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 무죄 '대구미문화원' 고문 피해자들, 형사보상 소송 낸다

[언론 네트워크] "국가는 고통 받은 억울한 세월, 책임져야 한다"

36년만에 무죄가 확정된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 고문 피해자들이 형사보상 청구소송을 낸다.

해당 사건 피해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 달 재심에서 무죄 선고가 난 후 여러 의견을 종합해 형사보상을 청구키로 했다"며 "관련 자료를 모아 이달 중 소장을 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형사보상 청구소송은, '형사보상법'상 재판 과정·수사 과정에서 구속 등으로 구금된 이후에 최종 무죄가 확정될 경우 구금돼 있었던 일수를 계산해 구금된 해당 연도의 최저임금법에서 정하는 하루 임금 '최저임금의 최대 5배'까지 보상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대구미문화원 고문 피해자들과 유가족은 당시 구금된 일수인 6개월 정도에 따라 형사보상 청구 액수를 정해 소송을 진행한다.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뒤 6개월 내 형사보상 청구를 하면 민법상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형사보상 청구와 별도로 이들은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검토 중에 있다. 대한민국 정부(법무부), 검사, 사건 관계자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금일수로만 보상이 이뤄지는 형사보상과 달리 국가 손배소송에서는 불법구금·고문피해를 고려해 배상액을 정한다. 형사보상· 국가손배소송 법률대리인은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이끌어낸 법무법인 '덕수'에서 그대로 맡는다.

▲ (왼쪽부터) 재심 무죄 선고 후 법원을 나와서 기뻐하는 피고인들과 유족 변호인. 고(故) 우성수씨 부인, 박종덕씨, 안상학씨, 법무법인 덕수 김진영 변호사, 손호만씨(2019.10.1.대구지방법원 앞) ⓒ평화뉴스(김영화)

무죄 선고를 받은 손호만씨는 "국가는 고문과 불법구금으로 고통 받은 억울한 세월을 책임져야 한다"며 "누명 벗는데 36년 걸렸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적절한 배·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덕(60), 함종호(62), 손호만(61), 안상학(57), 고(故) 우성수씨 등 5명은 1983년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다. 전두환 군사정부 당시 대학생으로 민주화운동을 하던 이들은 경찰에 연행돼 한 달 불법구금을 당하고 이른바 '고문 기술자' 이근안 등에게 가혹행위를 당해 허위 자백을 강요 받았다. 이어 합동신문조는 사건과 무관하게 '불온서적(이적표현물)' 소지 등을 이유로 별건 수사해 '국가보안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1~2년 징역형을 선고 받아 특별사면으로 풀려날 때까지 6개월 옥살이를 했다.

대구지법은 지난 달 1일 이들의 재심 공판에서 5명 전원에게 무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술서, 진술서, 심문조서, 자백은 경찰 불법구금과 고문 결과로 보인다"며 "검찰 증거만으로 법 위반 증명이 부족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또 "피해에 대해 위로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평화뉴스=교류 기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