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화의 새로운 희망을 본다"

[서평] 박재동 화백의 <십자군 이야기 1> 감상문

지난 4월부터 프레시안을 통해 인기리에 연재중인 <김태의 십자군 이야기>의 프롤로그와 1부가 <십자군 이야기 1>(길찾기 간)이라는 책자로 출간되었다.

독특한 그림과 풍부한 교양, 날카로운 현실 비판 등이 어우러진 <김태의 십자군 이야기>는 프레시안에 연재되면서 열혈독자층이 만들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인 김태권 씨는 2005년까지 총 6권으로 전체 시리즈를 완성할 계획이다. 현재는 책으로 묶인 1부의 다음 이야기인 2부의 프레시안 연재가 끝난 상태이다.

<십자군 이야기>의 저자 김태권씨는 1974년에 서울에서 출생해,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부터 사회과학 서평지 <그날에서 책읽기>, 서울대·부산대 교지 등에 만화를 연재해왔다. 2002년에는 한국 신문소설 연재 사상 최연소 삽화가로 기록되면서, 문화일보의 소설 <장정일 삼국지>의 일러스트를 맡고 있다.

'젊은 상상력으로 무장한 신예'라는 평을 받고 있는 그의 첫 책을 읽은 소감을 박재동 화백이 출판사에 보내왔다. 책에 실린 박재동 화백의 추천사를 출판사의 허락을 받고 게재한다. 편집자

***<십자군 이야기> 발간에 부쳐**

얼마 전 길찾기 출판사에서 <십자군 이야기>라는 만화를 내었으니 추천사를 좀 써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젊은 만화가가 이런 역사물을 만화로 그렸다는 자체가 신선하고 좋은 일이라 반가웠지만 내가 너무 바빠 그 만화를 다 읽을 시간이 없을 뿐 아니라 추천사 역시 후다닥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또 하나의 가외의 일이므로 몹시 부담스러웠다.

내가 당장 해야 하는 일도 아직 끝내지 못한게 한두 가지가 아닌 정황이니. 그러나 만화에 있어 새로운 시도라 궁금하기도 하여 일단 보내 보겠다는 출판사의 제의를 받아들이되 추천사를 쓸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기대는 하지 말라고 예방주사를 단단히 놓아두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책이 도착했는데 슬쩍 보니 흥미가 당겨 조금만 읽어 봐야지 하고 책장을 넘기는데 아니 이게 스톱이 되지를 않는 것이다. 그림도 간결한 것이 참신하고 특히 내용이 역사공부를 여간 한 것이 아닌데, 그것을 잘 소화해 내고 있을 뿐 아니라 오늘의 우리 현실을 같이 담아 두어 정말 리얼하게 다가오면서도 심심하지 않도록 짭짤한 유머를 섞어 놓아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지금 할 일이 많은데 내가 왜 이러지 왜 이러지 하면서, 할일을 않고 만화를 보고 있는 나를 미워하면서, 이번 단락만 이번 이야기만 하다가 이럴 수가! 그만 본분을 잃고 끝까지 보고 말았다. 그 것도 단숨에 말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십자군 전쟁에 관해서 상세한 지식을 갖고 있지 못했다. 보통 상식으로 알고 있는 그런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번 이 책을 읽고 내 자신이 이 부분에서 빵빵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에! 세상에 만화가 아니면 어떻게 그런 정보를 즐겁게 명료하게 얻을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만화의 힘이 아니던가! 물론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까지는 저자의 각고의 노력과 공부, 그리고 첨예한 시대 의식과 뛰어난 유머센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한편으론 우리나라 만화의 한 출구로서의 희망을 보게 되는데 왜냐면 요즘이 우리나라 만화의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다. 출판 만화시장이 죽어 잡지가 폐간되어 나가고 서점에서는 만화코너가 사라져 만화가 팔리지 않고 대여점에서만 유통되니 작가와 출판사가 죽을 지경이다.

우리 만화가들은 이러한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만화를 새롭게 되살릴 수 있을까 고민들 하였는데 우선 내린 결론은, 많은 길이 있겠지만, 우선 만화가와 출판사가 기존의 관행에 머물지 말고 새로운 기획, 즉 이제 새롭거나 심화되거나 전문화된 정보가 있는, 말하자면 취재와 공부가 되어 있는 만화를 그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위기가 곧 기회라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 하였다.

바로 이 만화 <십자군 이야기>같은 책을 말한 것이었다.

내 주위에서도 이 만화를 보더니 재밌다는 얘기를 한다. 기분이 몹시 좋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내 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만화는 재미있으면서도 수준이 있다. 이 만화를 보면 귀엽게 태어난 아기를 보듯 대견스럽다. 참 소중한 씨앗이 아닐 수 없다. 정말 많은 독자들이 이 만화를 보고 지식을 쌓고 시대를 통찰하는 즐거움을 가지시기를 원한다. 물론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이 만화의 발간을 축하드리며 이 작가와 이런 책을 기획한 출판사에 감사를 보내고 싶고, 앞으로 이런 기획이 많이 나와서 우리 문화계를 풍성하게 해 주면 좋겠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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