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이돌 그룹 BTS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BTS는 어떤 점이 특별하길래 언어와 국경을 넘어서 사랑을 받고 있을까? BTS의 인기의 뒷면에는 전세계적인 시장 트렌드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보다는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호한다. BTS는 사회문제를 포함해서 사람들이 현실에서 부닥치는 다양한 얘기를 자신들의 말로 노래함으로써 공감을 얻어낸다. 또한 BTS는 팬들의 얘기를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듣고 실행하려는 '소통'하는 친근한 스타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팬들이 더 열광한다.
예쁘게 포장된 남의 얘기가 아니라 자신들의 진정한 생각과 모습을 노래와 공연을 통해서 보여주는 '진정성'이 BTS의 특별한 점이다. 현재 전세계 소비자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아티스트가 좀 투박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생각과 모습을 보여줄 때 더 좋아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BTS의 성공요인은 '실력'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노래, 춤, 랩에서 출중한 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실력에 공감, 소통, 진정성이 결합되어 큰 폭발력을 발휘하면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BTS의 성공은 한류의 미래 방향에 대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필자)
최근 BTS(방탄소년단)가 큰 인기다. 한국인만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한국어로 노래를 하는데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수많은 나라에서 청소년의 롤모델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계 팝시장 인기의 척도인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여러 번 1위를 했으며, 2018년도에는 미국 앨범 판매량에서 2위를 기록하였다. 이런 것을 보면 특정 층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성별과 나이를 떠나 다양한 사람이 좋아하는 그룹임을 알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시장인 미국에서 인기나 매출 면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K-POP이라고 불리는 한국음악의 역사에서는 물론이고, 영어 외의 언어로 노래하는 가수로서도 처음이다.
BTS의 세계적 인기는 무엇 때문일까?
BTS는 얼핏 보면 기존의 한국 아이돌 그룹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7명의 멤버가 랩, 댄스, 보컬 등으로 역할을 나누어 맡고 K-POP의 인기 장르인 힙합을 위주로 하면서 발라드, R&B 등이 가미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물론 댄스, 보컬, 랩 실력이 출중하지만 이들만큼 잘 하는 그룹이 없지는 않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이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 가장 큰 차이는 ‘팬들과 진정으로 공감, 소통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K-POP은 1990년대부터 일명 ‘기업형 아이돌’이 주도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연예기획사라고 불리우는 회사가 재능 있는 연습생을 선발해서 체계적으로 훈련시키고 내부 경쟁을 통해서 선발한 후에 각자의 재능과 장단점을 적절히(상업성이 있도록) 조합하여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방식을 사용해서 성공하였다.
이렇게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아이돌 그룹은 거의 모든 것을 회사가 결정한다. 예를 들어, 그룹의 이미지(예를 들어 '청순', '큐티', '상남자' 등), 음악의 작사/작곡, 심지어는 방송에서 할 얘기까지 모두 회사에서 정해준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과거 이미자, 조용필과 같은 가수가 타고난 재능을 가진 장인이 스스로 모든 것을 조달해서 수작업으로 만들어내는 소수의 명품이었다면, 아이돌 그룹은 상업적으로 기획하고 생산하는 대량생산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즉, K-POP도 일반 산업이 거쳐 온 과정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왔다 할 수 있다. 그런데, BTS는 자신의 생각을 자신이 작곡, 작사한 노래로 얘기하고 있다. 즉, 사람들이 대량생산 제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BTS의 특별한 점이다. 이 글에서는 BTS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일반 산업의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이것이 한류의 미래 방향에 대해서 갖는 시사점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BTS의 성공요인은 BTS 멤버 개인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들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소속사, 그리고 더 나가서 우리나라 K-POP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공감(Empathy)
BTS가 다른 그룹과 첫 번째로 다른 점은 ‘공감’이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BTS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노래로 만든다. 이들은 10대, 20대가 고민하는 취업, 경쟁, 왕따, 학교폭력 등을 노래한다. 이런 주제는 기존의 기획사의 가수, 특히 아이돌 그룹이 거의 다루지 않던 주제이다. 따라서 BTS의 노래를 듣는 젊은이들은 노래 내용이 자신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에 쉽게 공감하게 된다. BTS 노래의 가사의 일부를 예로 들어 보겠다.
