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대표의 정계은퇴 선언은 전격적이었지만, 유 전 대표 주변에서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정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 왔다고 전하고 있다.
유 전 대표가 밝힌 '정계은퇴'의 사유는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다"는 것이었다. 유 전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그래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난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이어 "지난 10년 동안 정치인 유시민을 성원해주셨던 시민여러분, 고맙습니다"라며 "열에 하나도 보답하지 못한 채 떠나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갑작스런 은퇴선언 아냐…오랫동안 거취 고민 해 왔다"
유 전 대표의 주변에서는 이같은 결정이 오래 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진보정의당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부터 유 전 대표가 '문재인이 당선되든, 박근혜가 당선되든 당분간 정치는 안 하겠다'라고 말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월 초 팬클럽 '시민광장'과의 인터뷰에서도 "2월 중으로 거취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갑작스런 정계 은퇴 선언을 내놓았다. ⓒ연합뉴스 |
그의 고민은 지난해부터 벌어진 일련의 정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88년 처음 정치에 입문한 이후 여러 방향의 정치적 실험을 해 왔던 유 전 대표는 지난해 통합진보당을 창당하며 '진보와의 손잡기'를 시도했으나, 4.11 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 문제로 당은 사상 초유의 폭력 사태를 겪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어야 했고, 끝내 분당 사태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이정희, 심상정 공동대표와 함께 그는 입을 닫았고, 이후 대선 국면에서 다시 등장한 다른 두 전 대표와 달리 최근까지도 그는 잠행을 고수해 왔다.
신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담긴 내용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쯤 출간될 예정인 그의 신간 <어떻게 살 것인가>는 여러 가지 시도와 실패를 겪으면서 생겨난 그의 고민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본인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고민도 책 내용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다"는 것이 유 전 대표 측의 설명이다.
유시민 전 대표는 1988년 이해찬 전 민주통합당 대표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2년에는 개혁국민정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당 대표를 맡았고 2003년 개혁당 소속으로 고양 덕양갑 지역에서 초선 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인 2010년에는 국민참여당을 창당했고, 그해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으나 김문수 지사에게 밀려 패배했다. 2012년 통합진보당 창당 작업을 주도하며 초대 공동대표를 맡았으나 총선 이후 부정선거 파동 당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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