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의 병무청장

<천주욱의 CEO 단상>

***노무현시대의 병무청장**

지난 15일의 일이다. 2003년도 징병검사 공고가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일간지 반 장 되는 크기의 광고였으니 한 신문사에 적게 잡아도 3천~4천만원 이상 광고비를 들인 것 같았다.

그러나 신문 반 장이나 되는 큰 광고였지만 전국 2백40여 곳의 신검지역과 일자까지 깨알 같이 적어 놓는 등 워낙 많은 내용을 빡빡하게 적어 놓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데 이런 것은 인터넷을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혹 병무청 간부나 청장은 인터넷을 잘 모를 수 있다 해도 이번에 군대 갈 1984년 출생자와 병무청 실무자들 중에는 인터넷을 모르는 젊은이는 1%도 안 될 것이다. 이번에 공고가 난 신문은 잘 안 봐도, 하루라도 인터넷을 하지 않는 젊은이는 없지 않을까?

그래서 아예 이번에 공고한 모든 내용을 병무청 홈페이지에 올려 놓고 "다음"이나 "야후" 등 포탈사이트나 검색사이트에 인터넷 광고를 한다든지, 또는 신문광고는 큼지막한 글씨로 "2003년 징병검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병무청 홈페이지 www.mma.go.kr에 실려 있습니다" 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참고로, 병무청 홈페이지는 비교적 잘 만든 사이트다. 그런데 이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이번에 공고한 내용은 여러 부분에 흩어져 있어 잘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즉, 신문 공고와 사이트는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막상 군대 갈 사람들은 인터넷과 친숙하고,병무청 높은 사람들은 고래의 대문짝만한 광고에 친숙한 것 아닐까?

이왕 그렇게 큰 광고를 한다면 그 내용 그대로를 병무청 홈페이지 어딘가에 그대로 옮겨 놓았더라도 좋았을 것 같다.

이와 관련, 몇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다.

1. 인터넷과 젊은이들이 결합되어 역사를 바꿀 정도로 세상이 변했는데, 가장 젊은이들을 상대하는 병무청이 이래도 될까?

2. 혹시 법률에 의해서 이런 광고를 중앙일간지에 필수적으로 하게 되어 있다면 그런 것을 시대에 맞게 고치는 게 개혁이 아닐까?

3. 병무청 홈페이지를 잘 만들어 놓고도 이런 공고는 옛날 방법 그대로 신문에 광고를 하는 것을 보면 병무청도 실무자들과 윗 사람들 간에 '인터넷 갭'이 있는 것은 아닐까? 2030과 4050의 갭?

4. 노무현 당선자는 어떤 기능이 있는 이런 이런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구체적인 요청을 할 정도로 인터넷에 밝다고 하는데, 이번 노정권 하에서는 인터넷을 잘 모르면 힘들지 않을까?

5. 그렇다고 해서 4050의 아날로그세대들이 기 죽을 필요도 없으며, 또한 전문가 정도로 골치 아프게 인터넷을 많이 알 필요도 없는 것 아닐까? 인터넷은 어느 정도만 이해 하면서(특히 자판을 빨리 칠 필요는 전혀 없다),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6. 마지막으로 병무청만 이럴까? 다른 정부기관이나 기업들 중에는 이보다 훨씬 더 한심한 사례도 많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나는 5060 컴맹세대"라면서 이메일 한 번, 자기 회사나 자기 부처의 홈페이지 한 번 열어보지 않는 사장이나 장관, 단체장 또는 간부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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