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 강화한다던 MB, 왜 약속을 잊었나요?"

[기고] "MB정부의 부동산 세제 후진화, 브레이크를 걸자"

1.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세제는 선진화가 아니라 후진화다

이명박 정부의 조세정책은 한마디로 말해서 '무차별적 감세'라고 할 수 있다. 소득세 감면, 법인세 감면, 부동산 보유세 감면, 양도소득세 감면 등 이명박 정부 하에서 감세는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졌다. 그중에 가장 저돌적이라고 할 만큼 적극성을 보인 것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무력화를 핵심으로 하는 부동산 보유세 감면이었다. 이 세금에 대한 정부와 한나라당의 태도를 보면 '증오'라는 말을 써도 무색할 정도다. 2008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강만수는 "노무현 정부 시작할 때보다 아파트 가격이 3배 정도 뛰었다, 10년 동안 야인으로 있으면서 소득은 없는데 종부세만 냈다."며 종부세에 대한 사적인 감정까지 드러내면서 종부세 무력화에 앞장섰고, 결국 그의 바램대로 종부세는 이름만 남는 세금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부동산 보유세는 감세 꾸러미 안에 넣기에는 그 의미와 성격, 그리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다른 세금과 판이하게 다르다. 부동산 보유세는 소득이 많아서 내는 세금이 아니다. 그것은 공동체가 부동산 소유자에게 제공한 혜택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개념의 세금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집이 비싸다고 하는 것은 그 집의 위치가 좋다는 뜻인데, 그 위치의 유리함은 바로 사회 혹은 정부가 만들어낸 가치이다. 어떤 상가나 공장의 위치가 좋아지려면 정부가 도로, 공원, 학교와 같은 좋은 인프라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 가치를 향유하는 사람이나 법인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바로 보유세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는 너무 낮다. 혜택을 누리는 것에 비해서 부동산 소유자가 지불하는 대가가 너무 적은 것인데, 바로 이것이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하는 중요한 원인인 것이다.

또한 보유세는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있어서 다른 세금과 정반대의 효과를 낳는다. 다른 세금, 예컨대 소득세나 법인세를 높이면 소비가 줄어들고 투자가 위축된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보유세를 강화시키면 투기수요가 줄어들고 부동산에 짓눌렸던 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된다. 다시 말해서 보유세 강화는 투기를 억제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양약(良藥)과 같은 증세정책이다.

그런데 참여정부를 제외한 역대 정부에서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항상 보유세 강화를 회피해 왔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투기가 기승을 부리면 거래를 막고, 경기가 위축되면 투기를 부추기는 정책의 반복이었다. 보유세 강화를 왜 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하면 그때마다 '조세 저항'이라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조세 저항'은 변명에 불과하다. 오히려 권력과 부를 독점한 소수의 부동산 부자들의 저항 때문에 못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다가 참여정부에서 처음으로 보유세 강화 로드맵이 발표되었고 논란 끝에 그것이 입법화되었는데, 핵심이 바로 종부세였다. 요컨대, 종부세는 '보유세 강화'라는 개혁의 첫걸음이라는 큰 의미가 있는 세금이었다.

참여정부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형편없이 낮은 보유세 실효세율을 장기적으로는 선진국 수준(보유세 실효세율 1%)으로 높이는 것과, 두 번째는 '낮은 보유세-높은 거래세'라는 잘못된 조합을 '높은 보유세-낮은 거래세'로 조정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부동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향의 개혁을 정부와 한나라당은 다시 후퇴시켰다. 한마디로 말해서 부동산 세제의 선진화가 아니라 후진화를 감행한 것이다.

아래에서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얼마나 후퇴했는지를 선진국과의 비교를 통해서 알아보고, 보유세와 관련해서, 더 나아가서 조세 체계와 관련해서 진보진영이 어떤 개혁의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지 제시해보고자 한다.