“3포 세대 5포 세대 그럼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 언론과 어른들은 의지가 없다며 우릴 싹 주식처럼 매도해 왜 해보기도 전에 죽여 …” – <‘쩔어’ 中>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취업이 어렵다, 수입이 적어서 저축은 꿈도 못 꾼다고 투정 부리는 것은 너희가 정말로 어려운 일을 겪어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우리 때는 훨씬 더 어려웠다. 그렇게 나약한 정신으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 안 되면 더 노력해야지…."
이것은 과장한 예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렇게 얘기하는 기성세대는 거의 없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훈계이지 공감이 아니다. 훈계는 듣는 처지에서는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반발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BTS는 훈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준다. 위의 BTS 노래의 가사를 듣는 젊은 세대는 최소한 자기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에 위로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설움을 받는 것은 연예기획사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BTS는 초기에 "너희는 회사빨(회사의 영향력)이 없어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못 뜰 거야"라는 얘기를 수없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요즘 가진 것 없는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흙수저'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흙수저 젊은이들에게 흙수저 아이돌이었던 BTS의 성공은 일종의 롤모델이면서 큰 위로가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런 어려움은 꼭 젊은 세대나 대한민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많던 적던, 사용하는 언어가 무엇이던,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종류와 정도는 다르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공감해 주는 존재가 있다면 큰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BTS가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이처럼 팬들의 처지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소통(Communication)
BTS의 성공요인에 대해서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얘기 중 하나는 "BTS는 트위터나 유튜브와 같은 SNS를 잘 활용했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SNS 활용은 BTS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K-POP 가수가 일상적으로 하던 일이다.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초기에는 새로 생긴 소규모 회사여서 SNS 외에는 다른 홍보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SNS를 열심히 활용한 것은 맞다. 그렇지만 자금과 인력이 월등히 우월한 다른 기획사에 비해서 SNS에 투입하는 자원과 인력은 비교도 되지 않게 작았을 것이다. SNS에 투입하는 물량과 자원에 비례해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큰 기획사 소속의 가수나 아이돌은 진즉에 BTS 이상 가는 세계적인 스타가 됐을 것이다.
BTS가 SNS를 활용하는 방법이 다른 아이돌과 달랐던 점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과거의 가수나 아이돌은 SNS를 말 그대로 ‘홍보’의 수단으로만 생각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 예를 들어 신곡 출시나 콘서트 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앨범 홍보 전략의 일환으로 신곡에 대한 티저(짧은 소개 영상)를 배포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BTS도 물론 SNS를 이런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했지만, 그 외에도 멤버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나 연습 영상 혹은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영상으로 만들어 팬들에게 수시로 제공함으로써 팬들이 더 친근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였다. 커뮤니케이션은 양방향이어야 한다. 한쪽에서 하고 싶은 얘기만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과거에 미국 등 서구의 팝스타를 좋아하던 팬들이 대신에 K-POP 스타를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군림하는 스타가 아니라 친근감 있는 스타라는 점을 많이 들고 있다는 것도 소통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진정성(Authenticity)
BTS가 SNS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차별성을 보이는 또 다른 한 가지는 바로 '진정성'이다. 과거의 가수나 아이돌은 소위 '신비주의'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획사는 가수나 아이돌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숨겨 신비한 존재로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과거에는 팬들이 자신의 아이돌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신비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경향도 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장이 변하였다. 요즘의 소비자들은 가수나 아이돌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BTS 노래가사의 대부분은 멤버들의 생각과 경험을 가사로 녹여낸 것이다. BTS 기획사의 방시혁 대표도 BTS에게 처음부터 그들 자신의 얘기를 노래로 만들도록 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즉, BTS의 노래에는 자신의 진짜 생각을 반영하는 ‘진정성’이 있다. 좋은 메시지는 언제나 좋은 영향을 미친다. 거기에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의 진심이 결합되면 그 영향은 몇 십 배, 몇 백배가 된다. BTS 노래가사를 하나 살펴보자.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니가 내린 잣대들은 너에게 더 엄격하단 걸. … 우리 인생은 길어. 미로 속에선 날 믿어.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은 오는 거야…" – <‘Love myself’ 中>
BTS가 최근에 발표한 앨범 이름이 <Love yourself>이고 여기에 수록된 곡 중 하나가 ‘Love myself’이다. 앨범 전체가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진부한 메시지일 수도 있지만, BTS가 이를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심리학이나 교육학에서, 심지어는 뇌과학 분야에서 연구한 결과 중에 공통적인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사랑, 즉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어려운 일을 잘 견뎌내며, 심지어는 공부도 잘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고 이러한 불안이 폭력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큰 문제가 되는 학교 폭력이나 왕따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BTS 멤버들이 여러 번 고백하였듯이 이들도 많은 시행착오와 혼란을 겪으면서 자신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한다. 따라서 BTS는 이런 깨달음을 팬과 세상에 전하기 위해 노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메시지는 전하는 사람이 진심으로 얘기할 때 효과가 있다.
