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MB식 동반성장'에 침 뱉었다

13일 동반성장포럼에 대기업 측 위원 전원 불참하기로

재계가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동반성장 구호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대통령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대기업이 국정 과제를 대놓고 무시한 것은 몹시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정치 상황 등과 맞물려 주목된다. 또 정부의 내년도 대기업 관련 정책이 난항을 겪으리라는 점도 예상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불균형 및 불공정 거래 관행이 정치 쟁점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우리라는 것이다.

오는 13일, 동반성장위원회 설립 1주년을 맞아 열리는 '2011동반성장포럼'에 전국경제인연합이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열리는 동반성장위 본회의에 9명의 대기업 측 위원이 참석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전경련 측은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 9명 전원이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설립 당시부터 주장해 왔던 '이익공유제'가 반시장적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경련 측이 내건 불참 이유다.

동반성장위는 대기업측 위원 9명, 중소기업측 위원 9명, 공익위원 6명, 정운찬 위원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LG전자 남영우 사장, 현대차 정진행 사장, SK텔레콤 김준호 사장, 포스코 정준양 대표이사 회장, 현대제철 우유철 사장, 현대중공업 이재성 사장, 두산중공업 정지택 부회장, 롯데쇼핑 노병용 사장 등 9명이 대기업 측 위원인데, 이들 전원이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한 것이다.

이들 대기업 측 위원, 그리고 전경련 등은 그동안 '동반성장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라는 입장을 취해 왔다. 형식적으로나마 동반성장위 회의에 참석했던 것은 그래서였다. 하지만 이번 불참 선언으로 '선을 넘어 버렸다'.

일단 13일 행사 자체는 예정대로 치러진다. 전경련 역시 동반성장위 탈퇴까지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집권 후반기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기업 정책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할 따름이라는 것.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들이) 이미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하루 전에 불참을 통보하는 것은 어린 아이와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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