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도심이 3일간 라면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구미역과 원평동 원도심 일대에 라면을 맛보려는 방문객들이 몰리고, 지역 음식점과 전통시장까지 손님이 이어지면서 축제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라면이라는 대중적인 먹거리를 지역 산업과 농업, 관광 콘텐츠로 확장한 '2026 구미라면축제'가 지난 8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구미시는 올해 축제가 미식과 문화, 관광을 결합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K-라면 축제의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했우며, 특히 라면 판매량 증가와 원도심 상권의 매출 확대, 글로벌 경연 참여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면 판매 실적
구미시에 따르면 축제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1시 기준 라면레스토랑 누적 판매량은 7만 2576그릇으로 집계돼,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 5만 7천 그릇보다 1만 5576그릇 늘어난 수치로, 약 27.3% 증가했다.
판매액은 5억 9천800만원으로 지난해 3일간 전체 매출인 6억 원에 근접했으며, 아직 축제 종료 전 집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라면레스토랑의 판매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구미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은 갓 튀긴 라면의 인기는 축제 첫 이틀간 매출은 5억 600만 원으로, 지난해 3일간 전체 매출 3억 6천만 원을 이미 넘어섰다.
◆ 지역 농업과 산업을 연결한 콘텐츠도 올해 축제의 특징
구미시는 100% 국산 우리밀 공동브랜드 '구미밀가리'를 활용한 '구미라면축제면' 20만 개를 선보임과 함께, 라면레스토랑 25개와 푸드트럭 8대 등 모두 33개 음식점이 참여해 각자의 개성을 담은 라면 요리를 제공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축제 먹거리와 연결함으로써 단순한 소비형 행사를 넘어 지역 농업과 외식산업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글로벌 콘텐츠 역시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2026 구미 글로벌 라면 챌린지' 온라인 예선에는 세계 80개국에서 1천263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선발된 13개국 13명은 본선에서 각국의 식문화와 조리법을 접목한 창의적인 라면 요리를 선보였다.
라면이라는 한국의 대중적인 음식이 각국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만나 새로운 요리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축제의 참여 폭을 넓혔다. 금오산 잔디광장에서 열린 '브레드이발소와 함께하는 금오산 키즈 페스티벌'에서는 공연과 캐릭터 그리팅, 놀이 및 만들기 체험이 진행돼 어린이와 가족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라면가방도 올해 판매 시작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오픈런 현상을 보이며 축제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축제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행사장 안에서 시작된 소비가 원도심 상권으로 확산됐다는 점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축제장 인근 김밥 판매점은 평소보다 매출이 2~3배 증가했고, 일부 점포는 손님 증가에 대응해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했다.
새마을중앙시장 내 떡 판매점도 평소 주말보다 매출이 약 2배 늘었으며, 편의점에서는 생수와 휴지, 핫팩 등 생활용품 판매가 증가했으며 일부 점포의 방문객은 평소 주말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수골목과 문화로, 금리단길 일대 식당과 카페에도 방문객이 몰렸고 일부 상점에서는 준비한 재료가 조기에 소진되기도 했다.
이는 축제 방문객의 소비가 지정된 행사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변 상권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개별 점포의 매출 사례만으로 원도심 전체의 경제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향후 카드매출과 방문객 소비 분석 등을 통한 객관적인 경제효과 검증도 필요하다.
방문객 편의와 안전을 위한 운영 개선도 이뤄졌다.
구미시는 취식공간을 확대하고 QR 주문과 카카오톡 대기 알림 등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형 주무대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공연 장소를 분산하고 차량 통제구역을 확대해 관람객 동선과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카카오 T 셔틀과 시내 셔틀, 구미라면 팝업열차 등을 운영했다. 특히 시내 셔틀은 기존 1개 노선에서 3개 노선으로 확대해 축제장과 원도심 상권, 관광지 간 이동 편의를 높였다.
올해 축제는 판매량 증가와 글로벌 프로그램 확대, 주변 상권의 소비 활성화 등 여러 측면에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축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방문객 규모 확대에 걸맞은 운영체계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는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특히 갓 튀긴 라면을 맛보기 위한 긴 대기 행렬과 방문객 집중 현상은 축제의 높은 인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대기시간 단축과 인파 분산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행사장뿐 아니라 원도심 상권까지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동선과 관광 프로그램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구미시는 이번 축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기업과 농업인,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라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축제와 원도심 상권, 지역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라면축제가 지역의 산업과 농업, 소상공인의 역량을 결집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K-라면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와 완성도 높은 운영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이 찾는 대표 라면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구미라면축제는 라면이라는 친숙한 음식이 지역의 산업·농업·관광을 연결하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 남은 과제는 사흘간의 축제 열기를 일상적인 지역 소비와 관광 수요로 이어가는 것으로, 방문객이 축제장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구미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관광지를 함께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향후 축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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