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15kg에 2백30원 받고 우는 아주머니

<제주 감귤농민이 보내온 글> "우리에게 희망이 있을까요"

1억원의 빚 때문에 지난 18일 과수원에서 목매 자살한 제주 감귤농민의 기사를 본, 또다른 제주 감귤농민이 21일 밤 프레시안에 한 편의 글을 보내왔다.

이 글은 지금 외국과일의 수입 홍수 속에서 제주 감귤농민들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암담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15kg짜리 감귤 한 상자에 2백30원을 받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아주머니의 두 눈에서 눈물을 닦아낼 길은 정말 없단 말인가. 우리 모두 함께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편집자

***제주도 감귤농가들에게도 희망이 있을런지요?**

안녕하십니까.
먼저 프레시안이 이런 관심을 기울여 주시는 데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24일까지 제주에서는 감귤농가들의 집회가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만, 관계당국의 반응은 그저 예산타령만 합니다.

저는 제주도에서 감귤농사를 짓고있는 사람입니다. 올해는 감귤값이 너무 폭락하여 농사에 대한 아무런 미련도, 그리고 희망도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동안 제주에서 저희 선배들께서는 감귤농사를 하면서 자식들 대학까지 보내고 그런대로 장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면서 기대감속에 감귤농사를 지어 왔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3년 전부터 외국과일이 밀려 들어오면서 가격이 3년전보다 60%가량 폭락했습니다.

저가 최근 감귤값의 실례를 한번 들어볼까요?

저희 과수원 농가들은 작목반을 결성하여 수도권지역의 경매장과 계약을 한후 감귤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요즈음 15kg 1상자에 저희들에게 들어오는 돈이 5백원 미만입니다. 믿지 않으시겠지만 어떤 아주머니는 2백30원 받고는 너무 어이가 없으셨는지 선과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시더군요.

공판장에 항의도 여러번 하였습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것은 "품질이 안좋다", 심지어는 "쓰레기(감귤) 치울 비용을 보내라"는 말까지 듣곤합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혹시 '경매가격을 더 낮게 처리해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무시못하는 현실이구요, 아무런 힘도 없는데 칼자루는 그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지요.

경매사들도 믿지 못하겠으니 정말 어디다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감귤 한 상자를 서울에 보낼려면 상자비, 운임등 포함하여 3천원 정도 들어가는데, 가격이 이렇게 폭락하고 있습니다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매년 똑같은 대책만 재탕할 뿐이구요.

저같은 경우에도 생산량을 줄이라는 군청당국의 권유에 휴식년제에 참가하여 1천평정도 과수원에 약을 살포하여 1년동안 감귤이 안열리도록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올해에는 너무 작은 과일만 열려서 상인들이 사가지도 않고 골치만 아플뿐입니다.

이러다 보니 농가들사이에서는 관공서에서 권장하는 반대로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조섞인 말까지 돌고있으니 정말 막막한 현실이 아닐수 없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린 사유를 말씀드려야겠군요.

제가 감히 권하고 싶은것은 어려운 농어촌의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농민들이 이를 극복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버팀목이 될수있는 방안을 언론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제가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농가에서는 지금 너무 처참한 심정이기에 두서없이 이런글 올린 점 양해 하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감귤농가들에게도 희망이 있을런지요?

달빛 / 2003-02-21 오후 8: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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