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선언의 본질, 그리고 북미 협상 교착의 배경

[프레시안 심포지엄]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와 숙제 <1>

13일 프레시안 창간 17주년 기념 심포지엄 '남북 북미 화해 시대의 동아시아 평화공동체'에서 제 1세션 발제자는 이삼성 한림대학교 교수다. 이 교수는 먼저 남북, 북미간 정상 회담이 진행되기까지 동북아와 미국의 상황을 짚었다. 이어 현재 가장 큰 화두인 북미협상의 교착 원인에 대해 분석한다. 나아가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까지 제시한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이 교수가 북한의 태도, 그리고 미국의 태도에 따른 2018년 '평화 협상 국면'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부분이다.

이 교수는 싱가포르 북미선언의 근본 취지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평화협정도 아닌 종전선언이 마치 북한 비핵화의 대가인 것처럼 주장하는 미국의 태도는 일방주의라면서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보다 창의적이고 과감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그는 이번 협상의 향후 전망에 대해 첫째 안정적인 평화체제, 둘째 불안정한 평화체제, 셋째 미국의 군사적 압박 속의 북한 핵무장 강화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 교수의 발제문을 '북미 협상 교착 상태의 원인'과 '한국 정부의 과제와 향후 시나리오'로 나눠 2편에 걸쳐 <프레시안 지면에 싣는다.

첫번째 꼭지는 '싱가포르 선언의 본질, 그리고 북미 협상 교착의 배경'이다. 이어서 두 번째 꼭지는 '북한의 선택에 따른 북한 진로의 세 가지 시나리오'다.

6.12 싱가포르 선언의 핵심: 평화체제 구축 이전이 아닌, 그 안에서의 비핵화

6.12 북미정상회담은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북한을 처벌 대상인 ‘불량국가’ 취급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조약 체결’도 가능한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을 의미했다. 이 회담 직후 두 정상이 서명한 북미공동선언의 핵심은 북한이 “안심하고 비핵화를 진행하는 것의 조건으로 삼는 평화협정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미국이 받아들인 데 있었다.

2018년 6월 12일 발표된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은 이 성명의 전문(前文)에서 “새로운 북미관계와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굳건한 평화체제(a lasting and robust peace regime on the Korean Peninsula)의 건설을 앞세웠다.

그 다음 문구에서 평화체제의 구체적 내용을 명기했다: “미국의 대북한 안전보장 제공”(security guarantees to the DPRK)과 북한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흔들리지 않는 공약”(firm and unwavering commitment to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을 교환하는 것이었다.

이 성명은 이어서 네 개 사항을 명기했는데, 그 안에서도 제1항을 통해서 “새로운 북미관계 구축”을 일차적인 과제로 앞세웠다. 제2항은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a lasting and stable peace regime)가 그러한 새로운 북미관계 구축의 실질적 내용임을 확인했다.

이를 전제로 하여 이 성명은 제3항에서 “북한이 4.27 남북 정상간 판문점 선언(Panmunjom Declaration)을 재확인(reaffirm)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r)를 향해 노력할 것을 공약한다”고 명기했다.

이 성명은 이 공동성명의 규정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fully and expeditiously) 이행하기 위한 후속협상들(follow-on negotiations)을 진행할 것이며, 이 협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의 상응하는 고위급 인사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요컨대 이 공동성명의 요점은 “평화체제” 건설을 통한 북한 비핵화 실현이라는 큰 개념적 틀에 북미 정상이 공식 합의한 것을 의미한다. 그 틀은 곧 평화협정 체결에 의한 북한 비핵화의 진행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구체적 이행을 위한 후속 협상은 평화협정의 내용에 대한 협상이 될 것임을 말한 것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었다. 그 근거는 두 가지이다.

첫째, “새로운 북미관계와 지속적이며 굳건한 평화체제”의 건설을 추구함으로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는 원칙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서로 무엇을 교환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담긴 것은 아닌 포괄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북미관계 개선이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 이전에 북한이 먼저 일정한 비핵화 초기조치들을 이행해야 한다는 전제나 선행조건을 담고 있지 않았다.

둘째,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은 남북 정상 간의 4.27 판문점선언의 정신을 확인한다고 언명했다. 판문점선언의 핵심은 올해 안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를 고려할 때, 북한의 관점에서 6.12 싱가포르 선언은 미국 대통령이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북한 비핵화라는 대원칙을 공식 동의한 것이었다. 따라서 북한이 동의하지 않는 비핵화 선행조치를 평화협정 체결 이전에 요구하는 것은 그 대원칙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었다.

