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센텀마저 품는 신세계, 부산 '유통 독주' 우려

매출 16배 격차 끝 자산 인수 계약…'신세계 타운' 기대 속 소비자 선택권·입점업체 보호 과제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서 롯데백화점과 경쟁해 온 신세계가 인접한 롯데 센텀시티점까지 인수하면서 초대형 복합상권 조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유통시장 쏠림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과 입점업체에 미칠 영향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29일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는 롯데 센텀시티점 자산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거래는 관련 심사를 거쳐 마무리되며 롯데 센텀시티점은 그때까지 정상 영업한다.

▲29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나란히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왼쪽)과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오른쪽). 신세계는 이날 롯데 센텀시티점 자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윤여욱)

이번 인수로 2009년 신세계 센텀시티점 개점 이후 이어진 두 백화점의 경쟁 구도도 사실상 막을 내릴 전망이다. 2007년 먼저 문을 연 롯데 센텀시티점은 한때 연매출 3000억원을 넘겼지만 지난해 1352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같은 기간 2조2642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격차가 16배 이상 벌어졌다.

신세계는 인수 점포를 기존 백화점과 연결해 쇼핑·문화·관광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인근 미개발 C부지에도 호텔과 오피스, 레지던스 등을 조성해 센텀시티 일대를 이른바 '신세계 타운'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가 양사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 환경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센텀시티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랜드마크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는 센텀시티점을 정리하는 대신 부산본점 전관 리뉴얼과 롯데몰 동부산점 경쟁력 강화 등 핵심 점포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 2024년부터 추진한 센텀시티점 매각은 두 차례 입찰이 무산된 끝에 인접한 경쟁사와의 거래로 이어졌다. 부지 용도 제한으로 주거·업무시설 등으로의 개발이 어려웠던 점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거래가 지역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은 별도로 살펴볼 대목이다. 부산 전체 백화점의 경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센텀시티에서 경쟁하던 두 대형 점포가 신세계 중심으로 재편되면 소비자의 선택 폭이 좁아지고 입점업체의 협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 2013년 롯데의 인천터미널 인수 당시 지역 백화점 시장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이유로 기존 점포 2곳의 매각을 명령한 바 있다. 당시와 이번 거래의 시장 구조는 다르지만, 대형 유통업체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소비자 선택권과 시장 집중도가 중요한 심사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존 롯데 센텀시티점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입점업체의 영업 전환도 과제다. 롯데는 부산 지역 다른 점포로 직원들을 우선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협력사의 영업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배치 규모와 개별 입점업체의 후속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신세계의 대규모 투자가 부산의 쇼핑·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상권 집중에 따른 경쟁 제한 가능성도 검토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와 기존 입점업체·종사자에 대한 후속 대책이 이번 인수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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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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