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부(先富)론에서 공부(共富)론으로"

'불균형 해소, 농촌 배려' 쪽으로 경제운용 전환

"선부론(先富論)에서 벗어나 공부론(共富論)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사흘간 진행돼 온 중국의 연례 경제공작회의 결과가 1일 저녁 관영 〈신화통신〉 등을 통해 일부 공개된 후 현지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회의가 향후 중국의 경제운용 전략 변화를 함축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창한 성장우선주의인 '선부론'에서 벗어나 균형과 분배를 우선시하는 '공부론'을 통해 각종 사회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중국 지도부가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새로운 5개년계획(11.5계획)이 시작되는 만큼 그동안의 성장전략과 다른 경제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이번 회의를 통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민중에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내년에 수행할 주요 경제분야 임무로 못박았다.

특히 농촌지역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눈에 들어온다. 8대 주요임무 가운데 하나로 '사회주의 새농촌 건설'을 제시했다. 안정적인 식량 생산, 식량의 자급자족, 전면적인 농촌개혁 추진, 농업세 완전 폐지 등의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여기에 농촌지역의 의무교육에 대한 투자도 증대시킬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혔다. 이는 내년부터 2년 내에 농촌의 의무교육 과정에서 모든 학비와 잡비를 면제해주겠다는 중국 정부의 최근 발표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또 취업을 경제사회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삼았다. 동시에 건전하면서도 중국의 경제발전 수준에 상응하는 사회보장체계를 수립하며 도시 육체노동자들의 합법적인 권익 보호방침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과거에 소외됐던 빈민과 실업자, 농민, 내륙지역 주민 등 약자층을 먼저 배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동안 선부론을 통해 축적된 부를 빈민층이나 농민층, 서부지역으로 돌림으로써 계층간, 도농간, 지역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공부론'의 강력한 뜻이 읽혀진다. 한국의 농촌 잘살기 운동인 새마을운동이 중국에서 새롭게 부각됐다는 것도 이런 맥락을 알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경제공작회의는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돼 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한 뒤 최근 2년간 중국 지도부 내에서는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아직 중국은 성장우선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세력들은 "성급한 분배정책이 중국경제의 발전동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반론을 전개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중국 지도부가 긴축정책을 추진하기로 하자 천량위 상하이시당 서기가 공식회의에서 원자바오 총리에게 직설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혔다는 얘기도 있다. 원 총리는 이른바 공부론의 강력한 후원자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서방언론에 많이 거론되는 상하이 지도부의 교체 논란도 사실 그 배경에는 경제정책 방향을 둘러싼 노선싸움도 얽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공부론이 확고한 경제전략으로 채택된 것은 '상하이방'이라는 세력의 퇴조와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욱일승천하는 중국경제의 성장은 사실 선부론의 영향이 컸다. 덩샤오핑이 1978년 11기 3중전회 직후 "먼저 일부 지역과 일부 사람이 부유하도록 하고 난 뒤에 최종적으로 공동부유를 실현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뒤 선부론은 중국경제의 운용원칙이 됐다. 선부론은 그 뒤 개혁개방의 기본이념이 됐고, 상하이 등 동부 연해지역의 급성장을 유도했던 것이다.

따라서 내년부터 달라질 경제전략이 향후 중국 전반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11.5계획을 통해 당 지도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샤오캉(小康, 중류수준의 생활) 사회'의 건설이 이뤄질지, 아니면 중국경제의 경착륙이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지에 경제전문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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