6.12 이후 북미 협상 교착의 원인: 북한의 비핵화 선행조치에 대한 미국의 요구

트럼프의 협상 전략은 처음부터 한편으로 경제제재와 유사시 군사적 위협을 포함한 ‘최대한의 압박’(maximum pressure)을 예비하고 위협하면서, 동시에 파격적인 대화와 협상이라는 두 가지 수단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3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제안에 흔쾌히 응하면서도 한달 후인 4월 9일 2002년 제네바합의 파기의 주역의 한 명인 존 볼턴(John Bolton)을 허버트 맥매스터(Herbert McMaster) 후임으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한 것은 그 점을 말해준다.

이후 시작된 북미 간 협상 교착은 8월 하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트럼프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취소하는 상황에까지 이어졌다. 북미 협상 교착의 근본 원인은 6.12 싱가포르 선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한 ‘평화체제 구축에 의한 북한 비핵화’라는 대원칙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이 평화협정 협상의 본격화 이전에 북한에게 비핵화의 일정한 선행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특히 비핵화 선행조치의 하나로 핵시설 리스트를 신고하고 심지어 핵무력의 일부, 예컨대 핵무기 일부와 ICBM 등의 해외반출과 같은 프런트-로딩(front-loading)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조치는 기본적으로 평화협정이라는 제도적 장치 안에서 북한이 미국의 대북한 안전보장과 경제 및 외교관계 정상화라는 조치들과 동시적 행동의 원칙에 따라 맞교환하여야 할 비핵화의 핵심적인 조치들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미국의 요구에 대해 북한이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은 크게 둘로 대별할 수 있다.

하나는 그러한 조치들을 평화체제, 즉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비핵화라는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평화협정 협상을 본격화하기 전에 그러한 선행조치들에 반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옵션은 미국이 요구하는 일정한 비핵화 선행조치들에 응하되, 미국에게 종전선언과 함께 경제제재 일부 해제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일정한 조치들을 맞교환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즉 평화협정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 이전에 미국이 요구하는 일정한 선행조치를 수용하되 미국에게도 경제 및 외교관계 정상화의 일정한 선행조치를 교환하는 방안이다.

그간 미국의 행동이나 한국 외교부의 설명에 비추어볼 때, 미국은 북한에게 일정한 비핵화 선행조치들을 요구하면서도 그에 상응한다고 북한이 판단할만한 조치들을 취하려 하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는 8월 19일경 "지난달(2018년 7월) 6-7일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결과로 미군 유해송환이 이뤄지면서 북미 간 신뢰가 구축됐고, 이후 양 정상간 수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속조치 추진 동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북미관계에 일정한 진전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동시에 외교부는 "미국은 아직 비핵화 관련 북한의 실질적인 조치가 없다는 인식 하에 추가 독자제재를 통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를 전제로 강경화 외교장관은 이 무렵 언론을 상대로 한 발언에서 “앞으로 협상과정에서는 비핵화 프로세스 구체순서, 대북 안전보장 방안, 북미관계 정상화와 비핵화간 관계 등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얘기는 “안전보장 방안, 북미관계 정상화와 비핵화 간 관계 등”과 같이 평화협정체제의 근간이 될 부분들에 대한 본격 협상은 그간 제대로 논의된 일이 없고, ‘앞으로의 협상에서의 쟁점’이라는 얘기였다. 다시 말하면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종전선언의 대가로 ‘핵 리스트’ 제출 등 ‘비핵화 조치들’을 압박하면서 추가적인 경제제재로 대북 압박을 지속하거나 강화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이는 북한의 관점에서는 평화체제의 골격을 구성하기 위한 본질적인 협상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에게 일방적으로 비핵화 조치 선행을 요구하는 행태에 다름 아닌 것이 된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바와 같이, 6.12 북미정상선언 이후 수개월간 북미협상에서 최대 이슈가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먼저 제거하는 가시적인 조치들(tangible steps)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이를 “강도적 행태”라고 비판하며 거부했다. 북한이 자신의 핵무력을 (일부라도) 먼저 내놓는, 이른바 ‘프런트 로딩’으로 불리는 조치를 취할 것을 미국이 요구해왔다는 것을 확인해준다.

