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활동보조인, 안 아픈 곳 없지만 산재 처리는 '남 이야기'"

[돌봄노동 연속기고·⑦] 장애인 활동보조인 "2인보조는 꿈도 못 꿔"

올해는 사회서비스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5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간병노동자,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장애인 활동보조인 등 돌봄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돌봄노동자들은 "노동자의 노동권과 건강권을 보장해야 양질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외친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사회서비스 영역의 현재를 진단하고 제도개선안을 제안하는 기고를 <프레시안>에 7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돌봄노동 연속기고
①
아이는 '20만원짜리', 노인은 '100만원짜리'?
② "60만원 주고 100만원어치 서비스를 기대한다?"
③ "노인을 2500만 원에 팔아넘기는 '현대판 고려장'"
④ "아이 하나도 키우기 힘든데 20명을 돌보니…"
⑤ "다치고 임금 밀리고 잘려도 하소연 못하는 우린…"
⑥ 간병노동은 허드렛일? 분비물제거·영양주입까지…

활동보조인 김승진 씨의 이야기

저는 일한 지 4년 정도 되었어요. 활동보조인이 시급제다보니까 돈벌이가 안 되어서 보통 이용자(장애인) 한 분으로는 부족해 한 분 이상을 활동보조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일단 한 분만 하고 있어요.

물론 생활임금이 턱없이 부족해요. 시급이 6000~6200원 정도입니다. 저는 그나마 4년 정도 일하고 시간이 많은 편인 이용자를 만나 하루 8시간 일하고 한 달에 약 100만 원 조금 넘게 받지만, 활동보조인의 평균임금이 70~80만 원 정도에요. 그걸로 생활 안 되죠. 남자 분들은 교육을 받고도 임금이 많지 않아 10만 원의 교육비을 내고 교육을 받고도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요. 신체적 어려움도 많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아요.

특히 이용자 분을 옆에서 보조할 때, 보조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합시다, 저렇게 합시다, 이야기하기가 힘들어요. 또 관계문제도 있고 하니까…. 저는 대등한 관계에서 하는 건데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지 무슨 말이 많냐는 식이니까. 저는 그렇지 않은데 이야기 들어보면 가사도우미처럼 김장, 화장실 청소, 빨래 온갖 것들을 다 시키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하루 4시간 이용하면 그 4시간 안에 그걸 다하라는 거예요. 이용자분 보조까지 하면서…. 또 어떨 때는 이용자분의 지인인 다른 장애인분까지 보조하라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만약 제가 그걸 거절하면 그 때부터 이용자와 관계가 불편해집니다.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데가 없어요. 중증 장애인의 경우, 몸을 들었다 놨다 해야 하고 어떤 때는 휠체어도 들어야 하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에요. 휠체어가 100~200kg 정도 나갑니다. 버스타고 내릴 때 경사로는 없는데 턱이 있으면 정말 보통 육체노동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용자분이 부탁하면 거절하기가 어려워요. 이용자분은 버스를 꼭 타야한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어깨, 머리, 무릎, 허리 통증이 장난 아닌데 산재처리가 어려우니 아파도 참아야 하고요. 또 아프다고 하루 쉬고 안 나가는 게 어려워요. 왜냐하면 이용자와 약속이 있고, 제가 안 나가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저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병원에 가지 않는 한 아파도 꾹 참고 견뎌내야 합니다.

그래도 저는 자부심이 있어요. 장애인이 하고자 하는 걸 저 같은 활동보조인이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인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거죠. 또 언어장애가 있는 장애인의 경우 활동보조인이 2~3개월 같이 있다 보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면 저희로 인해 장애인분이 비장애인분과 대화를 할 수도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일이 생계유지에 도움이 안 되니까 솔직히 힘들고 자부심이 있어도 계속 하겠다는 마음이 잘 안 생겨요. 언제 잘릴지도 모르고요. 이용자가 싫다하거나 센터의 코디네이터가 그만하라고 하면 우리는 그날 일이 없어지거든요. 대체인력도 없어서 명절날에 집에 내려가기도 힘들고요. 마음만으로 계속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장애인의 손과 발의 역할을 하는 활동보조인을 인격적으로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활동보조인 이미경 씨의 이야기

저는 일한 지 얼마 안 되었는지만, 이쪽 동네가 수명이 짧아요. 벌이가 안 되니까요. 저는 지체장애인의 활동보조를 주로 많이 하였는데, 거동이 힘든 장애인 이용자일 경우 활동보조인은 근력을 사용해야 해요. 또한 거동이 어려워 신변처리를 스스로 하지 못하시는 경우 활동보조인이 직접 도와드려야하지요.