BTS 음악의 힘과 영향력은 이런 진정성과 공감에서 나온다. 똑같은 메시지라도 만일 기획사가 정해준 대로 전했다면 그 영향은 미미했을 것이다.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BTS의 메시지에 감동받아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고백을 하는 팬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고백을 하는 팬이 특정 연령층이나 특정 문화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진정성은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정성으로 맺어진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는 매우 단단하고 오래 간다는 특징이 있다.
요즘은 SNS 등, 정보의 원천이 많기 때문에 팬도 가수나 아이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메시지가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잘 안다. SNS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SNS를 활용해서 누구든지 쉽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본 모습이 훤히 드러나기도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해도 가식은 곧 들통난다는 것이다.
실력(Capability)
위에서 BTS가 특별한 것은 공감, 소통, 진정성이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BTS는 이것을 더욱 빛낼 실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BTS의 춤, 노래, 랩 실력은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실력이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임을 다양한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이 처음 BTS 멤버가 되기 위해 연습할 때의 영상과 비교하면 실력향상을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잘 알 수 있다. 팬도 이들이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소통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에 감동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실력이 엄청난 노력의 결과임을 알기에 더욱 사랑하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얘기한 고객과의 공감, 소통, 진정성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력이 없는 진정성은 조롱과 무시의 대상일 뿐이다. 뛰어난 제품과 좋은 서비스가 있어야 기업의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힘을 발휘하지, 진정성만 가지고는 고객을 움직일 수 없다.
한류의 미래
BTS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이유를 공감, 소통, 진정성, 그리고 실력이라는 말로 설명하였다. 이런 요인을 한류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한류의 인기를 지속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 정부와 한류 콘텐츠 산업에게 던지는 시사점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정부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문화 콘텐츠 관련 회사와 창작자, 아티스트들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정책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정책입안자들이 단순한 지원에서 더 나아가서 콘텐츠의 내용까지 정해주려 하면 문제가 생긴다. 좋은 문화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창의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거기에 더해서 BTS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아티스트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 녹아들어서 자유롭게 표현될 때 소비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전 세계 수십 억 명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모두 이해할 자신이 없다면 콘텐츠의 내용은, 명백한 불법만 아니라면, 창작자와 아티스트들에게 전적으로 맡겨두어야 할 것이다. 창작자들의 자유가 제한되면 콘텐츠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가 없어서 외면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민주화와 자유화가 크게 진전된 1990년대부터 콘텐츠가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상대적으로 다른 경쟁 국가에 비해서 대한민국에서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가 비슷한 정도로, 혹은 더 자유로운 점도 앞으로 상당 기간 한류를 포함한 콘텐츠의 경쟁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다. 물론 정부의 순수한 지원과 불간섭 원칙이 지켜진다는 전제 아래서다.
BTS의 예에서 또한 알 수 있는 것은 우선 콘텐츠 소비자의 경향이 SNS 등으로 인해서 크게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예쁜 가식보다는 투박한 진심을 원한다. 창작자가 소비자가 원하는 것만을 만들려고 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소비자는 창작자와 아티스트의 진정성 있는 본 모습을 원한다는 점은 참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소비자는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한다. 우리의 문화 콘텐츠는 과연 세계 소비자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려 하고 있는가를 항상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창작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소비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아름다움보다는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콘텐츠 소비자, 혹은 팬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하는 얘기를 진심으로 들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처럼 ‘군림하는 스타’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아티스트를 소비자들은 원한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 K-POP, 드라마, 영화 등의 한류 콘텐츠가 세계적인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실력 때문이다. 가수가 노래를 잘하고 연기자가 연기를 잘하며, 스토리가 재밌고 촬영을 잘하기 때문인 것이다. 공감, 진정성, 소통은 이러한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한류 콘텐츠는 기본적인 실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여기에 공감, 소통, 진정성을 더하면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지만 실력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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