국내 언론도 파악하고 있는 바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본격적인 비핵화에 앞선 일종의 선행조치(이른바 front-loading)로서 핵리스트 제출과 함께 북한이 가진 핵무력의 일부를 해외반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해왔다. 현재 북한의 입장은 핵리스트는 제출할 수 있지만 핵무력을 일부라도 먼저 내줄수는 없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현재까지 미국이 남북 간의 4.27 판문점선언과 북미 정상 간의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대원칙을 구현하기보다는 북한에 대해 실질적인 비핵화의 일부를 먼저 시작하도록 압박하는 데 열중함으로써 그 대원칙을 훼손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국내 일부 인사들은 미국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 예로 ‘한반도평화만들기’의 홍석현 이사장은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대로 핵시설과 핵물질의 20퍼센트를 미리 내놓는 행동(프런트로딩)을 취하고 미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체제보장을 해주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 역시 기본적으로 북한에게 핵무력의 일부를 미리 내놓는 조치를 요구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안보적·경제적 관심사(경제제재 해제 포함)의 일정표를 북한의 비핵화 일정표와 동등한 방식으로 맞교환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데 힘을 싣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먼저 일부나마 비핵화 선행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에게 신뢰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얘기로 된다. 홍 이사장도 북한이 비핵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못하는 이유가 신뢰 부족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게 먼저 신뢰구축 조치 선행을 요구하는 것은 전후가 맞지 않는다.

이런 제안들이 갖는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 북한이 이러저러한 비핵화 선행조치를 취하면 체제보장이든 경제발전 지원이든 국제사회가 대단한 선물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을 덧붙인다는 점이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 1994년 10월의 제네바합의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줄 수 있는 선물보따리를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 및 포기와 동시적으로 맞교환하는 협정이었다. 그러나 그 협정에 서명한 클린턴행정부조차도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의 견제에 밀려서 실행하지 못했다. 부시정권으로 바뀌자 끝내 협정 자체가 폐기되고 말았다. 적지 않은 의미에서 북한의 핵무장 매진은 그 결과였다. 그런데 이제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여 협상력이 훨씬 더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으로 하여금 동시적인 맞교환을 위한 협정도 아니고 그보다 한걸음 후퇴하여 일부나마 핵시설을 포함한 핵무력을 먼저 내놓으라는 요구를 북한이 신뢰할 만한 정상적 평화협상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에게 평화협정 협상에 앞서서 핵리스트 사전 제출을 요구하는 것 자체도 합리적인 건 아니다. 두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첫째 북한의 입장에서는 진실하게 핵리스트를 제출한다면 그것은 평화협정 협상의 본질적 부분의 일부로서여야 한다. 그러한 본격 협상 이전에 북한에게 먼저 요구하는 핵리스트 제출이란 북미 정상이 기왕에 합의한 대원칙에서 벗어나는 요구일 뿐 아니라, 북한에게 부정직한 행위를 강요하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 평화협정 협상이 타결은커녕 진행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출해야 하는 핵시설과 핵무력 보고서에 북한이 모든 것을 보고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실제 그렇게 해야 한다면 당연히 중요한 부분들을 빠뜨리는 불완전한 신고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행정부와 정보기관들, 그리고 정치권 전반은 그것을 트집삼아 평화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반대하는 구실로 삼을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에게 핵리스트 사전 제출을 요구하는 것 자체부터가 합리적인 전략은 아니라는 미국내 전문가들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란 핵협상에서 과학적 자문 역할을 담당했던 스콧 켐프는 현재 미국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것 같은 (북한 핵 관련) 신고가 필요하다는 가정은 오류라고 지적한다. “지금처럼 이른 시기에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북한이 거짓말을 하거나 불완전한 정보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7월 14일 타결된 이란과의 핵협상(Iran Nuclear Deal: 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도 신고 절차 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설사 이란이 신고했더라도 미국은 그 내용을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켐프는 “신고는 검증을 원활케 하는 높은 수준의 원칙과 목표가 정해진 뒤 이를 연계하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와 그 초기 조치로서의 핵 신고라는 행위는 포괄적인 평화협정 타결이라는 장치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는 뜻이다.

