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이름은 "국회 스마트워크센터 및 프레스센터". 프레스센터야 익히 듣던 말이지만, 스마트워크센터? 퍽 낯선 용어다(덧붙여 '및'은 너무 기이한 조어 방식이다. 건물 이름에 붙인 '및'은 처음 본다).
'스마트워크센터'에 대해 조사해보니 행정안전부가 몇 년 전부터 추진해온 일이었다. 그에 따르면, 스마트워크센터는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직원대상으로 시간과 거리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ICT,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원격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업무환경으로 2010년부터 구축 및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워크센터? 이 나라의 '언어'와 '행정'의 안전이 우려된다
그런데 행정안전부와 국회가 '스마트워크센터'라는 이렇게 낯선 영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한 신문 기사를 보니 "행정안전부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선제적 행정서비스, 빅데이터로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제15회 워크스마트 포럼을 개최한다"는 제목이 보인다. 도무지 어느 나라의 행정안전부인지 아리송하다. '행정 안전'은 몰라도 최소한 우리나라 '언어 안전'은 이미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행정안전부나 국회가 '스마트워크센터'처럼 영문으로서 더구나 전혀 일반화돼 있지도 않은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국가의 위신과 정체성에 부합되지 않는다.
심지어 행정안전부의 스마트워크센터 홈페이지에는 '스마트워는센터'라는 오자까지 버젓이 나와 있어 과연 국가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국민들이 '스마트'하다고 생각할까?
물론 이용률이 높은 정부 스마트워크센터도 몇 곳 있지만, 이용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정부 서울청사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이용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이용률이 저조한 몇 곳은 폐쇄된 적도 있다.
그런가하면 총 646억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국회 스마트워크센터'는 시작부터 낙찰가가 입찰 예정가격을 초과해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이렇게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 공간이지만, 아마 정기국회나 국정감사 기간 정도만 이용이 많고 평시에는 저조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에 스마트워크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오히려 국회 출장을 부추기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 진행되는 이러한 스마트워크센터를 '스마트'하다고 여기는 국민들은 매우 적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국회 스마트워크센터 공사는 무덥고 미세먼지 많은 오늘도 대형 트럭들이 굉음을 내며 자욱한 먼지 속에 그다지 '스마트'하지 않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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