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갯벌이 끈적이는 치부를 드러낸 채 엎드려 있네
엉덩이 아래께로 비집고 나온 몇 가닥의 음모,
검은 나무 어살이 삐죽삐죽 삐져나와 있네
매끈하고 탱탱한 갯벌의 허벅지
혀끝으로 핥던 바람이 거친 호흡을 가다듬네
저 잠깐 쉬었다 가도 되나요? 아무 데나 파고들어도
기꺼이 받아 줄 것 같은 갯벌
서해 파도에 질척한 갯벌을 담그고 있던 시화댁
전 임신한 여자예요, 불문곡직하고
입부터 틀어막던 사내들이 줄지어 기어올랐네
조갯살 하나 없이 까발려진 음부, 벌렁
나자빠진 시화댁은 처음이자 마지막 유산을 했네
사내들은 헐거워진 자궁에 자갈과 시멘트를 채워 넣었네
비릿한 소문이 갯마을 밖으로 나돌았지만
시화댁을 매장한 사내들은 유유히 사라졌네
오돌토돌해지는 새만금 속살 핥으며
어깨 넓은 파도가 밀려들어오고 있네 갯벌은
오직 바다에게만 질퍽거리는 몸을 허락하네
약력: 1971년 전북 정읍에서 출생했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거미』가 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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