2. 부동산 보유세에 관한 국제 비교

부동산 보유세 이야기를 할 때 정부와 한나라당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재산과세가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보유세 강화가 필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국의 부동산 세제 문제는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보유세 실효세율은 매우 낮고 거래를 위축시키는 거래세 비율은 매우 높은 비정상적 세제라는 데에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부동산 세제가 매우 반시장적이라는 것이다. 먼저 보유세 실효세율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2009년)인 반면, 미국·일본·캐나다·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그것은 모두 1% 이상이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주요 선진국의 1/10~1/7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낮은 보유세 실효세율은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낮은 것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2009년 현재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0.82%인데, 이는 주요 선진국의 1/4~1/2 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표 2> 참조). 이것은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에 대한 환수비율이 그만큼 낮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그것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선진국의 1/10~1/7밖에 되지 않는데 왜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1/4~1/2나 되는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왜 실효세율에 비해서 세수가 더 많은가 하는 의문이다. 그것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008년에 발표한 <2007년 말 기준 국가자산통계 추계결과>에 따르면 2007년 현재 한국의 토지가격은 GDP의 3.7배로 프랑스(3.0배), 미국(2.8배), 호주(2.8배), 캐나다(1.1배), 일본(2.4배 - 2006년) 등 주요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선진국에 비해서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세금을 더 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선진국에 비해서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고, 그만큼 노동자들의 주거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며, 그만큼 부동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갈등이 심각하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한국의 보유세와 거래세 비율 역시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거래세에 비해서 보유세의 비중이 훨씬 높은 반면에 한국은 거래세가 전체 부동산세에서 69.3%(2009년)나 차지하고 있다(<표 3> 참조). 주요 선진국들은 거래를 촉진시키는, 다시 말해서 시장 친화적인 보유세 비중은 높고 거래를 위축시키는, 즉 반시장적인 거래세의 비중은 낮은데, 우리는 정반대인 것이다.


3. 2003년 이후 부동산 세제의 변화 추이

그러면 이제는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보유세 실효세율과 GDP 대비 보유세 비중, 그리고 '보유세 : 거래세 비율'의 변화 추이를 통해서 이명박 정부 하에서 부동산 세제가 얼마나 후퇴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표 4>에서 보듯이 대한민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03년(0.13%)에서 2008년(0.19%) 까지 꾸준히 상승하다가, 2009년에는 다시 0.15%로 떨어졌다. GDP 대비 보유세 비중도 마찬가지이다. 2003년 0.53%이었던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2008년 0.96% 까지 높아졌다가 2009년에 가서 0.82%로 떨어졌다.


그뿐 아니라 '높은 보유세 - 낮은 거래세'라는 기준에서도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표 5>에서 보는 것처럼 한국의 거래세 대비 보유세 비중은 2003년 20.2%에서 2008년 33.2%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9년에 가서 증가세는 다시 꺾여버렸다.


이상에서 보는 것처럼, 이명박 정부 하에서 부동산 세제는 명백히 뒷걸음질 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부동산 세제 후진화의 핵심 원인은 종부세 무력화

부동산 세제가 전반적으로 후진화한 원인은 다름 아니라 종부세의 무력화에 있다. 참여정부 기간에 보유세 실효세율이 꾸준히 증가한 까닭은 2005년 말 종부세의 입법화 때문이었고, 2009년 다시 급격하게 후진화한 까닭 역시 2008년 말 이명박 정부의 종부세에 대한 무력화 때문이다. 이것은 2007년 2008년 만 해도 각각 2조 4천여 억 원, 2조 1천여 억 원이었던 종부세 징수액이 2009년에 1조 2천여 억 원으로 줄어든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9년의 종부세 세수는 2007년의 정확히 절반 수준이다. 반면에 중산층 서민들이 주로 부담하는 재산세 세수는 2008년 4조 4100여 억 원에서 2009년 4조 4200여 억 원으로 약간 높아졌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종부세 무력화의 대상에는 주택만 포함된 것은 아니었다. 정부는 "사업용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과중하여 기업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소비자에게 세부담이 전가되는 문제"(기획재정부 2008, <9·23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와 같은 현실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학의 기본 원리도 무시하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대면서 부동산 과다소유 기업에 대한 종부세 부담도 크게 낮춰줬다. 부동산 보유세가 전가되지 않는 가장 좋은 세금이라는 것은 재정학 교과서에 나와 있다. 또한 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의 기업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도 보유세가 높아서가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고 기술개발을 통한 이윤추구보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노리는 것이 훨씬 쉬운 풍토 때문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요컨대 이명박 정부는 거짓말까지 동원해가며 종부세를 무력화했던 것이다.

