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등에서는 오염원 저감 및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그러나 왠지 공허하다. 그동안 수많은 대책이 쏟아졌고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 등에서 무수히 많은 지적과 비판을 했음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연합은 지난 3~4월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 오염 실태를 조사했다. 상황은 심각하다. 미흡한 시민 의식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행정기관 간의 엇박자 행정이 사태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무허가 음식점 관련된 환경부, 자치단체, 세무서 간의 엇박자 행정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신용카드 영업까지…
팔당 상수원 보호 구역인 광주시 남종면과 남양주시 조안면 일부 지역에는 각각 63곳과 66곳의 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광주시의 무허가 음식점은 15.8%인 10곳이었으나, 남양주시의 경우는 무려 63.6%인 44곳에 달했다. 올해 동일 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 일부 폐쇄된 음식점도 있었으나 새롭게 확인된 무허가 업소가 있는 등 작년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특히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 유적지 부근의 일부 천막 무허가 음식점의 경우에는 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와 음식물 찌꺼기 등이 상수원으로 유입되고 폐기물을 집단 소각하는 등의 오염 실태가 확인되었다.
이들 무허가 음식점의 경우 대부분 카드 단말기를 두고 신용카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신용카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세무서에서 사업자 등록증을 교부받아야 하며, 이 등록증은 영업신고증 또는 허가증이 있어야 발급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허가 음식점이란 자치단체에게 신고 또는 허가를 받지 않은 곳을 말한다.
관련 내용을 관할 세무서로 질의해 뜻밖의 답변을 들었다. "세금 징수를 위해 무허가 음식점에게는 미등록 가산금을 받고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세무서에서는 "국립공원에서 무허가 영업을 해도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한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사용은 고가의 음식점과 단체 손님 영업을 가능하게 만들어 무허가 음식점이 번성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상수원 보호 행정을 총괄하는 환경부에 질의를 했다.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고 무허가 음식점에 대한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에 있기에 단속을 더 철저해 해줄 것을 권고할 뿐이라고 한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도 무허가 음식점의 경우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만약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일반인이 무단 취사 및 폐기물을 투기하다 적발되면 수도법 등에 의해 최대 1000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동일 지역에서 상시적인 무단 취사행위라 할 수 있는 무허가 영업의 경우는 적발돼도 고작 100만~300만 원 정도의 벌금만 낸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허가 업소는 고가의 음식과 단체 손님 등 신용카드 영업을 통해 벌금을 내고도 남을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상수원 지역에서 6 ~7회 무허가 음식점 영업으로 적발돼도 계속 성업 중인 곳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동일 주소에서 다른 이름으로 영업을 하거나 인근 주소로 옮겨 영업하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다.
무허가 음식점의 심각성은 식수원을 위협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공동체를 파괴하는 원인이 되는 점도 있다. 팔당호 지역은 수질 보호를 위해 정책적으로 유기 농업이 권장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일부 무허가 음식점의 호황은 기본적인 농업에 대한 의지마저 흔들리게 하고 상대적 박탈감에 준다. 최근 농업을 포기하고 주택을 개조하거나, 화원, 버섯 재배사 등으로 허가된 곳을 음식점으로 개조하는 사례가 빈발하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혈세, 투입하면 뭐하나
환경부 등 행정기관에서는 매년 상수원 보호를 위해 천문학적인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행정기관에서는 오염을 부추기는 무허가 음식점 영업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 그리고 자치단체에서는 형식적인 단속만 한다. 결국 수도권 2300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 보호구역에서는 상수원 보호 행정,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무허가 업소 행정, 세무행정이 서로 박자가 맞지 않는 것이다.
팔당호는 현재 '무허가 보호구역'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불법 보호구역', 또는 '무늬만 보호구역' 이란 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상수원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어느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가 생각난다. "상수원이 상수원다워야 상수원이지." 행정기관과 우리 모두 잊어서는 안 될 말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