그는 “북한을 믿지 못하면서 신고를 바라는 것은 매우 순진하며 실제 안보 맥락을 전혀 개선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북한으로 하여금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갖도록 깊은 신뢰를 줄 수 있는 상호적인 행동을 취할 때만이 의미있는 북한의 핵신고가 이루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북한이 이미 핵무장을 완성하여 훨씬 높아진 협상력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에게 핵신고를 먼저 이행하도록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미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차라리 켐프가 시사한대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평화협정 체제의 일환으로서 북한 핵시설에 대한 보다 침투적인 접근권을 갖는 사찰 체제를 협상해내는 것이 실질적인 일이 될 것이다.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고 북중관계가 복원된 조건에서 미국이 군사적 압박으로 북한 비핵화를 관철할 수 있다는 희망은 미국도 포기했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에게 남은 수단은 경제제제이다. 미국은 집권 행정부에게 정치적 부담이 있고 미국 행정부 안팎에서 컨센서스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평화협정체제에 의한 북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대원칙을 정면으로 실천하기보다 북한에게 사전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경제제재를 최대한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하다. 군사적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번 역설한 것처럼 돈이 든다. 그러나 경제제제를 휘두르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 미국은 협상 장기화를 염두에 두면서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북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경제제제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전략이 이런 방식으로 유지된다면 북한은 협상에 임하되 진정한 비핵화 의지는 그나마 있었던 것 조차도 사라지게 될 것이며, 은밀한 형태로 핵무장을 강화하면서 궁극적인 핵보유국 지위를 도모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과 평화헙상의 전면에 있지만, 8월 초의 시점에서 그 자신의 두 측근들에게는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이 무렵 공개적으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를 두고 국내외의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 자체가 진정성이 없으며 북한의 핵무장 포기 의사가 애당초 없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말하자면 북한 핵문제가 풀리지 않은 이유를 북한은 근본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역시 이 문제를 상호작용주의의 관점에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 4.27 판문점선언과 6.12 북미정상선언에 담긴 대원칙을 미국도 존중하지 않고 미국 국내정치권과 강경파의 요구에 따라 북한에 대해 먼저 비핵화 선행조치들을 압박한다면 북한으로선 의당 응할 수 없는 것이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그 결과 북한이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을 북한의 비핵화 의지 자체가 없는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북미 간 상호작용의 결과를 북한의 원래 본질적 입장의 결과로 환원시키는 본질주의적 관점에 다름 아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마이크 폼페이오는 8월 마지막 주에 북한에 대한 4차 방문을 해서 북한의 양보를 설득해보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고, 적어도 8월 23일까지는 트럼프 대통령도 폼페이오의 4차 방북을 지지했다. 포드사의 CEO를 역임한 비건을 대북협상 특사로 임명해서 폼페이오와 동행하도록 결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8월 24일 트럼프는 갑작스럽게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게 했다. 이유는 북한의 핵무장 해체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미국과 치열한 무역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이 북미협상을 지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을 비난하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것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사실을 트럼프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을 뜻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적어도 두 가지를 확인해준다. 미국은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평화협정체제를 통한 북한 비핵화라는 대원칙을 공개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게 상호주의적이라고 할 수 없는 무리한 일방적 선행조치를 요구해왔으며, 북한은 그것을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2018년 3월 이래 북중관계가 복원되었는데, 더 나아가 미국이 시동을 건 무역전쟁으로 미중 간 긴장이 높아져 있다는 것이다. 이 상황은 미국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북미협상을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또한 사실은 미국이 평화협정을 통한 비핵화라는 대원칙을 스스로 무시하고 우회하려 함으로써 초래된 북미협상의 난관에 대해 그 책임을 북한과 함께 중국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8월 말의 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 비핵화 선행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강경파로는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과 국방장관 짐 매티스가 꼽힌다. 조시 로긴이 복수의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볼턴과 매티스는 종전선언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 선행조치를 해야 하고 북한이 (핵시설) 신고(declaration)를 하는 경우에도 미국은 추가적인 양보를 하기 전에 엄격하게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CIA 국장 시절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의 전면에 나서 있는 인물이지만, 그 역시 전통적인 보수파로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통한 협상이라는 큰 틀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는 여전히 확실치 않다. 그는 8월 하순 4차 방북이 취소된 직후 향후 세계에서 미국의 헤게모니 유지를 위해서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경제적 공격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인물로 알려진 카이런 스키너(Kiron Skinner)를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에 임명했다.

결국 현 시점에서의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서 비핵화 선행조치를 요구하는 쪽으로 강경파의 주장이 관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조시 로긴이 소개한 조엘 위트(Joel Witt)의 지적처럼, 북한은 미국이 먼저 가라 하고, 미국은 북한을 향해 먼저 가라하며 서로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둘이 함께 같이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 미국의 선택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신뢰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실제 정책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세력의 중심에 있는 그 자신의 행정부의 강경파들의 입장 사이에도 거리가 분명한 상태이다.