5. 거짓으로 일관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그러면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라는 대원칙에 대해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반대일까? 그렇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한나라당의 주요 의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의 부동산 세제는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의 길로 가야한다고 말해왔다.

◦ 나성린 의원 : "보유세를 인상하고 거래세를 인하하는 방향은 옳지만, 특정 계층에 대한 세금폭탄이 아닌 합리적인 수준에서 적절한 인상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2008.10. 7 재정부 국감)

◦ 박근혜 의원: "우리로선 (보유세 실효세율을 - 한나라당) 최대한 0.5%, 그것도 점진적으로 조정해야한다."(<동아일보> 2005. 09. 15)

◦ 이종구 의원 : "보유세 강화, 거래세 인하는 맞는 이야기다. 한나라당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조세일보> 2008. 10. 2)

◦ 남경필 의원 : "거래세는 낮추지만 보유세는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 (<문화일보> 2008. 09. 24)

◦ 이명박 대통령 : "보유세율 인상에는 찬성하지만 정책 추진은 점진적이어야 한다." (<데일리안> 2006. 12. 08)

◦ 이혜훈 의원 : "보유세 강화, 거래세의 단계적 폐지 등에는 찬성합니다." (<이코노믹리뷰> 2006. 10. 12)

◦ 이한구 의원 :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춘다는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반대할 생각이 없다." (<한국경제신문> 2004. 11. 11)

◦ 임태희 의원 : "원래 우리당(한나라당-인용자)의 기존 입장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하기 위해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 (<오마이뉴스> 2003. 11. 04)


위의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참여정부가 도입한 종부세와 같은 방식은 반대한다." 그렇다면 어쩌자는 건가? 참여정부가 도입한 종부세의 방법이 아니라면 보유세 강화를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한나라당은 종부세를 무력화하면서 보유세 강화의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제시한 적이 없고, 오히려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이미 너덜너덜해진 종부세에 구멍 내는 일만 계속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하겠다.

▲ ⓒ프레시안 (조형·사진=손문상)

6. 참여정부의 한계를 넘어서

참여정부의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와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은 대한민국의 부동산 세제가 가야할 방향을 어느 정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진보도 참여정부가 간 길을 따라가면 되는 걸까? 참여정부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이고, 다듬어야할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넘어서는 대안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

먼저 참여정부로부터 진보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부동산 세제 정책은 집권 초기에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동산은 한국 사회 기득권의 가장 안전한 물적 토대이고 이들이 만들어 놓은 그럴싸한 논리에 수많은 부동산 피해자들 까지도 감염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집권 초기에 부동산 세제를 둘러싸고 청와대의 구상과 여당(당시 열린우리당)의 입장, 그리고 정부의 생각이 서로 충돌하여 엄청난 혼선을 빚었다. 그야 말로 입법화할 수 있는 적기(適期)를 놓쳐버린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집권 3년이 지나서야 겨우 입법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진보 진영과 부동산에서 짓눌려 신음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지지할 수 있는 부동산 세제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왕좌왕하지 않고 집권 초기에 입법화에 성공할 수 있다.

그러면 참여정부가 추진한 부동산 세제에서 다듬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 참여정부는 토지와 건물을 하나로 보고 세금을 부과했는데, 이렇게 하면 보유세가 낮을 때는 별문제 없지만, 보유세가 높아지면 건물을 짓는 생산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 따라서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서 건물분 보유세는 내리고 토지분 보유세는 올리는 방향의 보유세 강화 정책을 써야 한다.

