 불거지며 용산 개발 사업의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오 시장은 주민 의견을 듣기 전에 일찌감치 이 지역을 개발 대상 지구로 포함시켰으며, 주민 여론을 무시하고 2009년에는 이 지역을 용산 개발 구역에 포함시키는 안을 확정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시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코레일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 "적극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코레일은 "서울시(SH공사)가 대승적인 결정을 내린 만큼,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 및 주민 갈등이 최우선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사업 정상화를 위해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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