종전선언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한 미국의 ‘살라미 전술’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전체적으로 보아 지속되어온 교착상태의 원인은 미국이 6.12 싱가포르선언에서 이미 동의한 대원칙, 즉 평화협정체제의 구축을 통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에서 벗어나 일종의 ‘살라미 전술’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대원칙에 충실한다면 평화협정으로 해결해야 할 일인데, 본격적인 평화협정 협상에 들어가지 않고 그 대신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이라는 것을 하나의 중요한 단계로 격상시키고 그것을 평화협정 협상과 분리한 다음 그것을 빌미로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를 확보하기 위한 협상의 미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살라미전술이다. 종전선언과 함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언제라도 재개할 수 있다는 위협 또한 이 전술의 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정부가 종전선언을 거론한 것은 평화협정 협상의 전 단계에서 상호신뢰 구축을 위한 선언적 행위를 하자는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미국은 그것을 본격적인 평화협정 협상에 들어가지 않은 채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부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살라미 전략의 유익한 수단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애당초 종전선언은 한국정부가 거론했지 북한도 미국도 그것에 그처럼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한국의 국내정치적 지형에서도 평화협정을 당장 본격 거론하기에 부담을 느낀 한국정부가 그 전단계로서 종전선언을 거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종전선언 문제는 북미관계를 촉진하려던 한국정부의 선의와는 무관하게 미국 정부로 하여금 평화협정 협상을 뒤로 미룬 채 종전선언이라는 다분히 선언적인 조치만으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진전을 받아내려는 협상수단으로 전용(轉用)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북미관계를 촉진하려던 한국정부의 발목을 잡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한편 북한은 종전선언이라는 선언적 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4.27 판문점선언에서 한국정부가 거론한 종전선언에 동의한 것은 그것이 북미 간 평화협정 협상에 본격 진입하는 신호탄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 평화협정 협상은 거론하지 않은 채 북한의 비핵화 조치 선행이라는 종래의 태도로 돌아간 자세로 일관함에 따라, 그렇다면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초기조치의 일부나마 부응할 의사가 있으니 그것에 대응해 미국은 종전선언에라도 응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그렇게 해서라도 북미 협상의 불꽃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며, 이를 위해 미국의 살라미전술을 일부 수용하면서 그 대가로 종전선언이라도 받아내지 않을 수 없다는 고육지책의 상황에 처해 있는 셈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관계정상화를 위해서 필요로 하는 것은 종전선언 그 자체가 아니다. 북한이 원하는 실체는 평화협정이고, 그것을 위한 실질적인 협상의 신속한 진전이다. 북한이 현재 종전선언에 큰 의미를 두게 된 것은 미국이 평화협정 체결 협상을 자꾸 뒤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은 만일 관련자들이 합의를 할 수 있다만 전쟁을 끝내서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상을 시작한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그 정치적 의미를 북한은 주목하는 것뿐이다.

한국 외교의 방향은 한편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평화협정 협상 자체의 실질적 시작과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다. 북한이 종전선언에 매달리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한미양국이 실질적인 평화협정을 위한 구체적 협상을 진행하는데 소극적이어서, 그렇다면 그 정치적 징검다리로서의 종전선언을 통해서 일부 북미관계 개선과 경제제재의 부번적 해제를 확보하자는 의도라고 생각된다.

트럼프 정치리더십의 한계와 위기

앞서 언급한 세 가지의 행위자 속성 변수들이 작동하는 역사적 조건 속에서 한국의 균형외교를 미국이 수용하면서 북한과 정상외교를 통해 평화협상에 임하게 된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역할도 컸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럴수록 그의 정치적 리더십이 큰 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의 한계 문제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2016년 미국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선거개입과 관련한 트럼프 자신의 개입 문제를 두고 전개되어온 특검 조사와 성 추문 등으로 미국 정치권에서 트럼프의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2018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의회가 민주당으로 넘어가면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의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