두 번째는 지가가 아니라 지대를 과세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인간이 만든 재화의 가격은 '과거'에 투입한 비용을 중심으로 가격이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투기가 일어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은 하락한다. 반면에 지가는 '미래'에 발생할 지대를 다 더한 값이기 때문에(지가 = 2010년의 지대 + 2011년의 지대 + 2012년의 지대 +…) 인간의 예측력을 생각한다면 매우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가령 어떤 지역의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토지가치인 지대에 변동이 없는데도 지가가 폭등하는 것을 우리는 종종 경험한다. 다시 말해서 지대와 지가 사이의 엄청난 괴리가 발생하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지대가 아니라 거품이 잔뜩 끼어 있는 지가를 과세표준으로 삼게 되면 불합리함이 발생한다. 따라서 당해 연도의 토지가치를 나타내는 지대를 과세표준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세제를 넘어서는 대안을 생각해보자.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려면 먼저 부동산을 바라보는 진보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한국의 진보가 부동산 문제를 주택문제로 축소해서 보는 습관을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 인간은 토지 위에서 활동한다. 진보는 주택의 관점에서 토지를 볼 것이 아니라, 토지의 관점에서 주택을 보아야 부동산 문제가 끼치는 사회경제적 해악을, 뒤집어 말하면 사회경제적 문제의 해법을 총체적으로 파악·제시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 문제, 정확히 말해서 토지문제는 인간의 모든 활동에 영향을 끼친다. 다시 말해서 토지문제는 주거문제 뿐만 아니라 신규기업의 시장진출 문제, 빈부격차 문제, 일자리 문제, 사회갈등 문제, 국가경쟁력 문제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데가 없을 정도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진보의 시각이 이렇게 바뀌게 되면 현재 진보의 무차별적 증세전략은 증세와 감세의 창조적 결합으로 바뀔 수 있게 된다. 이런 방향의 개혁이 가진 기본적인 생각은 이렇다. 기업에게 사업용이든 비사업용이든 소유한 부동산에 대한 토지세를 더 많이 내게 하는 대신 법인세를 깎아주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부동산 사 놓고 기다리거나 혹은 부동산 불로소득과 이윤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열심히 기술개발하고 서비스 수준을 높여서 이윤추구를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일반인에게 근로소득세를 깎아주는 대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일반인들도 부동산으로 돈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저축하고 소비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부동산에 짓눌렸던 생산의 용수철이 튀어 올라 경제효율이 높아짐과 동시에 일자리가 크게 증가하고, 부동산으로 인한 빈부격차가 줄어들면서 민간소비가 살아나게 된다.

이런 주장을 하면 혹자는 "법인세의 거의 대부분을 대기업이 부담하고 있는데, 그걸 인하하면 결국 대기업만 좋은 거 아닌가?" 그리고 "근로소득세도 전체 근로자의 50% 정도만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감면하면 결국 고소득자들만 이익을 보는 거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 엄청난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대지주'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런 의혹은 해소될 것이다. (<국민일보>의 보도(2005. 9. 25.)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소유한 부동산은 18조 7천 억 원이고, 롯데는 9조 5천 억 원, 현대자동차 8조 7천 억 원, LG는 6조 1천 억 원, SK는 7조 7천 억 원으로 조사되었다.)

대지주인 대기업들은 법인세가 줄어드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토지세를 납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근로소득세를 많이 납부하는 사람일수록 고가의 주택이나 부동산을 소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생각하면 결국 이들도 토지세를 많이 납부하는 대신 근로소득세를 감면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진보는 단순히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세제를 후퇴시켰다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그리고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부동산 세제를 단순하게 따라갈 것이 아니라, 참여정부가 정책의 입법화 과정에서 보였던 좌충우돌 과정과 정책 내용의 불철저함에서 철저히 교훈을 얻고, 더 나아가서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전략을 세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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