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800℃ 이상의 고온으로 소각해야 하는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소각장 운영 사업자 공모에 문구점이나 부동산중개업소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면 말이나 되는 것인가?”
전북자치도 익산시가 생활폐기물 소각·매립시설인 '신재생자원센터'의 운영을 위한 민간위탁을 추진하면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업체들도 공동이행 방식으로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정작 평가는 '대표사'만 한다고 밝혀 지역 업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익산시가 지역 생활폐기물 소각·매립시설의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지난 9월 22일 '신재생자원센터 민간위탁' 운영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시작됐다.
익산시는 위탁사업자 제안서를 11월 2일 접수한 뒤 같은 달 평가위원회를 개최하고 곧바로 향후 3년간 시설을 운영할 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해 오는 12월부터 업무를 개시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간위탁 운영비는 예정금액만 146억3895만 원에 달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익산시는 입찰 참가 방식을 기존 '단독이행'에서 '공동이행'까지 확대하는 등 입찰 방식을 변경했다.
또 지역 상생을 이유로 '익산시 소재 업체의 공동수급 지분율이 20% 이상인 경우' 정량평가에서 2점을 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단독입찰의 경우 그동안 수도권 대형업체들이 독식해 왔지만 익산 지역 업체에도 공동이행의 문을 열어주고 지역 업체와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할 경우 사실상 가점(2점)을 부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익산시의 취지엔 적극 공감하면서도 "문제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소각시설 등의 운영 사업자 입찰에 문구점이나 부동산중개업소 등 어떤 업체라도 공동이행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완전히 개방했다는 점"이라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익산시는 특히 공동이행 방식으로 입찰에 참여할 경우 주관사(대표사)를 포함해 지역 업체 4개사 등 최대 5개사 이내에서 자유롭게 공동수급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에 정작 제안서 평가와 관련해서는 '대표사만 평가한다'고 명시해 "지역 업체의 '서류상 참여', '실적 쌓기용 참여'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업체의 참여 문호를 활짝 열고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점(2점)까지 부여하며 '공동수급'을 허용해 놓고 정작 140억 원대 용역의 주관사인 대표업체만 평가하겠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자 작위적 행정이라는 비판이다.
업계에서는 "화재 위험 등 안전에 굉장히 민감한 사안임에도 공동수행 업체의 분야별 업무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 구조"라며 "이런 식이라면 지역의 전문성과 거리가 먼 일반 소상공인도 공동수급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소각시설 등의 운영 사업에 지역 업체가 2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입찰에 참여한다면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공동수급체 구성원 전체의 실질적인 투자와 능력 등도 구체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행 익산시의 '제안요청서 및 평가기준'에도 운영 인력 배치 계획과 기술 인력 확보 등과 관련해 주관사 외에 공동수급업체의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지침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동수급 표준협정 체결' 역시 관련 서류에 총 15개 조항에 구성원의 출자 비율과 손익 배분 등에 관한 내용은 담겨 있지만 공동수급업체의 실제 사업 수행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산시는 '현행 공고상으로는 문구점 등도 공동수급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평가위원회에서 걸러지지 않겠느냐"며 "세부 배점도 0.5점 단위로 세분화하는 등 엄격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김태환 익산시 녹색도시환경국장은 이와 관련해 "공동수급 방식으로 입찰에 참여할 경우 대표사의 제안서에 공동수급사의 업무수행 계획이 포함될 것이며 평가위원회에서 이를 평가할 것"이라며 "사전에 수십 건에 달하는 관련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공동수급 자격을 특정해서 제한하면 지역에서 참가할 업체가 거의 없고 일정한 규격을 두면 특정업체 논란이 일 수 있다"며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제한을 풀었고 지금 변경하기엔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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