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가 지역 맞춤형 교육혁신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방행정을 앞세워 도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수성구는 교육부 교육혁신선도지역 선정으로 미래교육 기반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공무원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부동산 안전거래 시스템으로 행정혁신 성과도 인정받았다.
두 사업 모두 외부 자원에 의존하기보다 지역이 보유한 교육·행정 역량을 활용해 주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교육혁신선도지역 선정...지역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체계 구축
수성구(구청장 김대권)는 교육부의 '교육혁신선도지역' 공모에 최종 선정돼 2027년부터 최대 5년간 국비를 지원받게 됐다.
교육혁신선도지역은 학생들이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교육청이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번 공모에는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대구 8개 기초자치단체가 비수도권 광역 단위인 2유형으로 공동 신청해 선정됐으며, 국비는 우선 3년간 지원, 단계별 평가를 거쳐 최대 2년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수성구는 2024년 교육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 이후 생활권 기반 돌봄·교육 확대,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교육, 수성미래교육관을 중심으로 한 AI·소프트웨어(SW) 융합 인재 양성 등을 추진해 왔다.
이번 교육혁신선도지역 사업에서는 지역·학교 맞춤형 교육 지원, 교육 소외 학생 맞춤형 통합 성장 지원, 생활권 기반 교육·돌봄 생태계 확대, 디지털·AI 융합 미래역량 강화 등 4개 분야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대표 사업은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수성 또 다른 학교'다. 이는 지역 교육자원을 연계해 청소년 개인별 진로 설계와 교육·복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수성구에는 대구지역 학교 밖 청소년의 절반가량인 49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구는 파악하고 있다.
공동주택 내 공동체 공간을 활용한 방과 후·틈새 돌봄 프로그램인 '너머마을학교'도 주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주민 생활권을 중심으로 돌봄 공백을 줄이는 모델로, '대한민국 평생학습도시 좋은 정책상'을 받았다.
수성미래교육관(X-Tech)은 생성형 AI와 로봇, 드론, 디지털 아트 등을 공교육과 연계해 미래 기술 교육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마을 돌봄시설 아동의 지역자원 체험활동과 퇴직교사를 활용한 취약계층 아동 학습 지원도 추진한다.
이번 선정으로 수성구는 기존 교육사업을 지역 단위의 통합적인 교육체계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교육사업의 성패는 프로그램 수나 예산 규모보다 실제 교육 소외계층의 참여 확대와 학습 성과, 돌봄 사각지대 해소 여부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과 취약계층 아동에게 실질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AI·디지털 교육이 일회성 체험을 넘어 미래 역량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성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성구는 오는 12월까지 교육부 전문가 자문단의 자문을 거쳐 사업계획을 보완하고 구체화할 계획이다.
◆ 공무원이 생성형 AI로 개발한 부동산 안전거래 시스템...개발비 0원
교육혁신과 함께 수성구가 주목받는 또 다른 분야는 AI를 활용한 예방행정이다.
수성구는 '2026 하반기 대구시 적극행정·시정혁신 경진대회'에서 '부동산 안전거래 시스템(RSTS)' 구축 사례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시스템은 부동산 거래 계약과 온라인 광고를 진행하기 전에 위험 요소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예방행정 통합 플랫폼이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외부 용역을 발주하지 않고, 코딩 비전공자인 토지정보과 부동산관리팀 공무원이 생성형 AI에 자연어로 명령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 방식을 활용했다. 구에 따르면 별도의 개발 예산 없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스템 개발 배경에는 수성구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표시·광고 관련 위반 증가가 있다.
수성구에는 대구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약 22%에 해당하는 1090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4년간 23% 하락했고, 최근 5년간 부동산 중개업소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졌다.
반면 부동산 표시·광고 위반 과태료 부과 건수는 2020년 9건에서 2026년 상반기 217건으로 증가했다. 단순 사후 단속만으로는 위반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전 예방 중심의 행정체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수성구는 부동산 거래 과정의 문제를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시세와 실거래가의 적정성을 일반 소비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정보 격차, 둘째는 반경 1km 이내 비선호시설 등 주변 환경을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 접근의 한계, 셋째는 단순 표기 실수로도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표시·광고 작성 과정의 위험이다.
이에 따라 RSTS는 지역 동향 및 아파트 비교 분석, 주변 탐색 및 조건 맞춤 검색, 표시·광고 사전검증 기능인 '애드체크' 등 세 가지 주요 기능을 제공하며, 회원 가입 없이 전국 어디서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8월 시범운영을 시작한 이후 관내 개업공인중개사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50명이 시연회에 참석했다. 구에 따르면 공개 두 달 만에 누적 접속 1만1,125회를 넘어섰으며, 평일 하루 평균 이용 횟수도 180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러한 사례는 '제43회 지방정부 AI 우수사례 발표대회' 행정안전부 장관상 수상과 '제5회 AI 지역혁신 글로벌 포럼' 국내 대표사례 발표로도 이어졌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줄지 않던 부동산 갈등을 현장의 고민과 생성형 AI 기술로 풀어낸 적극행정의 결실"이며, "선제적 예방행정으로 구민 누구나 안심하고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스템의 실제 효과를 판단하려면 접속 횟수와 시연회 참여 인원뿐 아니라 표시·광고 위반 감소율, 거래 관련 민원 변화, 이용자의 오류 예방 사례 등 구체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부동산 정보의 정확성과 최신성, AI가 제공하는 분석 결과의 신뢰성, 개인정보 보호와 시스템 유지관리 체계도 함께 점검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 지역 문제 해결형 행정으로 이어질까
수성구의 교육혁신과 부동산 안전거래 시스템은 분야는 다르지만 지역이 직면한 문제를 자체 자원과 기술로 해결하려는 공통점이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지역사회와 학교, 행정기관의 협력을 통해 교육격차와 돌봄 공백을 줄이고, 행정 분야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업 선정이나 수상 실적 자체가 아니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다.
교육혁신이 지역 인재 양성과 교육 기회의 균형으로 이어지고, AI 기반 예방행정이 실제 부동산 거래의 안전성과 행정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향후 수성구 정책의 실질적인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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