다만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설혹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사태가 벌어져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하에 트럼프에 대한 탄핵이 발의된다 해도 상원에 의한 탄핵심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공화당 지지 유권자집단 안에서 트럼프의 장악력은 높은 상태여서 트럼프와 대립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히려 그 자신이 정치적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2018년 중간선거는 많은 선거구에서 매우 전투적인 민주당 후보들이 현직 공화당 의원들에 도전하는 선거가 될 것이며, 그렇게 구성된 새로운 의회에서 민주당은 매우 전투적인 정당으로 변모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수반으로서 처한 리더십 위기의 두 번째 차원은 그가 무엇보다 자신의 직속 참모들로부터도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 있다.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이자 저술가인 밥 우드워드(Bob Woodward)의 최근작 <불안>(Fear)에 따르면, 짐 매티스 국방장관은 트럼프의 지적 수준을 ‘5, 6학년 초딩‘ 정도라고 평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의 비서실장 존 켈리와 짐 매티스를 비롯한 그의 주요 참모들은 트럼프의 ’상식에서 일탈한‘ 지시들이 집행되는 것을 사보타지하는 데 익숙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에 대한 러디십에서 이미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상태이다. 2018년 9월 5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백악관 고위 참모의 기고문을 익명으로 싣는 전례 없는 선택을 했다. 이 익명의 인사는 자신을 “트럼프 행정부 안의 저항세력”(part of the resistance inside the Trump Administration)이라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와 그의 최악의 성향을 좌절시키기 위해 내부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5년 미 의회는 헌법상 의회에 의한 대통령 탄핵(impeachment) 방식과는 별도로 행정부 내부에서 합법적으로 대통령을 면직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그 해 의회가 발의하여 1967년 미합중국 38개 주가 비준을 마침으로써 제25차 수정헌법이 탄생했다. 이것은 미 행정부 내부에서 부통령을 포함한 국무위원 과반수가 의회에 발의함으로써 상하 양원에서 각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면 대통령을 면직시킬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이러한 모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정치적 위기에 처한 상황은 북미관계 진전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 한반도 평화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트럼프가 실권하게 되면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될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은 볼턴과 매티스 같은 강경파들의 전통적인 대북 매파 정책으로 일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 정치권의 민주당 세력은, 마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제네바합의를 포함하여 빌 클린턴 대통령이 했던 모든 것을 뒤집으려 했던 것처럼, 트럼프가 추진한 모든 것을 뒤집을 가능성이 높다. 버락 오바마가 선택했고 그로 인해 북한 핵무장의 완성을 촉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전략적 인내’ 스타일의 이도 저도 아닌 대북 정책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던 2018년 6월 6일 일단의 민주당원들은 트럼프의 북미 직접 대화를 비판하면서 북한이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실행하기 전까지는 북한에 어떤 양보도 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었다. 트럼프가 동시에 구사하는 좌우 양 극단의 대북 정책 사이에서 민주당은 대안다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민주당은 국내정책에서는 좌경화하는 반면, 외교정책의 대안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형편이라는 미국 지식인 사회 일부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미국의 진퇴양난: 군사적 압박 회귀도 쉽지 않은 이유

트럼프 행정부가 6월 12일 싱가포르 선언을 통해서 동의하고 천명한 원칙, 즉 평화체제 구성에 의한 북한 핵무장 해체라는 대원칙에 대한 미국 내 정치권에서는 물론이고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조차도 컨센서스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 만큼 북한 비핵화든 평화체제 구축이든 이를 위한 북미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에 따른 비핵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언제든 ‘최대한 압박’(maximum pressure)으로 돌아가겠다는 위협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압박 전략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고 괌을 위협하는 중장거리 미사일(IRBM)과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ICBM 능력을 갖춘 북한을 상대로 군사적 압박으로 일관하는 것은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지적했듯이 천문학적 비용만 들지 실행할 수 없는 엄포에 불과하여 미국 안에서도 이미 정치적 설득력을 상실한 상태이다. 북한 핵무장의 확대만을 촉진할 뿐이고, 미국을 위협하는 ICBM 능력의 발전과 팽창을 촉진할 뿐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둘째, 싱가포르 선언이 내포한 대원칙을 미국 대통령이 공표한 마당에서 중국은 미국이 그 원칙에서 이탈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거부할 국제적 명분을 주장할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 자체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북미협상 파탄의 책임을 6.12 북미공동선언의 정신을 배신한 미국에게 돌릴 경우 중국은 간신히 복원된 북한과의 관계를 희생할 이유도 없고 명분도 없다.

셋째, 미국이 북미협상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군사적 압박을 추구할 경우 한국 정부는 중국과 함께 “한반도 전쟁 불용론”을 강조하면서 실질적으로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조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이중의 실패에 직면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한국에 진보정권이 지속하는 한에서는 한미동맹의 위기는 평화체제에 의한 북한 비핵화가 진행됨으로서 오는 것이기보다는 미국이 군사적 강박과 경제제재 지속을 통한 북한 비핵화 실현이라는 해법을 관철하려 할 경우에 더 심각한 한미동맹의 위기가 올 수 있다.

☞2편 바로가기 : 북한의 선택에 따른 북한 진로의 세 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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