지체장애인 이용자들의 경우 몸이 한쪽으로만 기울여지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이용자가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활동보조인은 반대쪽에서 지탱을 해주어야 해요. 이렇게 한쪽으로 균형이 쏠리면서 힘으로 지탱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활동보조인의 몸의 균형이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균형이 깨지게되요.

또한 쓰러지거나 넘어지지 않고 지탱하기 위해서 엄청난 집중력과 에너지가 필요해요. 몸을 움직이는 찰나에 집중하지 않고 힘을 쓰지 않으면 순식간에 돌이킬 수 없이 큰 안전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죠.

몸을 지탱하는 보조를 하는 많은 활동보조인들은 자신의 근육이 늘어지거나 파열되는 일이 있다하더라도 이용자를 다치게 하면 안 된다는 의식이 있어요. 그래서 위험한 순간에도 이용자가 다치지 않게 하려고 과도하게 힘을 쓰다보니 근육과 신경에 무리가 와서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다반사에요. 사람의 몸은 벽돌이 아니라서 함부로 들었다 내려놨다 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더 힘과 노고가 들고, 또한 움직일 때 사고가 나지 않으려면 이용자의 정서도 편안해야 하기 때문에 육체노동과 더불어 감정노동도 해야할 경우가 정말 많아요. 산재를 신청한다고 해도 중개기관에서 받아주지 않거나 받아주더라도 결국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많은 활동보조인은 아예 산재보험의 도움을 받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해요.

또한 활동보조인들은 이용자들의 신변처리, 목욕, 위생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경우 원치 않게 이용자와 몸이 접촉되야하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욕창이 많이 생겨서 약을 발라 관리를 해야하는 경우, 심하면 신체의 모든 부위에 다 약을 발라야 하는 일도 생기죠.

그럴 때 남성이용자가 여성보조인에게 더 깊숙한 곳에 손을 넣어 약을 발라달라, 그쪽이 아프다고 말을 했던 경우가 있었어요. 약을 바르거나 안티프라민을 발라 근육이 경직된 곳을 풀어주는 것은 이용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이겠지만, 활동보조인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디까지 손이 가야 하는 것인지 애매한 지점에서 성희롱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참 많아요. 이러한 일은 주로 이성간 서비스제공 시 주로 많이 발생하는 문제이지만, 동성간의 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라고 봐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지만 복지부나 제공기관에서는 올바른 활동보조 서비스제공을 위한 어떠한 지침이나 교육도 제시하지 않고 있어요. 그냥 둘이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일까요?

많은 이용자들은 활동보조인에게 원하지 않는 일이면 거부하면 된다라고 쉽게말씀들을 하시지만, 활동보조인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이용자가 요구하여도 그것이 꼭 필요한 서비스일 경우에 활동보조인은 직업윤리상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했을 경우, 그것이 이용자에게 섭섭함이 되어 활동보조인이 일을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에요. 이용자들의 심리적인 불만족, 섭섭함에 의하여 활동보조서비스 제공의 안정성은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어요.

또한 서비스제공이 대체로 사적인 공간에서 두사람사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서비스제공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하여도 그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의논하기 힘들어요. 활동보조인은 자신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려해도 그것이 이용자의 사적인 생활과 모두 연결된 경우가 많아서, 장애인 이용자들로부터 비밀보장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을 받게 되기 때문이지요.

이용자의 경우 활동보조인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기본적으로 먹고, 자고, 입고, 씻고, 이동하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모든 권리들이 박탈당한 상태였고, 또 가족들에게 얽매여 있던 거잖아요. 그렇다보니 활동보조인이 생겼다는 것 자체만으로 정말 만족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하는 어려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자기 몸을 스스로 일으키지 못하는 장애인의 경우 활동보조인이 없는 시간대(주로 야간)에 고립된 장소에서 혼자 넘어지거나 했을 경우에는 신변처리를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냥 넘어진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있어야 하는 거죠. 이것은 장애인의 생활시간을 복지부가 임의로 몇시간으로 제한하면서 생긴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 일을 해보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은 활동보조인의 인권과 처우의 문제는 장애인 이용자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땔래야 땔수 없는 부분이 정말 많다는 것이죠. 장애인이용자, 비장애인 활동보조인 경계를 만들기보다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평등하게 연대하며 개선시켜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사회복지의 날인 2010년 9월 7일 종로 보신각에서 정부의 복지정책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장애인활동서비스 이용자 자연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예산을 편성해 활동서비스 신규신청을 금지하고, 장애등급을 하락시켜 활동보조를 중단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가짜복지를 규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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