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박병규-김영삼 '칸나바로-김남일을 꿈꾸며'

[스포츠] "앞에 영삼 있으면 편해" "뒤에 병규 있으면 든든"

울산 현대는 K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전력을 보유한 팀이다. 당연히 신인급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틈은 상대적으로 적다. 각 포지션마다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탓이다.

그러나 프로 2년차임에도 당당히 울산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24세 동갑내기 친구인 박병규와 김영삼이다.

박병규는 프로에 데뷔했던 지난 시즌 34경기에 출전하며 단숨에 울산의 주전 중앙 수비수로 도약한 인물이다. 178cm의 단신이지만 침착성, 경기를 읽는 눈, 안정적인 볼처리 등 수비수로서 갖춰야 할 요건들을 고루 갖춰 신장의 열세를 상쇄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6경기에 출전하며 데뷔 첫해 프로 무대에서 호흡을 조절했던 김영삼은 지난 8월 A3대회 이후 울산의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굳혔다. 중고등학교 시절 1982년생 선수들 가운데 최성국, 주광윤과 함께 '최고의 선수'로 손꼽혔던 김영삼은 올 시즌 이호, 김정우 등의 공백을 너끈히 메우며 울산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20일 알 샤밥과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르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에 머물고 있는 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서로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박병규 : 내 앞에 김영삼이 있으면 수비가 더 편하다. 팀에는 스타플레이어가 있고 궂은 일을 도맡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김영삼은 후자에 속한다.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존재다. 최근 자신감도 충만해 있어 보기에 좋다. 흠 잡을 데 없지만 큰 대회를 자주 뛰어보고 경험을 더 축적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김영삼 : 박병규는 최종수비수로 침착성이 돋보인다. 다른 수비수에 대한 커버 플레이가 워낙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병규가 뒤에 있으면 항상 든든했다.

▲대표팀 승선에 대한 욕심은 없나?

-박병규 : 올림픽 대표팀 이후 신경 안 쓴다. 하면 좋겠지만 마음은 비우고 있다.

-김영삼 : 아직 내 플레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프로 1년차 때에는 수비-공격 다 힘들었다. 2년차 접어들어 수비에는 부쩍 자신감이 붙었지만 부드러운 공격전개 능력이 좀 부족한 것 같다. 같은 포지션인 김두현, 김정우, 이호는 내가 봐도 너무 잘 하기 때문에 내가 대표팀에 뽑히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닮고 싶은 선수가 있나?

-김영삼 : 김남일의 플레이를 닮고 싶다. 내가 추구하는 플레이는 수비-공격 7대3 비율 정도다. 김남일은 그리 큰 체격은 아니지만 정말 같은 포지션에서 본받을 만한 플레이를 펼친다.

-박병규 : 나는 K리그의 중앙 수비수 중 가장 단신이다. 전남의 유상수 정도가 나와 키가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칸나바로를 보며 위안을 삼았다. 176cm 정도의 단신인 칸나바로가 탁월한 스피드와 점프력을 앞세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펼치는 모습을 보며 희망이 생겼다. 지난 A3대회 때 만난 감바 오사카의 미야모토도 인상적이었다. 키가 작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진짜 작더라. 그러나 그는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일본 대표팀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해 왔다. 사실 나는 단신이기에 팀에서 주전으로 뛰어도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칸나바로와 미야모토를 보며 다른 장신 수비수들이 갖지 못한 장점을 보인다면 키가 크지 않아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외진출에 대한 욕심은?

-박병규 : 유럽 진출은 내 능력으로는 무리일 것 같다. 기량 발전을 위해 유럽을 택해야 했다면 더 어렸을 때 갔어야 했다. 지금은 J리그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 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보고픈 욕심이 가장 크다. 얼마전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이천수가 극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려 홈팬들이 이천수의 이름을 연호한 적이 있다. 그때 전율을 느꼈다. 그런 느낌을 많은 관중 앞에서 매 경기 맛보고 싶다.

-김영삼 : 내 목표 역시 J리그다. J리그의 아기자기한 축구 스타일을 좋아한다.

▲친구와 함께 경기에서 뛰니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박병규 : 김영삼과 함께 뛰니 좋다. 포지션이 다르니 경쟁관계도 아니고, 아무래도 잘 아는 사람과 그라운드에서 뛴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김영삼 : 대학 4년 동안 함게 뛰어 와 호흡도 잘 맞고 좋다. 사실 지난해에는 내가 후보로 있는 반면 병규는 주전을 꿰차고 있다 보니 말 한마디 하기도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지금은 같이 뛰니 마음이 편하다.

▲올 시즌 목표는?

-박병규 :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클럽챔피언십에 나가고 싶다. 그런 큰 무대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 물론 K리그 우승은 당연한 목표다.

-김영삼 : 나는 K리그 우승을 맛보고 싶다. 지난해 팀이 우승을 하긴 했지만 솔직히 내가 우승을 차지한 느낌이 없었다. 워낙 출전기회가 적었던 탓이다. 그러나 올 시즌 출전기회가 늘어나다 보니 '내가 팀을 우승시켜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만약 올해 팀이 우승하면 진짜 우승의 느낌이 들 것 같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경기수가 적은 토너먼트 대회 아닌가. 경기수가 많은 K리그의 우승이야말로 진정한 우승의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