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광화문서 #뱅만 합창+떼창 이벤트 열린다"

[인터뷰] 김예찬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 팀장

오는 11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합창과 떼창 대회가 열린다. 서울이 '코리아문화수도'로 선정됐음을 기념하는 행사다. 100만 명 시민 참여를 목표로 한 대형 이벤트를 준비하는 코리아문화수도(KCoC)조직위원회(이사장 김석은)는 서울을 기점으로 매해 한국의 문화수도를 선정, 도시 문화정체성을 찾는 이벤트를 이어갈 방침이다.

코리아문화수도는 지난 2014년 3월 조직위가 창립하면서 시작된 사업이다. 유럽연합(EU) 설립 전인 1985년, 유럽의 문화 통합을 목표로 출범한 '유럽문화수도(ECOC)' 프로젝트를 본떴다. 매년 유럽의 두 도시를 문화수도로 선정하는 이 프로젝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1996년에는 아랍문화수도(ALECSO) 프로그램이 출범했고 2000년에는 아메리카문화수도(CAC) 프로젝트도 시작됐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만 이 사업이 없는 셈이다.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가 장기적으로 아시아문화수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프레시안 회의실에서 박인규 프레시안협동조합 이사장이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의 실무를 담당하는 김예찬 팀장과 만나 코리아문화수도 사업에 관해 물었다.

▲ 지난해 3월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가 주최한 '코리아백만대합창 삼일절 플래시몹'이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세상'을 합창했다. 주최측은 올해 더 큰 규모로 이 합창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광화문서 백만대합창 이벤트 열린다

11월 열릴 코리아문화수도 출범 기념 이벤트의 핵심은 '코리아백만대합창 #뱅만'이다. 100만 명의 시민이 참여해 새로 편곡한 '#뱅만 아리랑'과 '아름다운 세상'을 합창하는 행사다. 이 행사 후에는 한류 가수를 무대에 세운 떼창 공연도 준비 중이다.

앞서 조직위는 지난해 3월 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야외 중앙계단에서 약 500여 명의 전국 합창단원이 모인 플래시몹 행사로 '아름다운 세상' 합창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왜 합창일까?

김 팀장은 1873년부터 시작된 라트비아의 '노래와 춤의 축전' 행사의 합창 공연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매년 7월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은 약 2만 명의 합창단과 1만5000여 명의 춤꾼이 모인다. 라트비아의 축전 행사는 아래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김 팀장은 "합창은 남의 소리를 들으면서 내 소리를 내는 집단 예술"이라며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아리랑을 새롭게 편곡한 '#뱅만 아리랑'과 역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기는 '아름다운 세상'이 합창곡으로 적절하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조직위는 합창곡에 쓸 두 곡의 AR, MR 작업을 서울시와 함께 진행 중이다.

주최 측은 첫 코리아문화수도인 서울의 10월 이벤트 참고 모델로 미국의 대형 대중음악 페스티벌 코첼라를 참고했다. 코첼라나 글레스턴베리 등 세계적 페스티벌은 단순히 음악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가 함께 어우러진다. 주최 측이 합창과 떼창 공연을 아울러 배치하는 한편,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이벤트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이유다. 현재 조직위는 코리아문화수도의 의의에 동의하는 서포터 '수더분즈'를 모집 중이다.


첫 코리아문화수도, 서울

#뱅만 행사는 코리아문화수도로 조직위가 처음 선정한 도시가 서울임을 자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직위가 첫 문화수도로 서울을 선정한 이유는 역사성과 상징성 때문이다. 김 팀장은 "유럽문화수도의 첫 도시도 유럽 문화의 상징이었고 그리스의 행정 수도였던 아테네였다"며 "앞으로 전국의 다양한 도시가 문화수도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의 다양한 문화정체성을 발견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코리아문화수도는 오랜 기간 반목한 유럽의 통합을 기원하기 위해 1985년, 당시 그리스 문화부장관이었던 가수 메리나 메르쿨 리가 유럽 문화부장관 회의에서 주창해 출범한 유럽문화수도를 모델로 한다. 당시 유럽문화수도가 내건 두 가지 기치가 다양성과 동질성이었다. 각 문화수도의 특성을 보여주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한편, 전체 유럽은 하나라는 통합을 추구한 프로젝트다.

유럽문화수도의 경우 현재 유럽연합 정부가 추진하는 '크리에이티브 유럽'이라는 프로젝트 산하의 사업이다. 정부 주도 프로젝트다. 반면 코리아문화수도는 민간 재단인 조직위가 사업을 주도한다. 조직위는 유럽문화수도 관련 부서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

지금도 매년 이어지는 유럽문화수도 프로젝트는 6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다. 즉 올해 선정된 유럽문화수도는 6년 후 문화수도 행사를 거행한다. 각 나라의 행정 수도는 보통 한 곳이지만, 문화수도는 유럽 전역에 있다는 의의를 지닌다. 6년간 문화수도로 선정된 도시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벤트를 기획한다는 자치의 의의도 지닌다.

김 팀장은 "유럽문화수도의 경우 6년의 준비 기간이 주어지는 만큼, 시민의 참여로 도시 인프라 개선, 문화 정체성 발굴 등의 긍정적 효과를 낳는다"며 "유럽문화수도는 매년 두 곳이 선정되는데,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농촌도시라는 점도 우리가 참고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된 네덜란드의 레이우아르던(Leeuwarden)은 네덜란드 북부의 농촌도시다. '변화는 가능하다'는 주제로 미래 세대를 위한 건강한 지구를 지키자는 취지의 농촌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조직위는 코리아문화수도 프로젝트를 총 다섯 단계에 걸쳐 성장시킬 밑그림을 준비했다. 서울에 첫 문화수도 선정을 축하하는 올해 행사가 첫 번째라면, 내년부터 '대도시+농촌도시'로 두 문화수도를 선정하는 사업이 두 번째다. 한국에서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매해 두 개의 문화수도를 선정하자는 취지다.

다음으로 코리아문화수도를 유럽, 아랍, 아메리카 문화수도와 함께 하는 단계를 지나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도시도 연계하는 남북 공동 코리아문화수도로, 더 크게는 아시아 통합을 추구하는 문화수도 프로젝트로 이 행사를 키우자는 게 조직위의 목표다.

▲ 김예찬 조직위 크리에이티브 팀장.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 제공

한반도 평화 염원하는 행사로 성장하길

코리아문화수도는 아직 대중에게는 매우 생경한 행사다. 취지만 놓고 보면 지자체가 주도하는 '뻔한' 관광 상품과 뭐가 다르냐는 반문도 생길 법하다.

이에 관해 김 팀장은 "그 같은 우려 때문에 코리아문화수도는 (유럽문화수도처럼)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한다"며 "올해 서울문화수도의 경우 서울시는 #뱅만 합창 공연에 어느 정도 참여한다"고 전했다.

다음 달 11일부터 합창 공연 준비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코리아문화수도 취지에 동감하는 이들이 합창 연습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 이날 합창공연에 부를 두 곡의 편집 완성본이 공개된다. 이순재 배우,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의 서포터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한반도 평화와 지역 문화공동체의 복원을 염원하는 이들이 행사에 관심이 많다"면서도 "젊은 연령층이라면 이런 메시지에 관계없이, 광장을 가득 채울 즐거운 행사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지켜보시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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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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